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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tbia 김흥수 Apr 08. 2017

눈, 귀, 입이 즐거운
보데 박물관 브런치 콘서트^^

Special, 유럽 - BRUNCH Konzert in BODE

브런치 콘서트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이제는 브런치라는 말이 거의 일상화되는데 예전엔 참 생소한 단어였습니다.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아점? 아니면 새참?

여기에 콘서트가 붙으니 정말 낯설더군요.

이게 어떻게 하는 연주회야?

아무튼, 이 기회에 한번 참여해 보기로 했습니다. 



스타츠오퍼에서 하는 브런치 콘서트가 연주회장은 보데 박물관이라고 나옵니다.

이건 또 멍뮈? 웬 박물관?

눈치 빠른 분은 벌써 감을 잡으셨을 겁니다.

브런치 콘서트는 소규모 실내악단이나 독주 악기를 주로 연주하는데요.

스타츠오퍼는 연주회장으로 박물관 섬에 있는 보데 박물관을 주로 이용합니다.

참 좋은 문화 협약이죠. 박물관과 음악... 

우리나라도 박물관에서 콘서트를 여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더군요. 



* 베를린 박물관 섬?

베를린은 슈프레 강이라는 큰 강이 도심을 관통합니다.

큰 강이라 해도 우리 한강처럼 넓은 강은 아니고. 적당히 유람선이 다닐만한 아기자기한 규모입니다.

이 강이 시내 중심부를 관통할 때 두 개로 나뉘었다가 합쳐져서 자연스럽게 섬이 만들어졌습니다.

사실 지도를 보아야 섬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무심코 도심을 걸어 다니면 강을 건너는 느낌도 들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아무튼, 이 섬에 거창한 박물관이 다섯 개가 모여 있어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되고 박물관 섬이라는 칭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콘서트 투어 연재가 끝나면 이쪽도 자세히 소개할까 합니다만….

기왕 이야기 나온 김에 지도에 보이는 건물들 분위기 함 보실까요? 



오랜만에 느긋하게 숙소에서 나왔습니다.

유럽의 여름은 습기가 없어 참 상쾌합니다.

9월 초엔 아침저녁 카디건을 챙겨야 하는 날씨라 여행하기 딱 좋습니다.

시내 어디를 가도 나무가 울창하여 여름이 더 신선한 것 같습니다.

가끔 눈에 뜨이는 베를린의 상징 곰.

저 자리에 앉아 사진을 찍으라고 이런 배려를…….^^

섬처럼 느껴지지 않았는데 사진을 포스팅하면서 보니 섬은 섬이네요…. 카카



보데 박물관은 다섯 개의 박물관 중 네 번째로 만들어진 박물관입니다.

주로 중세 조각품과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박물관이라기보다는 미술관 같은 분위기입니다.

입구에 브런치 콘서트를 안내하는 요원이 따로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백포도주를 서비스합니다. 땅케 쉔~^^



콘서트 티켓에 박물관 입장요금이 포함되어 연주회가 끝나면 자유롭게 관람 가능합니다.

그럼 박물관 2층에 마련된 연주회장으로 함께 가보겠습니다.



오늘 연주할 음악은 밀하우드, 라벨, 슈베르트, 생상, 포레, 카잘스, 베토벤...

바이올린, 첼로 소나타와 피아노 삼중주입니다.

이 카탈로그가 저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특별한 협주곡이나 심포니가 아니면 작품 번호를 기억하는 곡이 하나도 없어요. -!-

2시간 가까이 논스톱으로 진행된 연주회에서 졸지 않은 것만으로도 훌륭한 감상 태도였습니다. 하하


집에 있을 땐 온종일 오디오를 켜 놓는 편인데 음악을 심취해서 듣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작업에 몰두하다 문득문득 소리가 귀에 들리면 감동을 받는 스타일입니다.

연주자들의 진지한 모습을 코앞에서 보며 음악을 들으니 정신 줄을 놓을 수 없더군요.

홀의 울림 때문에 현의 떨림이 더 크게 전해져 삼중주가 오케스트라처럼 들리는 착각이 일어났습니다.

역시 라이브는 좋군요~~~^^. 



감동의 음악회가 끝나고 2층 로비로 나오자 또 한 번의 감동~~~.^^

내 이름을 적어 둔 자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브런치라 해서 차와 비스킷 정도 줄줄 알았는데 간단하지만, 뷔페로 차렸습니다.

분위기도 아주 좋네요. 함께 연주를 들은 동질감 때문인지 주변 사람들 모두 친절했습니다.

여유롭게 담소를 하며 느긋하게 즐기는 식사……. 이럴 땐 유럽 스타일 참 맘에 듭니다.^^

연주회 가서 소리보다 먹는 것에 감동받는 이 무지랭이... -!-



박물관을 돌아보고 전편에 올린 스타츠오퍼 쉴러 극장을 다녀왔죠.

이렇게 4일간의 베를린 콘서트장 순례가 끝났습니다.

오늘 밤은 유로 나이트를 타고 파리로 갑니다.

아침에 내리면 파리 가르니에 오페라 극장을 들렀다가 바로 스페인으로…….

멀고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데 박물관의 소장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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