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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D Sep 20. 2021

UX디자이너가 만나는 사람들

팀워크를 이끌어가는 협업의 기술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일을 진행하곤 한다. 이 과정에서, UX 디자이너는 팀워크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다 보니, UX 디자이너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직군과 역할의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그들과 여러 방식으로 소통하게 된다.


나 또한, 다양한 역할의 동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왔다. 그리고, 이 대화의 과정이 쌓여가면서, 각 담당자와 이야기를 할 때, 각각 염두에 두면 좋을만한 것들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각 대화에서 목적하는 바, 그리고 각 담당자가 궁극적으로 궁금해하고 해결하려는 바, 이런 것들을 미리 생각해두고 대화에 임한다면, 그들과의 협업이 좀 더 편안해질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각 역할 담당자와의 경험을 기록해보려 한다.


1. 프런트엔드 개발자

프런트엔드 개발자는 UX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정의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구현하는 일을 주로 수행한다. 따라서, 프런트엔드 개발자가 UX 디자이너에게 원하는 것은 '시나리오의 디테일'이다. 어떤 예외적인 상황이 서비스에 입력됐을 때, 어떻게 동작해야 하는 가에 대한 논의가 프런트엔드 개발자와의 대화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따라서, 프런트엔드 개발자와 신뢰 관계를 쌓고, 긍정적 대화를 이어기가 위해서 시나리오 디테일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2. 백엔드 개발자

백엔드 개발자는 프런트엔드 개발자와 긴밀히 협업하면서, 서버와의 통신과 같은 기반을 구현하는 일을 진행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가치는 서비스의 안정적인 동작이었다. 그들은 '시스템의 과부하 상황'에 관심이 많다. 따라서, UX 시나리오를 디자인할 때, 갑작스럽게 서버 등에 과부하가 생기는 상황을 미리 시뮬레이션해 보고, 그에 대한 방안(예를 들어 모니터링해야 할 아이템이 동시에 reload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리 정의된 개수만큼을 버튼 입력을 기반으로 시간차를 두고 불러오는 등)을 고민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3. 기구 개발자

서비스가 아닌, 제품의 형태를 지닌 상품(이어 버드 같은 제품 등)의 UX 디자인을 해야 하는 경우, 제품의 회로 등을 구현하는 기구 개발자와도 협업을 진행하게 된다. 그들은 'PUI의 동작성'에 주목한다. 물리적인 입력(버튼, 터치, 롱터치, 음성 입력 등) 정의에 따라 그들이 준비해야 하는 회로와 센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상품기획자와 미리 spec을 구체화한 후,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4. 상품 기획자

UX 디자이너가 가장 많은 대화를 하게 되는 직군이 상품 기획자 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상품 기획자가 작성한 요구사항을 UX 디자이너가 서비스의 형태로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상품 기획자와 UX 디자이너 간의 긴밀한 협업이 요구된다. (가장 많이 싸우게 되기도 한다.) 상품 기획자와 UX 디자이너가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부분은 '고객 가치', 바꿔 말하면 제품이나 서비스의 상품적 가치이다. 이 관점에서 상품기획자의 요구사항을 함께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면, 다른 많은 담당자와의 대화가 훨씬 수월해진다.


5. 영업/마케팅 담당자

영업/마케팅 담당자는 신규 UX 중, 고객들에게 가장 어필할만한 내용이 무엇인가에 집중한다. 이 부분은 애플이 참 잘하는 마케팅 플레이다. 어떤 신규 기능을 고객에게 어필할 때, 기능의 소개뿐 아니라 그 기능이 고객의 삶을 얼마나 좋게 하는지에 집중하고, 그것을 이야기한다. 이런 고객가치에 대해 UX 디자이너가 명확하게 설명해 준다면, 영업/마케팅 담당자가 그것을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전달할 것이다.


6. GUI 디자이너

GUI디자이너는 UX 디자이너가 정의한 인터페이스와 레이아웃을 다듬고, 수치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따라서 GUI 디자이너는 제품/서비스 전반의 톤/매너와 스타일을 궁금해한다. 타깃 고객층은 누구이고,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사는 사람들인지, 어떤 포인트로 고객을 공략하려 하는지 등을 설명하는 것이 GUI 디자이너와의 협업에 큰 도움이 됐다. 그저 UX시나리오만 전달하고, GUI로 만들어 주세요.라는 실수를 신입 때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 만으로는 좋은 GUI를 만들기 어렵다.


7. 프로젝트 매니저

프로젝트 매니저는 제품/서비스의 구현 과정의 일정과 진행도를 체크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과 '병목현상의 회피'이다. UX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개발 검토와 GUI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 보니, UX시나리오 일정이 딜레이 되면 전체 일정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에 대해 나는 시나리오 릴리즈에 대해 전체를 완성해서 전달하기보다, 전반적 구조, 1차 디테일, 2차 디테일 등으로 나눠 릴리즈 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이끌었다.


8. 품질 담당자

품질 담당자가 UX 디자이너에게 원하는 부분은 보통 거버넌스에 대한 내용이다. 모바일의 경우, 각 OS의 동작 규칙을 준수하고 있는지, 또는 전사적 관점에서 정의된 규칙에 위배되지는 않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이에 대해,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거버넌스 규칙이 있는지를 미리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고,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셀프 체크리스트 등을 준비해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9. 팀 내 다른 UX 디자이너

다른 UX 디자이너와는 고민이 되는 결정에 대해 많은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 어떤 서비스를 깊이 고민하다 보면, 그것에 사고가 매몰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를 피하기에도 동료와의 대화는 도움이 된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 여러 의사결정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다. 동료의 훈수가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10. 나 자신

앞서 9개 역할의 멤버들과 대화를 살펴봤다. 이 외에도 훨씬 많은 동료들과 소통하면서 일을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과의 대화에서 어떤 포인트를 집주하는 것이 도움이 됐는지를 적어봤다.

물론, 이런 접근은 프로젝트 진행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그들과의 대화를 위해 UX 디자이너, 나 자신과의 대화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끝없이 자문하고, 이것이 맞다는 생각에 이른다면, 그 과정이 힘들더라도 각 담당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끔은 싸우면서 긍정적 팀워크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박웅현 CCO께서 재직 중인 TBWA의 슬로건이 'The BEST of US'라고 했다. 멤버 각각의 역량은 부족할 수 있지만, 함께하는 '우리'로부터 나온 최고의 것에 집중한다는 뜻이랬다. 나는 저 슬로건이 참 맘에 든다. 앞으로 만나는 '우리'가 보다 나은 결과를 내는 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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