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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May 10. 2022

첫걸음

Goodbye 2021, Hello 2022

작년 말에 새로운 회사로 이직하고 반년이 흘렀다. 인터랙션 디자인 강사로 커리어를 시작해 웹디자이너, UX 디자이너, UX전략 팀 매니저, 리드 UX 디자이너로 약 15년간 디자인과 UX에 관련된 일을 해왔지만 진지하게 나 자신과 성과를 되돌아본 적이 많지 않은 거 같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커리어를 거치는 동안 '절대 포기하지 말자'라는 일념 하나로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고 많은 성공과 실패를 겪었다. 그 경험 안에서 분명히 많은 배움을 얻었기에 '자만하지 않기 위해', '초심을 지키기 위해' 나 스스로를 제대로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연 나만의 가치관과 신념에 있어서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성장하고 있을까? 올해 새롭게 시도하는 새로운 도전들을 통해 내가 그리는 이상적인 내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첫 투고에 작년의 나 자신과 주요 성과를 돌아보고 올해의 목표를 선언하고자 한다.


Goodbye 2021

 (2021.04〜2022.03) ※한국의 새 학기는 3월인 반면 일본은 4월부터 새 학기가 시작된다


새로운 시작 (이직)

누군가를 교육하는 강사, 혼자서 자유롭게 일하는 프리랜서를 제외하고 대부분 자사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사업회사'에서 UX 디자이너로서 일을 해왔다. 단순히 일을 해나가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의 성장으로 이어지길 바랬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갈구했다.


'사업회사'를 위주로 경험을 하다 보니 새로운 기획을 제안해 진행하더라도 비슷한 커리어 경험을 하게 되어 무언가 부족함을 느꼈다. 과연 나 자신은 이대로 괜찮은가? 지금까지 해오던 것을 그대로 해나가는 것(물론 매번 새로운 도전을 했지만), 배부른 소리일지 모르지만 '변하지 않는 내 커리어가 5년 뒤의 나 자신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을까?, 또 한껏 성장했다고 하면서 만족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새로운 환경으로 가자!'


나는 다음 다섯 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1. 직접 오퍼가 온 회사를 중심으로 이직 준비하기

지금까지 직접 오퍼가 온 회사를 중심으로 이직 활동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내 경험에 관심을 가져주는 회사에 나 자신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고 내가 가진 능력으로 회사에 공헌하고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2. 새로운 결의 커리어를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B2C, C2C를 중심으로 한, 자사 서비스를 가진 사업회사에서 UX 리서치와 설계, UX추진, 팀 매니저를 주로 경험해왔다. 지금까지 해온 경험은 물론이고 컨설팅을 포함한 클라이언트 업무나 B2B의 경험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3. 다양한 사업 범위를 경험할 수 있는 곳 (웹/앱 이 외의 경험)

자사 웹/앱을 중심으로 UX를 해왔으니 웹/앱의 경험 유지뿐만 아니라 웹/앱 이외의 경험도 할 수 있는 곳을 우선시했다(예를 들어, 오프라인/제품의 UX설계, 클라이언트 업무 등)


4. 사업회사가 아닌 곳

자사 서비스의 경우 서비스의 신기능 개발, 그로스가 중심이었기에 경험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기에 자사 서비스를 가진 사업회사가 아니라 타사 서비스를 컨설팅할 수 있는 컨설 회사를 우선순위에 두기로 했다.


5. 새롭게 얻은 경험을 미래가치로 바꿀 수 있는 곳

이직을 생각한 큰 이유가 해왔던 경험들이 전문가의 능력이 되어 앞으로 계속해나가면 나 스스로는 편할지 몰라도 빠르게 변화되는 업계를 생각했을 때 과연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으로 시작되었다. 그렇기에 지금이 좋은 타이밍이고 새롭게 얻을 경험들이 미래에 가치로 바꿀 수 있는 곳이 중요했다.


결과적으로 위 다섯 가지를 충족할 수 있는 회사로 이직할 수 있었고 현재 7개월이 되었다. 7개월 간 일을 해본 소감은... '매우 만족한다'이다. 새로운/폭넓은 경험은 물론이고 쌓여가는 경험들이 내 미래가치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내 UX계몽, UX DAY!

