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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tbia 김흥수 Feb 02. 2017

비엔나를 상징하는 건축물,
비인 국립 오페라 극장

Special, 유럽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예술의 세계에서 순위를 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일반적으로 세계 3대 오케스트라를 들라면 베를린 필, 비엔나 필, 뉴욕 필하모니를 꼽습니다. (유럽 3대 관현악단이라면 런던 심포니가 올라가겠죠) 빈 필은 베를린 필보다 오래된 1842년 창단입니다. 무려 174살. 뉴욕 필도 이 무렵 창단하였습니다. 다른 오케스트라와는 달리 총감독이나 상임 지휘자 없이 수석 지휘자와 객원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방식으로 이 제도가 시행된 1933년 이전 구스타프 말러 (1898~1901)가 상임 지휘를 한 일화도 유명합니다.


1933년 이후에는 매 시즌마다 단원들이 선출한 객원 지휘자들이 출연하는데 빈 국립 오페라극장 음악 감독으로 선정된 지휘자들은 악단의 구조상 상임 지휘자에 버금가는 활동을 한답니다. 칼 뵘이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로린 마젤 등이 그러한 예에 속하며 뵘과 카라얀은 명예 지휘자 칭호를 받았고, 번스타인의 경우에는 단원들과 돈독한 친교를 맺어 명예 단원 직을 임명받기도 했답니다. 또, 빈 필을 최초로 지휘한 아시아인은 인도 출신 주빈 메타, 이후 오자와 세이지, 이와키 히로유키, 고이즈미 가즈히로 등의 일본인 지휘자와 정명훈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빈 필의 특징 중 특별한 점을 꼽으라면 단원 관리와 악기 관리입니다. 일단 빈 필 단원이 되려면 빈 국립 오페라 (Staatsoper)의 단원 생활을 3년 이상한 후, 빈 필의 오디션에 합격해야 한답니다. 그러니까 빈 필의 단원은 빈 국립 오페라 (스타츠오퍼) 소속으로 두 개의 활동을 겸하는 공무원입니다. 이런 제도 때문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지만, 악단 운영에 관한 모든 사항을 외압 없이 단원들이 결정하도록 독립성을 보장한다고 합니다.


또 하나는 악기 특성상 전체적인 소리에 영향을 미치는 목관, 금관, 타악기의 관리를 개인이 아닌 악단에서 직접 합니다. 현의 경우 악기 자체 소리보다 연주법이 영향을 미치므로 선배들의 전통을 배우게 하는 방식으로 빈 필 만의 부드럽고 풍성한 소리를 유지한답니다. 그래서 빈 필의 소리는 타 교향악단과 차이가 있다고 하니 앞으로 이 점을 유념해서 음감 해보시기 바랍니다.



빈 필은 몰라도 신년 음악회는 안다!



클래식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 분도 매년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신년 음악회는 아시리라 봅니다. 이 음악회는 1941년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를 주제로 새해에 연주한 것이 계기가 되어 매년 그 전통을 이어오다가 매스컴이 발달하자 전 세계로 중계되어 이제는 한 해를 여는 시점에서 빠지면 섭섭한 세계인의 행사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이 음악회에서 빠지지 않는 곡이 두 개인데 하나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또 하나는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입니다. 특히 라데츠키 행진곡은 청중과 함께 박수를 치며 가끔은 익살스러운 퍼포먼스를 곁들이는 재미로 유명합니다. 이제는 라데츠키 행진곡을 연주할 때 지휘자가 청중들을 바라보며 지휘하는 것이 전통으로 굳어졌답니다.( 2017년 신년음악회는 젊은 지휘자 두다멜의 퍼포먼스 덕에 라데츠키 행진곡이 특히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사항…….

공식적으로 빈 필 단원은 모두 국립 오페라 소속이라고 앞에서 말했습니다. (Staatsoper)스타츠오퍼라 불리는 국립 오페라는 영어로 쓰면 state Opera…. 번역하면 국립 오페라. 이 단원들이 사용하는 극장 이름도 스타츠오퍼 입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는 유명 도시마다 스타츠오퍼라는 국립 오페라 극장이 있습니다. 그 지역 극장과 악단 이름을 통칭한 것이라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비엔나에는 빈 스타츠오퍼, 베를린엔 베를린 스타츠오퍼, 드레스덴엔 드레스덴 스타츠오퍼 이런 식입니다. 이 정식 명칭에서 지역명을 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엔 스타츠오퍼가 왜 이리 많은 건지 저도 헷갈렸습니다.


또 하나 궁금….

