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왕기 시집 <아늑>
해방촌 탐험을 갔었다.
정말로 더운 날 오르막길을 많이도 걸었었다.
해방촌에 있는 독립서점들을 들려 땀도 식히고 책 구경도 했다.
해방촌에는 ㅊ서점, 별책부록, 스토리지북앤필름이 있었다.
그동안 많은 독립출판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졌고
작은 서점 안에 그 많은 책들이 각자의 자리에 꽂혀있는데
약간은 포화상태인 듯 쌓여 있기도 하고 다른 책 앞을 가로막기도 했다.
때문에 책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느낌으로 손끝에 이끌려 책을 짚는다.
몇 해 전과는 달리 시집이 많이 늘었다.
누군가의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시집들.
그 감성에 고개를 끄덕일 순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그것은 짧은 산문처럼 느껴졌다.
나는 시를 잘 안다고 할 수도 없을 만큼 아는 시인도, 시도 없지만
처음 시를 읽어 내려갈 때
시가 보여주는 풍경을 좋아한다.
몇 권을 훑어보다가
어-...
시를 만났다.
표지에 끌린 것은 아니었다.
(다행인 것은 나는 표지에 속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표지가 아쉬운 점이긴 하다.)
펼쳐서 처음 읽은 시는 <애틋>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다음 시는 <곁>
세대가 같지도 않았고
공감하기엔 시에 연륜이 묻어있었다.
하지만 시의 결이 좋았고
쉽게 펼쳐준 풍경이 아름다웠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난 후 친구와 감상을 나누는데
어쩐지 시는 감상을 나누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친구도 "그 시 참 좋았다"고 하면
그걸로 그저 깊게 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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