모든 회사에서 무조건 했던 것이 '사내 UX계몽'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UX는 절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전에 깊은 고민에 빠져있던 적이 있다. '다들 UX가 중요해'라고 말은 하면서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것이다. 혼자 UX를 서비스 내에 녹여내려고 노력해도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그때는 아무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니 '나 혼자라도 행동으로 옮겨야지' 마인드였기 때문에 다른 멤버들이 깊은 공감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것이었다. 제대로 깨달은 후로 UX를 공감할 수 있는 내 편을 만들고 함께 만들어 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 회사에서 기획해 진행하고 있는 것이 바로 'UX DAY!'이다. 매달 셋째 주 금요일에 두 시간 정도 개최를 하는데 벌써 4번째 개최를 앞두고 있다. 처음에는 디자이너가 중심으로 참여했는데 지금은 엔지니어, 비즈니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본부장, 영업 등 많은 직종의 분들이 참여하고 있다.


발표자는 3〜4명 정도인데 나도 매달 1번 발표를 하고자 목표를 세워 지금은 네 번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참여자들의 반응도 좋아 매달 참여자 수도 늘어나고 있고 벌써 6번째 UX DAY! 의 발표자까지의 계획이 세워졌다. 여러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발표도 물론이고 그 후로 이어지는 'UX타임'에서 서로의 고민과 의견을 함께 나누니 더 즐거운 시간이 되는 거 같다.


Sibuya Startup University (UX활동)

일본 내각부의 방침으로 시부야구가 중심이 되어 작년(2021년)부터 처음으로 시작된 Sibuya Startup University의 0기생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있었다.

무언가를 경험한다는 것은 그것을 이해할 수 있고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에 굉장히 소중한 자산인 데다가 스타트업에서의 경험이 없던 나에겐 스타트업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에 지원하게 되었다.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합격 통보를 받고 15회간의 교육에 참여했다.


여러 스타트업을 경영하고 있는 잘 나가는 CEO분들이 강사로 참여해 커리큘럼이 좋았는데 크게 두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첫째는 스타트업의 기본이다. 살아남은 스타트업이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고객의 과제와 니즈에 끊임없이 집중하고 있었고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일시적인 수익구조가 아닌 지속가능성을 가진 수익구조를 철저하게 연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번째는 행동력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듯이 가치 검증을 위해 끊임없이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 지금을 있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연한 내용일지 모르나 귀차니즘에 빠져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한 나 자신에게 큰 자극이 되었고 다시 한번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상기시킬 수 있었다.


15회 프로그램 동안 스타트업의 기본을 배우며 팀을 이루어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했다. 우리 팀은 지하 아이돌을 응원하는 오타쿠를 타깃으로 잡아 서비스 경험과 UI를 제작하고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그 결과 마지막 '피치 콘테스트'에서 서비스 기획안을 발표해 Z Venture Capital의 CEO상을 받았다.


HCD전문가 - 직함(카타가키, 肩書)을 중요시하는 일본 사회

UX와 관련된 자격 중에 일본에서 유명한 HCD(Human Centered Design) 전문가라는 자격증이 있다. 크게 스페셜리스트와 전문가 두 가지로 나뉘는데 기본 자격 조건으로 스페셜리스트는 2년 이상, 전문가는 5년 이상의 업무 경력이 필요하다.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제대로 된 UX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따야 한다는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직함 사회인 일본에서는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있는 것만으로도 '오?, HCD전문가시군요!'로 시작된다).


그래서 따기로 했다(가지고 있다면 불리한 점은 없기에).

자신이 해왔던 최대 5가지의 UX와 서비스 디자인 프로젝트를 크게 4가지 그룹으로 된 23가지 상세 역량으로 기술을 해 제출하고 수 명의 전문가에게 평가를 받아 합격을 결정하는 형식이다. 1년에 한 번 시험을 볼 수 있는데 떨어지기 싫어서 수정의 수정을 거쳐 작성하는데만 한 달 정도의 시간을 소요했다.


결과, HCD전문가에 '합격' 했다. 작성할 때는 그렇게 귀찮더니 막상 따니까 기분은 좋았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했던 점은 UX 리드했던 프로젝트를 다시 되돌아보는 것이 컸기에 '미숙했던', '부족했던', '아쉬웠던'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복기가 중요한 것은 잘 알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전자책 집필, '일본 IT 대기업으로 끝내주게 이직하기'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었다. 그런데 과연 무엇을 쓸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시작도 하지 않은 일에 이상한 불안감에 둘러 싸여 있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작해보지도 않은 일에 왜 불안해야 하지?'. 그냥 '자신감'이 없었던 것이다. 일을 할 땐 가설/검증을 밥 먹듯이 외치고 전하는데 정작 나 자신의 일은 불안해한다는 것이 모순이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한 번 해보자!'


