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될 것인가 남을 것인가

WORD 78 : 종이컵

by 다시청년


종이컵은 도자기의 대체품이다.

한때 스타벅스 종이컵을 들고 걷는 것은 유능한 뉴요커의 상징이었다.

바쁘게 이동하는 모습이 유능함으로 보였다. 종이컵의 본질은 '대체 가능성'에 있다.

규격화된 편리함은 언제든 쓰고 버려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AI 시대, 많은 직업이 종이컵처럼 구겨지고 있다.

당장 내 자리가 무사하다고 안심할 때가 아니다.

익숙한 업무, 쉬운 업무에 머무는 것은 스스로 종이컵의 삶을 선택하는 것과 같다.

남이 정해준 방식에 의존할수록, 그 자리는 AI가 가장 먼저 삼킬 일회용으로 전락한다.


분위기가 험악해진 뒤에 시작하는 고민은 이미 늦다.

모든 순간이 무거울 필요는 없지만,

나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일만큼은 반드시 무거워야 한다.

성장으로 향하는 길은 대체될 수 없는 나만의 단단함을 빚는 과정이기도 하다.

당신은 지금 어느 선반에 놓여 있는가.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흔한 종이컵인가, 깨질까 봐 조심스레 다루는 도자기인가.



다시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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