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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Mar 16. 2017

중남미는 왜 미인이 많아 보일까?

어리석은 정치가 국가를 망치다

오늘은 중남미 특히 베네수엘라에 대해 얘기 해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알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유가 하락으로 인한 살인적인 인플레로 고통받는다는 국제 뉴스를 간간이 보고 있는 정도입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은 매우 심각하며 치안 불안은 인구당 살인율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우리가 '헬조선'이라 부르며 해외로의 탈출을 꿈꾸지만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이미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단적인 예로 먹거리 문제를 들 수가 있는데 얼마나 문제가 심각한지 가장 기본적 주식인 빵 문제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엘 아이사미 부통령은 "모든 빵집은 매일 오전 6시부터 빵을 굽기 시작해 문을 닫을 때까지 빵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늦어도 오전 7시부터는 따끈따끈한 빵을 팔아야 하고 재료의 사용도 정부의 간섭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 규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모든 빵집은 밀가루 등 재료의 90%는 기본적인 빵을 굽는 데 사용해야 하며 나머지 10%만 과자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먹거리부터 만들고 간식거리를 만들라는 것인데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발동한 것은 주식인 빵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 국가로 소개되기도 했던 베네수엘라와 비교하면 어이없을 정도의 변화입니다.


또한 얼마 전 콜롬비아와의 국경선을 한시적으로 개방했을 때 수많은 인파가 몰려 콜롬비아 국경 도시의 마트에서 생필품을 싹쓸이해갔다는 보도까지 있었습니다.

이미 한시적으로나마 공공 기관을 중심으로 주 2일 근무제가 시행되고 있기도 합니다.

경제가 좋아서 이틀만 근무한다면 너무 신나겠지만 산유국에서 전기 부족 등으로 실시하는 상황이라고 하니 경제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기존 정권에서부터 누적되어 왔던 여러 정치적인 이유와도 겹쳐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고통을 국민들이 고스란히 당하고 있는 실정이라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각국의 경제 상황은 정치와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해외 무역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은 목표로 삼고 있는 국가의 역사와 정치 상황은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무료 교육과 무상 의료 서비스, 주거지 제공, 물보다 싼 기름까지 최고의 복지 서비스를 제공했던 베네수엘라의 몰락은 단순히 국제 유가 폭락 때문만은 아닙니다.

작고한 차베스 정권이 자국 경제 시스템에 대한 고민 없이 제공했던 정책 판단 잘못이 큰 부분을 차지 하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근본적인 원인은 국제 외교 실패에 기인하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중남미에서 반미 국가의 선봉으로 나서면서 부각하였던 미국과의 지나친 감정 대립은 국제 유가 붕괴라는 외부 환경의 변화가 발생하자 애꿎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이는 현재 사드(THHAD) 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우리나라에 많은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외교는 갈등을 봉합시키고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의 외교 대응은 상대방에 보복을 불러일으키면서 어는 한쪽이 포기할 때까지 기약 없는 치킨 런 게임으로 변질되고 맙니다.

사기를 피하는 방법에서 잠깐 언급한 바 있지만 개인 간의 협상에서 이런 틱톡택(TitoTek) 전략은 분명 유용한 측면이 있습니다.

나에게 위해를 가하는 상대에게는 무자비한 보복을  가하지만 화해를 원하는 상대에게는 너그러운 자비를 베푸는 전략이 가장 효용성이 높다는 실험 결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가 간 외교 전략은 좀 더 고차원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미 중국의 보복은 2단계를 넘어서 3단계 초입 언저리에 와 있습니다.

한국에 대한 전면적 관광 금지는 기존 일본이나 대만 사례에서 이미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수준의 2단계 조치였습니다.

우리 정부 관계자들도 지난 10월경 중국의 3단계 보복 조치에 관한 내부 자료를 만들었다는 뉴스도 있었는데 구체적 대응 방안은 전혀 없었던 듯싶네요.

