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utbia 김흥수 Feb 02. 2017

중국 무의, 超大型 야외공연
"인상대홍포 大紅袍"

중국의 공연

우리에게 아직은 덜 알려진 지역, 중국 동남부 복건성에 중국이 자랑하는 명산 무이산이 있습니다. 이 산은 높이가 717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산동성의 태산, 안휘성의 황산, 강서성의 노산, 사천성의 아미산과 더불어 중국 5대 명산으로 불립니다.

(사실 3대, 5대, 10대 요렇게 부르는 건 문제가 좀 있죠. 기준이 불분명하니 엿장수 맘대로일 가능성이 큽니다만 아주 사실 무근은 아닐 겁니다)

무이산은 주자학의 선구자 주자(주희)가 무의정사를 세워 후학을 양성한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이곳의 산세는 굽이굽이 물길이 9번 감돌아 구곡계라는 특이한 자연경관을 뽐내어 1999년 주자학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복합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외에도 무이는 차(茶)의 나라 중국에서도 명차(名茶)의 산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장예모 감독의 인상 시리즈 4. 
인상대홍포 印像 大紅袍

2010년 장예모 감독은 무이를 대표하는 차의 이름을 붙여 인상시리즈를 만듭니다. 이름에서 드러나듯 인상대홍포는 다른 공연과 달리 차를 알리고자 하는 마케팅을 접목한 공연입니다. 공연의 절반 이상을 대홍포의 유래와 차를 만드는 과정, 차에 관한 이야기로 담은 것만 봐도 알 수가 있습니다.



대홍포의 유래


무이산 바위틈에서 자라는 차를 무이암차라 하며 이 중에 대홍포라는 차가 가장 유명합니다. 이 차의 이름이 대홍포(빨간 도포)가 된 유래는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명나라 때 선비가 과거를 보러 가는 길에 갑자기 복통을 일으켜 쓰러졌답니다. 이때 무의산 승려가 천심사 절벽에서 찻잎을 따서 달인 차를 선비에게 마시게 했는데 신기하게도 몸이 나았답니다. 선비는 장원급제한 후 이곳으로 와서 차나무에 절을 하고 그때 받은 홍포를 걸쳐주었다 합니다. 이후 무이에서 나는 암차를 ‘대홍포’라는 이름으로 불렀다는 설이 있고, 명나라의 왕후가 무이암차를 마시고 병이 나은 보답으로 황제가 차나무 4그루에 홍포를 하사하여 대홍포라 부른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깜짝쇼?


매회 색다른 무대를 만들어 놀라움을 주는 장예모 감독이 이번엔 어떤 깜짝쇼를 준비했을까 하는 기대감을 않고 인상대홍포를 찾았습니다. 공연 시작 전 눈에 보이는 무대가 참으로 작고 허접스러운 분위기라 - 다른 공연에 비해서 그렇다는 말입니다 - 의아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나서도 별로 특별함이 없어 급히 실망하려는데…. 갑자기 앉아 있던 자리가 서서히 회전합니다. 의자가 회전하는 것이 아니라 객석 전체가 회전을…. 크헐~~ 장예모 감독의 깜짝쇼가 바로 이거였습니다. 다른 공연과 확실히 차별되는 360도 파노라마 무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3개의 무대를 한 자리에서 보는 겁니다.



70분 정도 공연하는 동안 이 무대가 빠르게 또는 늦게 3번 반을 돕니다. 사실 이 정보를 모르고 공연을 봐야 놀라는 재미가 있는데 저의 글이 스포일러가 되어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위에 글 들은 깨끗이 잊어 주세용.



대홍포 스토리


인상대홍포 공연은 무대가 한번에 120도씩 회전하는 3개의 각을 갖습니다. 1각에서는 차가 재배되어 생산되는 과정을, 2각에서는 대홍포 유래와 차에 관한 에피소드, 3각은 무이 대나무, 옥녀봉과 대왕암의 전설을 극화한 이야기가 주가 됩니다. 이 이야기들이 3바퀴를 도는 동안 진행되며 공연시간은 70분 정도입니다. 마지막 부분에 관객석으로 차를 들고나와 시음하는 시간도 있고요.



옥녀봉과 대왕암의 전설
하늘나라 옥황상제에게 옥녀라는 딸이 있었습니다. 인간 세상이 궁금한 옥녀가 아버지 몰래 구름을 타고 내려왔다가 무이구곡의 아름다움에 빠져 돌아가는 것을 잊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대왕을 알게 되어 사랑에 빠지고 자식까지 낳습니다. 이를 알게 된 옥황상제는 크게 노하여 옥녀를 불러들입니다. 그러나 대왕을 사랑하는 옥녀는 하늘나라로 가기를 거부합니다. 심부름꾼 철판도인은 옥녀와 대왕이 만나지 못하도록 그 자리에 돌로 만들어 버렸다고 합니다.




인상 대홍포 감상평


인상 시리즈는 007이라 푼다. 그 이유는…. 매번 등장하는 신무기가 기대되니까! 예~~ 근간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하는 007은 덜하지만, 그 이전 007시리즈는 Q가 만들어 준 본드카의 변신과 기상천외한 신무기가 볼거리였습니다. 장예모 감독의 인상 공연도 이 행진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회전무대라는 독특한 발상으로 극의 분위기를 쉽게 바꾸는 장점이 있었고 근거리 무대와 원거리 무대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러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인에게 2번째 각도에서 보여주는 대홍포에 대한 설명은 너무 지루했습니다. 약장사들이 가설무대를 꾸며놓고 공연보다 약 파는 것에 몰두하던 그런 느낌이 나는 건 왜일까요? 그 부분이 길어 10점 감점입니다. 1번 각도와 3번 각도에서 하는 공연은 전체적으로 좋았습니다. 특히 백색 조명 속에서 아낙들이 찻잎으로 채질하던 장면, 와호장룡을 생각나게 하던 대나무 장면은 인상시리즈의 백미였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중국 항주, 超大型 야외공연 "인상서호 印象西湖"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