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마주하는 여행에 대하여

[모든 요일의 여행] 김민철

by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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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사이에 꽤 많은 곳을 다녔는데 여행지에 대한 소회는 가지각색이다. 잘츠부르크처럼 구체적인 감상이 떠오르는 곳이 있는 반면 프라하처럼 두루뭉술한 느낌만이 남은 곳도 있었다. 전자는 주체적으로 경험한 곳이었고 후자는 보기만 한 곳이었다. 확실히 스스로 결정하고 경험하고 느낀 바가 남는 여행은 기억 속에 '나' 자신이 온전히 보인다. 이 책은 여행 속에 나를 찾는 사람의 기록이다.


김민철 카피라이터의 여행기록에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분명히 봐야 했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은 언제나 있었다. 나는 디테일한 면뿐만 아니라 치밀함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꼼꼼히 챙기지도 못할 거면서 마음만 동동 구르는 게 얼마나 내 기분을 울렁이게 했는지. 기대 없이 즉석에서 성사된 호핑 투어에서 에메랄드 빛 바다를 만났을 때 알게 되었다. 결국, 블로그를 구경하는 건 남의 여행이고 여행지에 와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나의 여행이다.




p.130

누군가는 이 선택이 내 여행의 결점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순간에 리스본 강가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전부 난리도 아니었어. 진짜.."라고 자랑을 하며 왜 너는 그때 바보같이 그 작은 와인 바에 있었던 거니 질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순간을 나의 사랑스러운 결점이라 말하고 싶다.

(중략)

그러므로 나는 내가 직조한 여행들의 결점을 사랑해야 한다. 이 여행을 내 것으로 만들어주는 건 그 결점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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