결국 베네수엘라와 같이 피해는 국민이 모두 당하게 되어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출구 전략은 국제 외교에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번 중국과의 사드 갈등도 먼저  양보하는 쪽이 자존심을 구기게 되지 않도록 서로 체면을 세워주는 세련된 접근 방식을 고민해 야 할 시기입니다.

사업을 하면서 본 중국인들은 대부분 체면 의식이 매우 강합니다.

체면을 지키기 위해 과도한 허례허식을 보이는 경우도 많으니 이 부분 고민해서 경제적 실익과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살리는 묘수를 찾아야 하겠습니다.(구체적 방법은 저에게 묻지 마시길.. TT)


다시 베네수엘라 경제 애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12월 15일부터 새로운 고액권 지폐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외환 대비 화폐 표시 금액이 너무 크다고 해서 심심치 않게 화폐 디노미네이션 애기가 나오고 있지요..

새로운 지폐의 단위는 500, 1000, 2000, 5000, 1만, 2만 볼리바르로, 기존의 2, 5, 10, 20, 50, 100 볼리바르의 도안을 그대로 활용해 제작되었다고 하네요.


인구의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인 10만 볼리바르 수준임을 감안할 때, 임금이 2만 볼리바르 지폐로는 고작 5장에 불과해 이들 빈곤층의 상대적 박탈감은 심해질 전망입니다.

지난 2007년 화폐개혁(1000을 1로 대체)을 통해 2008년부터 사용된 100 볼리바르 지폐는 발행 초기 환율(달러당 2.15 볼리바르)로는 47달러의 가치로 시작했으나, 경제위기와 살인적 인플레이션이 시작된 2013년부터 그 가치가 크게 폭락, 2016년 11월 현재 은행거래 환율(달러당 666 볼리바르)로는 15센트, 암시장 환율(달러당 4200 볼리바르)로 2.4센트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하네요.

100 볼리바르로 휘발유 16.6ℓ(ℓ당 6 볼리바르)를 채울 수 있어 정부 보조금이 적용되는 품목의 경우에는 아직도 구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품목들의 경우에는 인쇄비용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2000 볼리바르 짜리 담배 한 갑을 살려면 100 볼리바르 지폐 20장이 필요하고, 길거리에서 2500 볼리바르 짜리 핫도그 하나를 사 먹는 데에도 25장이 필요하다고 하니 말 다 했죠.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은 석유만 너무 믿고 있던 산유국들의 암울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하겠습니다.


암튼 베네수엘라 하면 미녀의 나라로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미지와 현실이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항상 상위권에 입상하는 이유가 전 국민이 체육 활동을 잘 하기 때문이 아닌 것과 동일합니다.

이른바 엘리트 체육인만을 육성하기 위해 태릉 선수촌이 존재하듯이 베네수엘라에도 엘리트 미녀만을 양성하는 기관이 존재합니다.

낀따 미스 베네수엘라(Quinta Miss Venezuela), 일명 베네수엘라 미인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곳에서 어릴 때부터 교육과 훈련을 통해 미인들이 양성되며 이들을 통해 국제 대회에서 많은 입상을 하고 있다고 하는 불편한 진실...

빈곤한 국가에서 미인 대회 입상은 신분의 상승과 함께 많은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는 통로입니다.

베네수엘라에서 많은 여자 아이들이 미인 대회 입상을 꿈꾸며 준비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남자아이가 축구 스타를 꿈꾸며 어릴 적부터 유소년 축구 클럽에 가입한다고 아무도 비난하지 않는 것과 마찬 가지입니다.

다만 여성을 성상품화하지 않고 여성의 아름다움 자체를 볼 수 있는 성숙한 문화가 확산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결론적으로 국민의 삶의 질은 정치 및 국제 외교와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지금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 허덕일지라도 항상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봅시다.

우리의 자녀들이 살아갈 세상은 최소한 베네수엘라와는 달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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