'엘리멘탈'을 보고 나누고픈 이야기들

by 유선화



먼저 을 보고 오세요.

함께 나누고 픈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보고 오셨나요? '◡'



은 불, 물, 공기, 흙 4 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를 배경으로 합니다.

하지만 이곳은 적은 수로 존재하는 불에게는 배타적인 공간이었습니다.

파이어랜드에 살던 주인공 엠버(불)의 가족은 안정된 삶을 찾아 엘리멘트 시티로 오게 됩니다. 이는 본인들은 고생하겠지만 내 자식은 좀 더 윤택한 환경에서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민을 결정하던 이민 1세대를 떠올리게 합니다. 실제로 이 작품의 감독 피터 손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이민 2세입니다. 부모님의 경험을 잘 녹여 만든 작품이라서 그런지 낯선 세계에서 이민족으로서 느끼는 감정을 섬세하게 녹여놓았습니다. 엘리멘트 시티에서는 물, 공기, 흙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이유로 불에 대한 배려가 없습니다. 밝은 빛을 낸다는 이유로 영화관에서 눈총을 받자 엠버는 한껏 몸을 움츠립니다. 불이라는 특성상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불편해하는 물과 공기들에게 엠버는 죄 없이 미안해하기도 합니다. 이는 다름을 틀리다고 생각하는 우리네 모습이고 존재하는 수가 적다는 이유로 배려하지 않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우리 사회 모습 입니다.




엠버(불)와 웨이드(물) 사이에 존재는 빈부격차도 눈치 채셨나요?

엠버(불)는 도시에서 좀 떨어진 외곽에서 부모님 가게를 도우며 살아갑니다. 친절하지 않은 도시에 이민와 빈손으로 하나하나 자신의 손으로 가게를 일으킨 엠버의 아빠. 그에게 가게는 가족을 지켜주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였기에 딸에게 가게를 넘겨주는 것을 자신의 과업이라고 여깁니다. 앰버 자신도 어려서부터 아빠를 도와 가게일을 했기 때문에 가업을 이어가는 것을 숙명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평범한 소시민의 삶이지요. 꿈과 이상을 쫒기 보다는 현실에 기대어 사는 모습말이죠. 반면 웨이드(물)가 사는 그곳은 높고 으리으리한 아파트 입니다. 현관에는 입주민 외의 사람들을 통제하는 듬직한 경비원까지 있는 그런 고급 아파트 입니다. 영화 속에서 웨이드(물)가 모든 상황에 공감이 넘치고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표현할 수 있는 특성으로 나오는 건 어쩌면 무엇이든 풍부했고 부족함 없이 누리고 살았던 환경의 영향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원래 돈 많은 사람들이 성격도 좋은 법이거든요 ㅎ




뿌리를 지키고자 하는 신념을 상징하는 파란 불씨와 큰절을 보면서 뭉클했습니다.

영화 말미에 엠버(불)와 아파추(엠버 아빠)의 맞절 장면에서 울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으면 비겁한 결정을 합니다. 투명 인간이 되는 선택을 합니다. 그들 사이에 있으면서 티를 내지 않는 겁니다. 생각을 숨기고 존재를 들키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추천할만한 방법은 아니지만 나를 방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엠버(불) 가족은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려 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지키고자 노력합니다. 홍수라는 위험 천만한 상황에서도 파란 불씨를 지키려고 뛰어드는 엠버의 모습에서 결국 파란 불씨(정체성과 신념)를 지켜내는 것이 나를 지키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 뿌리, 가족의 문화, 민족의 전통은 결국 나를 구성하는 것들이니깐요. 그것들을 외면하고 잃어버린다는 것은 자라오는 동안 나를 구성했던 것들을 부정하는 것이 되니 나 또한 우뚝 설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전통 방식으로 맞절하는 장면에서 울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껏 나를 위해 헌신한 부모에게, 내 모든 것이었던 딸에게 서로가 알고 있는 가장 의미있는 방법으로 나누는 마음의 표현이었을테니깐요.



다름을 극복해 가는 엠버(불)와 웨이드(물)에게서는 진정한 사랑의 방법을 배웠습니다.

철저히 다른 엠버(불)와 웨이드(물)이지만 함께하면서 진정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누구나 갖고 있는 손장난 정도로 여기던 엠버의 유리공예 기술은 웨이드를 만나 홍수를 지켜내는 쓸모를 찾고 유리병을 만들어서 실력을 뽑냅니다. 눈물 많은 울보라고 자신감 없던 웨이드도 엠버 덕분에 공감 대장으로 인정받고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칭찬하며 함께하는 두 사람의 사랑은 보는 내내 흐뭇함을 자아냅니다. 세상 모든 사랑이 이들 같다면 다툼 없이 행복으로 넘쳐날 거 같아요.

장면 중 이런 명대사가 나옵니다. '그냥 다듬어주는 거예요. ' 맞아요. 사랑은 자르거나 고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다듬어주는 정도로 보듬어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 속에 우리네 모습들을 발견할 때 마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봤습니다.

불, 물, 공기, 흙 4 원소가 가진 각각의 특성을 창의적으로 표현한 재치도 으뜸입니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탄탄한 스토리라인은 영화 시간을 단축시키며 흡입력 있게 빠져들게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시한번 곱씹으며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서 더 의미가 있네요.


, 오늘부로 제 인생작이 되었습니다.






(사진출처:영화 '' 포스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