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왜 어려울까? 던파는 만렙, 메이플은 6차부터

시작의 커트라인이 높아진 시대 나는 '찍먹'으로 살아가는 중

by 타미

브런치에 첫 글을 무엇으로 시작해볼까 를 생각하다 ‘시작’ 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메이플은 6차 전직(260레벨)부터 시작이고

던파는 만렙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언제부터 '시작'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멀게 느껴지게 되었을까.


던파의 시작이라던 만렙을 찍어보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 만렙 확장이 돼버리면서 나의 시작은 다시 도루묵이 되어버렸다.

시작이 반이다. 무슨 일이든 처음이 어렵지 시작하면 반은 이룬다 라는 동기부여가 되는 좋은 말만 믿고 무턱대고 시작하기엔 시작 조차 커트라인이 높아져버린 세상에 지쳐버렸다.


20대 초, 첫 단편영화를 제작 하고, 영화관 스크린에 상영되는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나에겐 그것이 시작점이었으니... 내 글이 영상이 되고 누군가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상호과정이 즐거웠다.

첫 작품을 기점으로 용기를 얻은 나는 또다른 단편 영화를 제작했지만, 돌아오는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언제 장편 감독 될꺼야?”

”장편 데뷔 해야지“

라는 말 뿐이었고

장편기획 워크숍에서 내가 들은 말은

”독립에 묵여 있지 말고 상업을 해라“ 라는 말이었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영화감독이라 함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영화관에서 팝콘과 함께 즐기는 2시간짜리 영화의 감독이 보편적이겠으나..

그것이 나에게는 만렙부터 시작되는 게임 처럼 느껴진것이다. 그러다보니 나는 시작도 못하고 게임 접어버리는 '찍먹러'가 되어버린것이다.


게임 <메이플 스토리>에서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링을 했을 때 또다시 체감했다.

넥슨에서 솔 에르다를 보상으로 막 퍼주었지만 255렙 엔젤릭버스터를 키우고 있던 나는 260부터 사용가는한 솔 에르다를 기간이 지나 써보지도못하고 그대로 증발되는것을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아…아… 내가 좀만 더 열심히 육성했더라면 조금만 더 사냥터에 죽치고 있을걸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거다.

이때 실감했다. 지루한 사냥터에 버티는 자들이 솔 에르다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난 찍먹러다.

사골곰탕 끓이듯 오랫동안 한 게임에 정착하지 못하는 철새와 같다. 물론 이런 특성은 내 삶에도 반영되었다.


영화를 고른 이유도 종합 매체이기 때문에 시작했다.

음악, 영상, 스토리, 미술, 의상 다 찍어먹어 볼 수 있는 뷔페와 같달까

심지어 영화를 일반인 기준의 시작 에도 미치지 못했으면서 난 게임으로 전향했다. 원화 드로잉을 배우고 모델링도 해보고 c,c++ 찍먹과 언리얼 블루프린트를 통해 간단한 게임 만들기 지금은 bgm도 제작해보고 싶어서 로직프로 강의도 끊어둔 상태이다.


게임 <메이플 스토리>에는 유니온 시스템이라는 게 있다.

여러 캐릭터를 찍먹해도, 그 캐릭터들이 모두 스탯에 기여한다.

255렙 엔젤릭버스터는 솔 에르다를 못 써도, 나는 스탯을 쌓고 있었다.


지금의 나는, 바로 그 유니온 효과를 얻고 있는 사람 같다.

6차전직은 완료하지 못했지만 그 누구보다 강인한 5차전직러 랄까?

프로 캐릭터 찍먹을 통해 얻은 스텟은 나름 괜찮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전문가 소리는 평생 못듣겠다.

남들이 보기엔 시작도 못 한 사람 일지 몰라도

나는 '프로 찍먹러'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도 찍먹 중입니다. 하지만 그 찍먹이 쌓여 나를 만든다고 믿어요.(ฅ•.•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