비엔나 필의 연주회를 보면 본인들의 전용 극장인 스타츠오퍼를 두고 다른 곳에서 연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신년 음악회의 연주장은 황금 홀이라는 애칭을 같고 있는 비엔나 악우회 메인 홀에서 연주됩니다. 그 이유는 스타츠오퍼는 말 그대로 오페라와 발레 공연을 전용으로 하는 극장입니다. 빈 스타츠오퍼의 인기가 높아 공연이 줄줄이 잡혀있기 때문에 연주만 하는 콘서트는 대부분 다른 극장을 이용합니다. 공식적으로 비엔나 악우회 극장은 비엔나 필하모닉이 아닌 비엔나 심포니 전용 홀이지만 빈 필도 주로 공연하는 극장입니다. 아~~ 빈 필하모닉과 빈 심포니 착각하지 마세용. 두 개가 엄연히 다른 교향악단입니다.


여기서 또 하나 궁금증….

심포니? 필하모니? 다 같은 관현악단인데 왜 달리 쓸까? 심포니(symphony)는 "교향곡"이라는 뜻이고, 필하모닉(philharmonic)은 "음악을 좋아하는"이라는 뜻입니다. 뒤에 관현악단이라는 오케스트라를 붙이면 심포니 오케스트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죠. 하나는 교향곡을 연주하는 관현악단, 하나는 음악을 좋아하는 관현악단. 어원으로 보면 이렇지만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맨날 심포니(교향곡)만 연주하지 않습니다. 음악 좋아하는 모임이 심포니를 연주하면 안 된다는 법도 없고…. 오래전엔 자금 지원 형태에 따라 구분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 개념이 사라져서 그냥 이름 붙이고 싶은 단체 맘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신 같은 도시 이름으로 심포니와 필하모니 두 개가 존재하는 곳이 많으니 정확히 구분해 주셔야 합니다.



비인 국립 오페라 극장(Wien Staatsoper)


자~ 본격적으로 비인 필하모닉의 본거지인 비인 국립 오페라 극장(Wien Staatsoper)을 돌아보겠습니다. 이 극장은 1869년 5월 궁정 오페라극장으로 지어졌는데 2차 대전 때 폭격으로 심각하게 파손된 것을 10년에 거쳐 보수하여 1955년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전후 재정적으로 어려운 시기인데 이 극장을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하려고 더 많은 돈을 들여 새 건물 같은 느낌을 없앴다고 합니다. (유럽 사람들 참 신기한 구석이 많습니다. 새집 지어 놓고 일부러 헌 집 만드느라 돈을 쓰는….) 



내부는 이전과 달리 초현대식으로 설비하였고 무대 장치를 쉽게 바꾸기 위해 객석의 3배나 되는 공간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파리의 오페라극장,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과 함께 유럽 3대 오페라극장이며 성 슈테판 성당과 함께 빈을 상징하는 2대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총 좌석 수는 2,209석(좌석 1,642석, 입석 567석)이며, 면적은 718㎡로서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입니다. 매년 300회 이상의 오페라와 발레 공연이 상연되어 유럽에 있는 오페라하우스 중 가장 공연 횟수가 많으며 7, 8월은 악단 전체가 잘츠부르크 음악제에 나가기 때문에 휴관합니다. A석의 경우 약 120~200유로 정도로 비싸지만, 입석은 5~10유로로 저렴하게 하여 처지가 어려운 사람도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점도 높이 살 만합니다.



이 건물에 몇 가지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설계사가 자살한 사건입니다. 그 이유를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검색을 해보니 내용이 서로 달라 저도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겠습니다만 하나를 발췌해 봅니다.


< 빈-예술을 사랑하는 영원한 중세 도시, 2007.8.5., ㈜살림출판사 >
링과 케른트너 거리가 교차하는 곳에 르네상스 양식의 화려한 국립 오페라하우스가 서 있다. 1869년에 이 건물이 완공되었을 때 생각하지 못한 결함이 발견되었다. 건축 도중에 링 도로를 포장하면서 길바닥의 높이가 1m 정도 높아졌다. 그래서 건물 1층은 낮아 보이게 되었고, 사람들은 이 건물을 '가라앉은 상자'라고 흉을 보았다.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이런 사태에 대해 설계자 뉠(E.v.D. Null)은 낙담했고 1868년 스스로 목을 매어 자살했다.



빈 필하모닉 웹사이트 (독어, 영어, 일본어 지원)  http://www.wiener-staatsoper.at/

빈 악우협회 극장 웹사이트 (독어, 영어)  http://www.musikverein.at/


빈 국립 오페라와 악우회 극장 링크입니다. 공연 정보를 검색하고 예매도 가능합니다. 비인은 이 두 곳 말고도 연주회를 하는 장소가 많습니다. 방문 시기에 예약하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마시고 케른트너 거리에 나가시면 살아 있는 모차르트를 쉽게 만나실 겁니다. 이분들은 관광객에게 표를 팔기 위한 극장 아르바이트라고 보시면 되고요. 시에서 공인한 안내원이니 걱정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맘에 드는 공연을 찾아보시면 되겠습니다. 아~ 또 하나…. 빈 국립 오페라 (스타츠오퍼) 극장 투어는 시간대별로 자주 있습니다. 극장만 돌아보는 투어에 참석하셔도 후회 없으시리라 장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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