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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Nov 05. 2018

금융권의 양털을 깎는 손이 세계 무역을 파괴할 것인가?

사소한 행동이 큰 폭풍을 불러일으킨다.

나비 효과란 영화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사소한 현상으로만 여겼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예측하지 못했던 엉뚱한 결과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인공은 미래에 닥칠 불운을 피하기 위해 과거의 어느 시점을 타임 존(zone)으로 설정하고 과거로 되돌아가 시행착오를 끊임없이 반복해 보지만 결국 결과는 바뀌지 않고 파국으로 끝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쩌면 운명이란 인간의 노력으로 아무리 바꾸려고 시도해도 바뀌지 않는 그 어떤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는 혼돈 이론에서 초기값의 미세한 차이에 의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나비 효과라 불릴만한 현상들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 이유 중 하나는 1차 세계 대전 후 패전국 독일에 부과된 막대한 액수의 전쟁 배상금으에 기인한 독일의 극심한 경제적 혼란과 생활고 때문이었습니다.

국가의 무능함에 지친 독일인들은 인종차별을 내세웠던 극우 나치(Nazi)가 부상할 틈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원인을 깊이 살펴보면 사실 미국의 책임을 무시하기는 어렵습니다.

승전국이었던 프랑스, 영국은 비록 승리하기는 했지만 전쟁 기간 중 미국에 막대한 부채를 지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채무를 탕감해 달라는 이들 국가의 요청을 무시했고 해결책을 고심하던 프랑스와 영국은 결국 패전국 독일에 책임을 떠 넘기고 배상금뿐 아니라 기간산업 단지까지 빼앗는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그 결과 독일은 사상 유례없는 초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되었고 국민들은 기아와 고통에 허덕이게 되었습니다.

1923년 당시 독일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1,000,000,000%가 넘었는데 2018년 현재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이 1,000,000%인 것을 감안하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그런데 전쟁 채무의 탕감을 거부했던 미국이 1776년 영국의 식민지배로부터 독립 선언을 하게 된 계기가 보스턴 학살로 대표되는 영국의 무자비한 세금 정책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면 아무리 역사가 돌고 돌아도 돈에 관해서만큼은 교훈을 얻기가 쉽지는 않은 듯합니다.


단 한 줌의 눈이 거대한 산에 떨어지게 되면 눈사태가 일어납니다.

임계점은 아무도 모르지만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 현재 세계는 또다시 돈과 관련된 무역 및 각종 분쟁에 휩싸여 있습니다.

2008년 노벨상 수상자인 폴 그루먼 교수는 제주 포럼에서 무역 분쟁은 전 세계 무역 거래량을 2/3 가량 감소시킬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 세계의 부는 약 2% 정도 감소할 뿐으로 예측되지만 실제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훨씬 나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나 대한민국과 같은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가진 국가의 타격은 더 클 것입니다.


지금은 단순한 기우에 불과하지만 불황을 넘어선 공황은 전쟁을 포함한 국지적 분쟁 가능성을 급격히 증가시킬수 있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점에서 나비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야 다르겠지만 국제 분쟁의 전반적인 상황도 마치 세계 대전쟁의 전야와 비슷한 양상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전 세계 무역은 1990년 수준으로 활성화된 상태였습니다.

도표로 보면 확연합니다.


당시 세계 최강국이던 영국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도처에서 막대한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인도에서는 면화 사업에서 중국에서는 도자기, 특히 홍차는 경쟁력이 높은 대표 제품으로 영국이 도저히 경쟁이 불가한 상태였습니다.

특히 인도와 중국에서도 무역 적자를 기록하던 영국은 범죄적 사기 아이템을 생각하게 됩니다.

바로 아편입니다.

인도를 식민 지배하던 영국은 인도의 면직물 사업을 탄압하는 동시에 인도인들을 대거 동원하여 아편을 대규모로 재배하기 시작합니다.

중국은 아편으로 무너졌고 100년간의 암흑기를 겪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공황은 우리를 비롯한 모든 세계를 전쟁이라는 파멸로 이끌었습니다.


현 무역 전쟁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2008년을 기점으로 발생한 글로벌 금융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양적 완화(tapering) 정책입니다.

잘못은 미국의 월가(wall street)를 중심으로 한 금융가들이 했음에도 책임은 지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회복을 위한 과정도 다수의 사람들에게 고통을 분담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유태 자본은 양털 깎기로 불리는 양적 완하를 통하여 시중에 뿌렸던 자금을 다시 회수하고자 하는데 그 과정에서 고통과 부작용은 필연적으로 힘없는 국가들에 더욱 집중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독립전쟁 당시 구호는 대표 없이는 세금도 없다(no tax without representation)였습니다.

지금의 중국은 미국의 압력에 맞서 자유 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미국의 양보 없이는 자국의 양보도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파국의 임계점으로 향해가는 모멘텀 이전에 세계는 다시 화합의 길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결국 임계점을 지나 남중국해 혹은 중동이나 남미의 어떤 지역에서 피를 불러 올지도 모릅니다.

다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파국의 시작점이 한반도가 되지 않도록 신중히 경계하고 오히려 위기가 남한과 북한의 번영을 이끌어 가는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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