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본 와니와 준하

나에게 와 닿은 영화

by 유유일










갑자기 영화 와니와 준하가 문득 떠올랐고 다시 보고 싶어졌다.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20살 무렵으로 남자를 사겨본적이 없는 나였다.

그래서 동거라는 둘의 상황만으로 아무 사건없이도 묘한 긴장감을 가지고 보는 나였다.

영화가 보여주는대로 그것만을 따라가기만 하는 나였다.

그리고는 뜬금없이도 동거할 때보다 각자의 집에 살면서 서로 찾아가는게 더 좋다고

그때의 나는 생각했었다.

아, 그러고보니 이 영화가 떠오른 계기도 와니가 준하를 찾아가는 아주 짧은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여름인데 나는 그 풍경을 왜인지 초록이 시작하는 이시기 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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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 영화에서

화면으로 보여주지 않는 인물 내면의 풍경이 보였다.

영화에서는 과거가 아주 오래전처럼 묘사되는 듯하지만

기껏 6년 정도가 흐른 뒤이다.

과거의 이미지가 아직 또렷한 6년의 시간.

하지만 조금씩 일상의 풍경이 바뀌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영화에서는 사랑 앞에는 어떤 것도 장애가 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기본으로 가져간듯 보인다.

동성의 연인이 그렇고 영화 속 티비에서 스치듯 흘러나오는 15살 차이의 커플이 그렇다.

성별도 나이도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와니는 이복동생이라는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을 뭍어두려는 걸까.

아마 아닐것이다. 그것 역시 그녀에겐 문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처음 영화를 봤을 때의 나는 그래서 와니의 마음은 어떻게 된거야? 흐지부지하게 끝났다고 생각했다.


다시 영화를 보면서 제일 와닿는 것은

첫사랑의 어찌할바 모르는 막막하면서도 때때로 충만해지는 그 마음이었다.

가슴이 뛸때가 있지만 그게 사랑인지, 사랑이라고 말해도 될지 모르겠고

그것이 사랑이라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 나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당장 마음을 확인 하고 확인 받을 수 있을진 모르지만

주체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일상을 유지해나가야 하는지 막막하기만한 상태.

그래서 이유도 없이 어떤 행동들을 하지만 사실 명백하고 너무나 솔직한 행동들인 것이다.

집앞에서 집에 들어가기 싫어 하염없이 앉아 있던 와니

시계를 1시간 앞당기는 영민

여전히 잊지 못하고 여전히 그 시간이 생생하지만

다시 이어나가지 못하는 것은 이복동생이라는 이유보다

함께 하기엔 삶의 방향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와니는 예감하지 않았을까.

가슴떨리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사랑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첫사랑.


영화에서는 순정만화처럼 운명론적인 설정을 애니메이션으로 집어넣어

영화 전체에 좀 더 활력을 불어넣었다.


어딘가 어색한 부분은 젊음으로 빛나보이기만 하는 배우들.

대사, 대화에서 빛나는, 캐릭터 내면을 비추는 디테일들.

후줄근해보이지만 현실적이어서 묘하게 섹시한 일상 룩들.

너무나 흔한 풍경이었는데 어느새 다시 볼 수 없는 길, 골목풍경.

복고풍으로 재현한 연출과 그 시대를 담은 오래된 영화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이 영화는 이제 후자가 되어 과거에 대한 판타지를 불러일으킨다.







1. 전원적인 집이 있고 화기애애한 직장이 있는 주인공이 부러웠다. ==;

2. 영민은 배를 만들었고, 준하는 집을 만들었다. 여기서 둘의 성격을 엿볼수 있다.

3. 영민이 10대인 것을 감안하면 꽤나 작업?멘트가 고단수다.

4. 소수자의 사랑이나, 고양이가 사고를 당하는 씬에 대한 안내까지- 여러 배려가 돋보이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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