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마케팅의 관점에서 보면, 마케터는 낱개의 킬러 콘텐츠보다 "지속적으로 소통 가능하며 제품/서비스와 연관성이 높은 주제"에 집중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1)반복적인 생산의 과정에서 콘텐츠의 퀄리티가 높아지게 되며, 2)채널을 키우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꾸준히 적립한 콘텐츠는 기업의 자산이자 영업력입니다. 미스틱스토리의 대표 윤종신은 이렇게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회사가 가진 콘텐츠는 뭘까요? 아티스트는 아니에요. 아티스트는 소속사를 옮길 수 있잖아요. 회사에 남는 건 아티스트와 함께한 작품이자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예요.
'어떤 이야기를 하는가'는 '어떻게 포지셔닝되는가'와 같은 문제입니다. 제품/서비스의 영역에서 흔히 이야기되는 '차별화의 필요성'은 온라인 콘텐츠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남들과 같은 이야기를 하면 우리는 잊혀질 것이고, 다른 이야기를 창의적이고 신선한 방식으로 전한다면 우리는 기억될 것입니다.
지면 관계상 줄이겠지만, 이런 맥락에서 떠올릴 수 있는 단어는 #콘텐츠 틸팅Content tilting #연관성Relevance #타깃 오디언스Target Audience 등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가 정해졌다면 경쟁사와 다른 미디어 회사의 레퍼런스를 참조하는 게 먼저입니다. 맨땅(백지)에서 시작해도 돌아오는 지점은 트렌드와 타사 콘텐츠와의 비교일 수밖에 없습니다. SNS의―유통 채널이 같다는― 한계 때문입니다. 독창성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다만 '남과 다른 아주 작은 부분'이 우리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다음의 다섯 가지 작성 방법을 따르면 한결 수월하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채널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 작성법 5 ① FABE 기법 ② 리스티클(Listicle) ③ 참여형 게시물 ④ 3:1법칙 ⑤ 페르소나 마케팅
1. FABE 기법
FABE 기법은 제품/서비스를 소비자와 연결하는 초기 단계에서 유용합니다. FABE는 각각 Features(특성), Advantage(장점), Benefit(이점), Evidence(증거)의 앞머리 글자입니다. 네 가지 단계를 정리해 보는 것만으로도 상세 페이지 또는 기본 소개자료를 훌륭하게 작성할 수 있습니다. FABE는 사실에서 출발해 특장점을 거쳐 실질적인 혜택과 증거로 나아갑니다. *다른 글(https://brunch.co.kr/@usunote/19)에서 언급했듯 모든 스토리는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 Features(특성)란 우리 것에 대한 팩트입니다. 상품의 특성을 말합니다.
- Advantage(장점)란 경쟁사 대비 우월한 점(USP=Unique Selling Point)입니다.
- Benefit(이점)은 고객이 얻을 수 있는 이익으로, 소비자 입장에서의 장점입니다.
- Evidence(증거)는 고객이 얻은 혜택에 대한 증거입니다. 예컨대 후기입니다.
2. 리스티클(Listicle)
목록을 뜻하는 리스트List와 기사를 뜻하는 아티클article의 합성어입니다. '~한 세 가지 이유', 'TOP3', '~의 7가지 방법' 등 이미 익숙한 포맷입니다. 리스티클에는 다음과 같은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 "만들기 쉽다." 일단 빈 칸을 만들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내용을 채우게 됩니다. 마케터는 리스티클을 통해 복잡한 아이디어와 레퍼런스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예측 가능하다." 독자는 이 콘텐츠가 대충 어느 정도의 길이로 끝날지 제목만으로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중도 이탈 방지의 효과를 갖는다고 하겠습니다.
- "이해하기 쉽다." 이미 독자에게 익숙한 포맷이므로, 누구나 부담없이 들어와 읽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리스티클은 직관적이며, 큐레이션 콘텐츠로서(TOP3의 예) 충분한 정보량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규칙이 있다면 숫자 7을 넘기지 말라는 것입니다. 한 주는 7일이며 음계 또한 일곱 개입니다. 7대 불가사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인식 한계 때문인데,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포지셔닝》(잭 스트라우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참여형 게시물
오디언스, 특히 MZ세대가 원하는 것은 정답이 아닌 참여입니다. 참여형 게시물은 공유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마케터에게도 기꺼운 포맷입니다. 자주 쓰이는 단어는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FACE BRAG' 즉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하다못해 퀴즈를 내더라도 단답형보다는 의견 제시형이 낫습니다. 뉴스레터와 SNS, 단톡방을 타고 빠르게 전파되는 테스트 콘텐츠(2020 트렌드 능력고사 등)를 참조할 수 있겠습니다.
4. 3:1 법칙
3:1 법칙은 일반적인 게시물과 광고성 게시물의 비율을 설정할 때 참조하면 좋습니다. 게리 바이너척은 《잽, 잽, 잽, 라이트 훅》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여기서 잽은 가볍고 유익하며 짧은 휴식을 제공하는 부드러운 콘텐츠이며, 라이트훅은 판매와 직결되거나 고객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잽을 세 번 날리고, 그 다음이 훅입니다. 게리 바이너척은 플랫폼과 부드럽게 섞여들게 해주고, 소비자의 감성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잽'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합니다. (책 정보)
5. 페르소나 마케팅
'페르소나Persona'는 가면을 뜻합니다. SNS에서의 자아는 분열되어 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자아가 다른 것은 물론이고, 채널마다(정확히는 계정마다) 다른 콘셉트와 아이덴티티를 가질 수 있습니다. 기업 채널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케터는 '담당자', 또는 '캐릭터', '가상 인물'의 가면을 쓰고 브랜드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을 아시나요? 한국지리 일타강사 "문상훈"을 아시나요? 피식대학의 '한사랑산악회'와 빠더너스 채널의 '문상훈'은 모두 탄탄한 콘셉트를 갖고 만들어진 캐릭터입니다. 모델이자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는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쿠엘라Lil Miquela'의 사례를 들 수도 있겠습니다. (인스타그램)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1980년대에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를 일러 시뮬라크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구독하고, 팬이 되거나 소비하는 일에 진짜/가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콘셉트입니다.
제가 직접 요약한 강의 자료를 선물로 드리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그럴 듯한 말들을 잔뜩 썼지만 주변적인 이야기일 뿐입니다. "지속 가능한"이라는 낱말 하나만 남겨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