책 자체를 쓴다는 것은 글을 써봤던 배경이 없기에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경험도 쌓을 수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자책'을 선택한 것이다. 유튜브와 블로그를 보고 이미 실행한 분들이 어떻게 접근하고 실행하는지 파악했다. 생각보다 크게 어렵지 않았다.

나는 무엇을 쓸 수 있을까? 크게 두 가지가 나왔다. 첫째는 'UX'에 대한 내용이고 둘째는 '이직'에 관한 내용이었다.

'UX'의 경우 쓸 수는 있겠지만 좋은 서적이 많이 있기도 하고 누굴 타깃으로 해야 할지가 크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주요 타깃이 크게 떠오르지 않으니 어떤 내용을 어디까지 써야 할지 조심스러웠다. 또 전 직장에서 낸 성과들을 허가 없이 내용을 넣은 것도 위화감이 있었다.

반면, '이직'의 경우, 이직을 원하는 UX/UI 디자이너라는 명확한 타깃이 있었고 누구나 보편적으로 겪을 수 있는 내용도 아닌 데다 나의 노하우를 풀어내는 것이기에 문제 될 일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파이는 적을 수 있겠지만 처음 글을 쓰는 나의 입장에서도 글을 읽을 주요 타깃의 입장에서도 부담감이 적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그렇듯이 대충 아무렇게나 쓰고 싶지 않았다. 5개월 정도 남는 시간을 조금씩 투자해 전체 틀을 잡고 내용에 깊이를 더하고 수정을 하고 교정을 했다. 불안감을 떨쳐내고 그렇게 나는 나의 첫 전자책을 완성할 수 있었다.



Hello 2022

(2022.04〜2023.03)


초심을 잊지 않기

한국에서 인터랙션 디자인 강사와 프리랜서를 지내면서 커리어를 일찍부터 시작했지만 일본에서의 커리어는 출발이 늦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갭을 최대한 빠르게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게다가 나는 외국인으로서 한국인의 이미지를 나쁘게 할 수 없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


외국인인 만큼 분명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자'라는 일념으로 UX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쌓았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UX를 해나가는 데 있어 외국어로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 상대방을 납득시키고 공감시켜야 한다는 점, 쉽지 않았다. 그런 중에도 나의 노력에 공감해 준 매니저가 있었는데 '절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의 노력이 큰 경험과 배움이 될 거야'라는 말은 내 멘탈과 마음을 다시 잡게 만들었다.


포기하지 않은 덕분일까 지금은 많은 성과를 내고 있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자'라는 마음가짐은 앞으로도 계속 가져가야 할 나의 마음가짐이다.


사람이란 간사하듯이 환경이 좋아지고 여유가 생기면 '자만'을 하게 되고 멘탈이 해이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물론, 다 그렇진 않겠지만). 그렇기에 올해는 '초심을 잊지 말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노력하고자 한다.


이상적 계획과 선언

1. 지금 회사에서 성과를 내고 공헌하기

새로운 환경으로 이직을 한만큼 멋진 성과를 내고 팀에 공헌하고 싶다.


2. 사내 UX DAY! 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매달 개최, 매달 발표! 반드시 지키고 사내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


3. 대학 or 전문학교 비상근 강사 도전하기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UX강사로 또 하나의 경험을 쌓아가고 싶다.


4. 브런치에서 활동하기

나는 글을 잘 못쓴다. 글을 잘 쓰는 분들을 보면 너무 부러웠다. 그렇기에 브런치에 글을 쓴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과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전자책 집필을 할 때도 불안함을 떨쳐내고 도전해봤듯이 이 역시 시작하지 않고 마음에만 담아 둔다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전해보기로 했다. 많은 분들의 글도 읽어가며 글 쓰는 법도 배우며 성장하고자 한다.

앞으로 '일본 취업/이직''UX전반', '매니지먼트'를 중심으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상'을 '현실'로 바꾸자!


1년 간의 주요 활동을 돌아보고 올해 도전할 것에 대해 선언했다. 아직까진 이뤄내야 할 '이상적 계획'이지만 내년 이맘때 즈음 나를 돌아봤을 때 '이상적 계획'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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