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600시간의 삶

브런치를 시작하기 전에…….

by utbia 김흥수


2017년을 시작하는 1월 1일.

공교롭게도 새해 첫날이 환갑입니다.


환갑? 참으로 생소한 단어죠.

이런 날이 내게 온다는 것이 싫어 애써 외면했지만 벌써 며칠이 지나갔습니다.


60년

720개월

21,900일

525,600시간

31,536,000분

1,892,160,000초


참을 부치긴 어렵지만 오래 살았던 것 같습니다. 아니 너무 쉽게 다가왔습니다.

제 기억 저쪽엔 환갑을 맞으시던 해 저세상으로 가신 아버님이 계십니다.

그래서 저는 두렵습니다. 그러나 더 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철든 이후부터 - 수정합니다. 아직 철이 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억이 시작되는 지점부터 지금까지 돌이켜보면 달라진 점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미 철분을 듬뿍 먹고 태어났던가 철을 소화하는 효소가 왕성하여 철들 틈이 없던가 둘 중 하나임이 분명합니다. 처음과 끝이 같으니 철 들었다는 말이 어떤 변화를 뜻하는지 분별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30, 40, 50, 나이를 구분하는 단어가 바뀔 때면 심한 자책과 몸살을 앓았습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맞다면 엄청난 발전을 했을 텐데 저는 아직도 철든다는 말조차 이해를 못 하는 미숙아인지 모릅니다.




이번 십 년 주기도 이전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용을 써도 안되는 아픔이 틈만 나면 날카롭게 파고들었습니다.

이럴 땐 바쁜 게 최고지만 쉴 틈 없이 일이 생기지 않아 넋 놓고 당합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이 기회에 정리를 해보자.

왜 이렇게 아프게 살아야 하는지 지난날을 정리해 보면 이유가 나오지 않을까 하고…….


미리 밝히지만, 저의 주특기 중 하나가 일을 크게 만드는 것입니다.

무언가에 몰두하면 끝없이 파고들어 끝장을 보는 악랄한 취미가 있습니다.

2016년의 절반도 그렇게 보냈습니다.

지난 글을 몽땅 추리자 엄청난 양이 나왔습니다.

거의 쓸데없는 글도 한번은 읽어봐야 정리가 되니 시간이 걸립니다.

간혹 내가 쓴 글이 맞을까 싶은 글도 있었지만, 짐작대로 낯 뜨거운 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수많은 오자와 탈자를 수정하는 일도 만만치 않더군요.

이렇게 많은 글을 써왔으면 띄어쓰기 정도는 익힐법한데 신기하게 피해가며 틀립니다.-!-

다행스럽다면 아래 한글 프로그램이 띄어쓰기를 어느 정도 수정해 준다는 것....




예~~~ 이렇게 정리한 글이 한 다발.

그냥 저장하기 누르고 인생 편하게 즐긴다고 나무랄 사람 없지만 악랄한 주특기가 나를 또 다그칩니다.

책으로 묶어 보자. (출판이 아니라 그냥 묶어 보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작업 몰두.

암튼.... 몇 개월 후 사진에 보이는 책 다섯 권이 나왔습니다.


칼라프린트로 출력한 작업물


이 작업에서 글을 추리고 수정하는 시간은 조족지혈이었습니다.

아래 한글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사진을 넣고 틀을 짜는 작업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아래 한글은 출판 전용 프로그램이 아니어서 사진이 들어간 페이지가 늘어나면 반항을 합니다.

큰 사진을 쓰려면 몇 페이지씩 쪼개서 작업해야 하고 이미지 용량도 대폭 줄여야 했습니다.


텍스트 위주로 편집한 두 권은 겨우 아래 한글로 마무리하고 사진이 많이 들어간 여행기 세 권은 전문가 도움을 받아 인디자인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만들었습니다.




모든 작업을 마치고 프린트를 한 순간 흐뭇하긴 하였지만, 그것도 잠시.

누군가에게 주게 된다면 출력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도 인생 60주년을 맞는 기념으로 가까운 지인과 가족에게 선물할 기념품이 생겨서 다행입니다.


자~~ 볼품없지만, 저에겐 소중한 이 글을 쉽게 전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다음 브런치가 해법이 될 듯합니다.

올려두면 브런치 서비스가 살아있는 동안 누군가는 보게 되겠지요.

아무쪼록 우연이라도 이 페이지를 접했다면 시간 낭비가 되지 않기를 빌며 브런치를 엽니다.


2017년 1월 5일

웃/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