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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Oct 07. 2018

미중 무역전쟁! 헐크의 주먹은 손오공을 잡을 수 있을까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한 전망 및 단상

요즘 날씨가 쌀쌀해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어깨가 아파 병원에 갑니다.

청년 시절엔 며칠간 밤을 새워도 끄떡없었던 강철 체력은 어디로 갔는지 환절기에 몰려오는 피곤함은 잊고 지내던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게 합니다.

중소규모 이상의 전문 병원에는 언제나처럼 환자들로 북적입니다.

진료가 끝나고 접수창구에서 청구 금액을 확인하는 순간 의외로 비싼 청구 금액에 놀라며 생각지도 않았던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정신적 고통도 함께 경험합니다.

초음파 십만 원, 물리치료 십만 원, 주사 오만원 등등..

나름 비싼 건강 보험료를 성실하게 내고 있음에도 건강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많은 비급여 항목을 환자가 전부 부담해야 하는 현재의 시스템에 화가 나기도 하고 가난한 노인분들이 시설 좋은 전문 병원이 아닌 동네병원에서 건강 보험이 적용되는 저렴한 약 위주로만 타다 드시는 이유가 이래서 인 것도 같아 마음이 안타까워집니다.


아픈 어깨는 개인적 고통에 불과하지만 세계 경제를 고통스럽게 하는 무역 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전 되고 있습니다.


건방진 손오공을 때려눕힐 수도 있는 성난 헐크의 핵주먹은 이미 손오공의 가슴을 한차례 강타하였습니다.

쓰러지진 않았지만 머리를 향해 연타로 주먹을 날릴 수만 있다면 손오공은 아마 기절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손오공에게는 아직 숨겨둔 무기가 있는데 바로 근두운과 여의봉입니다.

근두운을 타고 빠른 속도로 도망갈지도 모르고 혹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여의봉으로 후려 칠 수도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노한 헐크인 미국에 멱살을 잡힌 천방지축 손오공 중국의 선택지는 바로 외교 동맹과 국지적 무력 도발일 수도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렸습니다만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중요한 사실은 경제 전쟁이 발발한 근본 원인입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미국은 역사상 비교할 국가가 없을 정도의 세계 최강의 슈퍼 파워를 지닌 나라로 부상하였습니다.

냉전 시기 군사 및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미국과 경쟁했던 소련도 경제면에서는 자본주의의 전성기를 구가한 미국과는 전혀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구 소련과의 대립을 경험한 미국의 정치권과 기득권층은 자국에 대항할 세력이나 국가를 초반 기선 제압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 관념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1980년 초반 일본은 미국 경제를 위협할 정도의 경제 호황 시절을 겪었습니다.

1985년 미국은 플라자 합의를 통하여 일본의 강제적인 환율 조정을 유도하였고 이는 결과적으로 일본인들은 잃어버린 20년을 통해 혹독한 구조 조종의 시대를 경험해야 했습니다.

미국의 대형 부동산을 사들이며 세계 도처에서 일장기를 날리던 일본의 무역 종합 상사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살아남은 극소수 업체들도 현재의 주요 수익원은 금융과 같은 타 업종으로 전환하여야만 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일본의 국력은 1980년대 대비 상당 부분 소실된 상태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플라자 합의가 이루어지기 일 년 전 일본의 일인당 GDP는 미 달러 기준 USD 10,982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중국의 일인당 GDP는 2018년 기준 USD 10,088입니다.

공교롭게도 미국이 일본을 제제하던 시기의 GDP와 거의 일치합니다.

(참고로 우리가 IMF 위기를 겪기 바로 직전의 1996년 기준 대한민국 GDP는 USD 12,197이었으며 외환 위기 직후인 1998년은 USD7,355로 격감하였습니다.)

당시 외환 위기가 유발된 원인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겠지만 공교롭게도 모두 GDP1 0,000불의 문턱에서 경제 위기나 미국의 본격적인 간섭이 있었다는 점은 필자 개인적으로는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인당 GDP는 경제를 극도록 단순화시킨 상징적 숫자에 불과하고 미국이 상대국을 견제해야겠다고 마음먹을 때의 지표는 경제, 군사, 문화 등 다양한 영역이 고려될 것입니다.

미국은 어느 날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인물이 등장하여 중국에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중국의 경제 발전을 환영하다고는 했지만 속으로는 끊임없이 경계를 풀지 않던 미국이 이제야 솔직한(?) 아웃사이더인 트럼프를 통해 속마음을 표출하고 있을 뿐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패권에 도전하는 자는 반드시 견제를 받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중국이 국민소득 USD 10,000을 넘는 순간부터 미국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 사태의 근본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완전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이제 미국과 중국의 전쟁은 확전 단계로 접어들었고 이 전쟁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속도로 쉽게 시작되었지만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사자들도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알리바바의 마윈(현재 교육자로 살기 위한 자발적 은퇴라고 본인은 강조 하지만 정작 여론은 중국 정부에 의한 반강제 은퇴라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은 20년 이상 걸릴지 모르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하였습니다.


여기 앞으로의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두 가지 뉴스가 있습니다.

첫째는 군사 충돌의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는 뉴스와 두 번 째는 미국이 지적 재산권 보호를 포함한 비경제적 압박을 한층 증대하고 있다는 뉴스입니다.

과거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때마다 한반도로 날아왔던 ‘B-52 무력시위’의 타깃이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미국의 무력시위는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남중국해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미 국방부 관료에 의하면 “핵능력을 가진 폭격기가 일본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았다”라고 밝혔는데 훈련에 참가한 자위대 전투기는 15대가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자유의 항해' 작전을 시행하던 미국의 구축함을 향해 정면 돌진도 불사하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양측의 군함이 41m까지 초근접한 상태에서 미군의 회피 기동으로 가까스로 충돌을 면했다고 하는데 이는 생각보다 심각한 조짐입니다.

