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는 낯선 미로다

WORD 75 : 키오스크

by 다시청년

키오스크는 누군가에게 효율의 도구이나,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장벽이다.

대면이 불편한 이들에게는 해방이지만, 대면이 삶이었던 이들에게는 고립이다.

비대면의 흐름 속에 기성세대는 강제로 적응의 시험대에 올랐다.

원하는 메뉴는 꼭꼭 숨어 있고, 특가 할인은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뒤로 줄이라도 늘어서면 압박은 극에 달한다.

'빨리빨리'가 미덕인 사회에서 나만의 속도로 주문할 권리는 눈치 뒤로 숨는다.

젊은 세대의 1분은 기성세대에게 5분의 사투가 된다.

이 4분의 간극을 메우는 건 기술이 아니라 이해의 시선이다.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의 느린 속도를 비난하지 마라.

신체적 퇴화와 인지적 낯섦을 감내해야하는 이들에게 키오스크는 불친절한 미로다.

자신이 누리는 편리함 뒤에 누군가의 고단한 감내가 있음을 기억하자.

세상은 편리와 효율을 위해 발전해간다.

그 발전의 이면, 누군가는 불편함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다.



다시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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