최근 우리 해군의 구축함 '문무대왕함'도 베트남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파라셀 군도 인근 해역에 진입한 바 있어 결코 남의 애기만은 아닙니다.

(단 우리 구축함은 미국의 '자유의 항해' 작전에 참여하기 위함이 아닌 단순히 태풍을 피하기 위한 인도적 차원의 불가피한 항해였고 추후에 중국 측의 이해도 구하였기에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와는 다른 경우입니다.)

기본적으로 중국은 중화사상이라는 이념의 틀에서 자존감이 매우 높은 국가이며 정치적으로도 체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우리와 밀접한 가까운 사례만 살펴보더라도 장개석이 이끄는 국민당 정부와의 오랜 내전에서 승리하고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한 지 일 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마오쩌둥의 공산당은 한국 전쟁에 무려 연인원 60만에 가까운 군대를 투입한 사례가 있습니다.(중국 정부에서 발표한 공식 사상자만 152,000여명이며 이중에는 마오쩌둥의 장남도 포함되어 있다.)

당장 끼니도 때우기 힘든 극빈 국가인 신생 중공은 이를 위해 당시 국가 예산의 대략 43%를 국방비에 투입해야 하는 지경이었고 결과적으로 이런 무리한 전비 투입은 국가 경제 부흥 정책의 실패와 불러왔고 정치적 책임을 감추기 위한 문화 혁명이라는 연쇄 반응을 촉발함으로써 중국인들에게 오랜 기간 후유증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돌발적인 국지전은 우연찮게 발발 할 수가 있습니다.

필리핀은 미국, 일본과 합동 군사훈련을 펼치고 있는데 특히 중국이 점령하고 있지만, 필리핀과 영유권 갈등을 빚는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에서 250㎞가량 떨어진 필리핀 해군기지에서 테러단체에 빼앗긴 영토를 탈환하는 상륙작전도 펼치고 있습니다.

중국과 대립중인 미국과 일본이 함께 하고 있어 앞으로 동남아 국가들도 어느 편에 설 지를 확실히 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중국은 미중 대치 국면에서 군사면에서 매우 위험한 국가일 수도 있음을 잊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무력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무역전쟁의 이면에는 치열한 외교전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유엔총회에서 다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신흥 경제 5개국) 회원국들과 함께 무역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는 언론성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브릭스 회원국들은 미국이 주창하는 일방주의와 무역 보호주의에 반대하고 자유무역을 수호한다는 내용의 언론성명을 발표했는데 이를 위해 유엔과 세계 무역기구(WTO), 국제법이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적의 적은 동지라는 말처럼 중국은 우호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외교적으로 중국의 확실한 우방은 아직 확실히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오랜 우방 세력인 영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 서구권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는 인도와도 영토 분쟁을 겪은 중국에게는 러시아와의 협력이 절실하지만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중국을 비롯한 큰 국가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결국 중국이 끌어안을 수 있는 우호 세력들은 아프리카 및 아시아와 남미 일대의 소국들, 예를 들면 우간다, 캄보디아, 베네수엘라 등에 불과할 텐데 이들 세력이 국제 여론전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두 번째 주목해야 할 뉴스는 지적 재산권 보호를 포함한 비경제적 압박의 증대입니다.

최근 미국 국방부가 중국이 미국의 안보와 미국 기업에 필수적인 원료·기술의 공급망을 쥐고 있으며, 이것이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이 첨단 안보 장비에 활용되는 희토류 금속 채굴 산업 등 핵심 분야를 장악하고 있으며, 탄약과 미사일 제조에 사용되는 특수 화학물질의 유일한 공급망을 쥐고 있다고 밝혔는데 핵심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즉 미국이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로보틱스와 같은 미래 산업분야에서 리더십을 잃고 있으며, 이 또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점입니다.
중국이 해외 기술과 지적재산권을 '포획'하면서 미국 무기 체계를 조직적으로 절도하고 있으며 이것이 미중 간 군사 균형을 악화한다고 주장한 이면에는 이번 기회에 중국의 부상을 좌시하지만은 않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숨겨져 있습니다.

이른바 21세기 실크로드라 불리는 '일대일로'를 야심 차게 추진하면서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2025년까지 첨단 산업국가로 거듭나겠다는 중국의 꿈(중국몽)은 미국이 일으킨 거친 폭풍우에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헐크와 손오공의 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혹자의 말대로 20년 이상 장기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미국은 4치 산업 혁명으로 대변되는 선진적인 제조 전략을 수립하고, 기업들은 과학기술과 공학, 수학 등에 이르기까지 기술 투자를 통해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은 현재 강점을 가진 기술 산업을 기반으로 독자적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거대한 인구를 기반으로 하는 내수시장 위주의 경제 정책을 펼치면서 무역전쟁의 시기를 버텨나가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에게는 대처하기에 따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큰 폭풍우가 지나간 저수지에는 물고기들이 수면으로 떼로 몰려오기에 쉽게 잡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다만 옷이 비에 젖는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경제적 피해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행여 손오공이 여의봉을 꺼내 드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길 바랍니다.

그랬다간 아마 진짜 피를 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큰 태풍이 오렸는지 창문 밖의 큰 나무 잎새가 쉴 새 없이 부스럭 거립니다.

비에 젖은 나뭇잎은 큰 바람에도 잘 날아가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치열한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아버지/어머니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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