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버스계의 우버, Zum을 창업한 인도 여성 리투 나라얀 이야기
이 글은 [조쉬의 프로덕트 레터]에서 9월 25일에 발행되었습니다.
퀄리티 있는 프로덕트 이야기를 매주 1회 들려드릴게요.
안녕하세요. 프로덕트 디자이너 Josh입니다.
아이들을 안전하게 학교로 데려다주는 것은 공교육만큼이나 오래된 과제에요. 하지만 거의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레거시 대중교통 시스템을 혁신한 기업가는 거의 없었어요. 아직도 미국에서는 여전히 무전기로 통화하고, 매연을 뿜어내는 노란색 버스에 아이를 태우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러한 ‘등하원 교통’을 혁신한 인도 여성 기업가 리투 나라얀(Ritu Narayan)을 만나볼게요. 그녀는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여성 CEO이자, Zum의 창업자에요. ‘전기 스쿨버스’를 통해 지속가능한 환경 비즈니스를 하고 있어요.
아이들을 위한 Uber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기도 해요. 그녀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시카고 외에도 미국 전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어요. 그녀의 일대기, 제품 개발과정, 그리고 미래의 계획을 취재해보았습니다.
나라얀의 어머니는 육아로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어요. 나라얀은 그 당시 어머니가 그만둔 이유를 몰랐고 공부에만 전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두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자 어머니와 같은 딜레마에 직면합니다.
당시 나라얀은 eBay의 프로덕트 담당 임원이었는데요.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야 하는데, 스쿨버스를 놓치거나 오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고 해요.
또한 돌봄 계획을 짜놓았어도 종종 일찍 퇴근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지요. 이 때 이용 가능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통학수단이 부족했고, 직장에 늦거나 출근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고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라면 모두 공감하실 것 같아요.
30년 전의 어머니와 같은 딜레마를 스스로 직면하자 나라얀은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니..”하며 안타까워 했어요. 나라얀은 본인의 문제가 보편적이고 세대를 초월한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모든 부모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열어줄 해결책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나라얀의 초기 가설은 ‘워킹파파/워킹맘을 위한 우버’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제품의 첫 이름은 Liftee였어요.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기 위해, 먼저 프리토타입용 랜딩페이지를 만들고 팔로알토 지역의 학부모 그룹에게 이메일을 보냈어요.
제목은 ‘운전기사님들, 부디 부모가 되어주세요.’ 였어요. 간접적으로 학부모들의 안전 심리를 건드린 문장이었어요. 자녀를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의 차에 태우는 것은 리스크가 있는 사업이었습니다. 운전 기록, 차의 청결 상태, 정시에 출근하는지 여부 등 신뢰를 주어야만 했어요. 그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거죠.
이후 24시간만에 300명이 넘는 부모가 답장을 보내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또한 다른 부모들과의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Liftee가 언급되는 것을 듣기도 하고, Google로부터 이 서비스를 직원 복지로 도입하고 싶어하는 연락을 받았다고해요.
“아직 출시되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은 이 서비스를 받고 싶어 온갖 방법으로 제게 연락을 시도했어요.”
나라얀은 강한 수요를 깨닫고 앱을 빨리 출시하고 싶었으나, 경쟁사들과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기로 결정했어요. 대부분의 시간을 고객 인터뷰와 시장 조사에 집중하기로 한거죠. ‘어린이의 안전’과 관련된 서비스이기 때문이었어요.
학부모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선, 많은 디테일을 챙겨야 했어요. 나라얀은 하루 종일 부모들과 시간을 보내며 가장 시급한 우려사항을 파악했어요. 실시간 트래킹 기술은 금방 만들 수 있었지만, 정말 신뢰가 들만큼 훌륭한 운전기사를 고용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알려주느냐가 더 중요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사 전용 교육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기도 했어요.
조사 중 제품 설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첫 버전은 Google 스프레드 시트로 정보를 수집하고, PDF를 통해 운전기사를 배정하고, Paypal을 통해 결제를 받는 방식을 웹사이트로 구현했어요.
일반 고객들은 잘 몰랐지만, 초기에는 모든 것을 수동으로 처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나서 공모전을 통해 정식 서비스 이름을 Zum으로 결정한 후, 2018년 서비스를 출시합니다. (제품명을 어린이가 지었다고 하네요!)
학부모용(B2C)앱이 90%의 높은 주간 리텐션을 보였지만, B2B로 피봇을 한 이유
이후 Zum의 B2C용 앱 출시는 학부모에게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주간 리텐션이 90%였고, 일일 리텐션이 40%였다고해요. 몇 달만에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6개에 수백명의 드라이버를 고용할 수 있었어요.
더 많은 학부모를 가입시키고자 나라얀은 베이 지역 전역의 학교를 방문하여 학부모들에게 앱을 홍보했어요. 하지만 나라얀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미개척 시장을 발견하고야 맙니다. 바로 B2B 시장, ‘학교’들의 니즈를 발견한 것이죠.
많은 학교에서 통학 노선의 10-20%가 비효율적인 노선을 가지고 있어서, 더 작은 차량을 원했다고해요. 아이가 5명 수준인데 30명 이상의 버스가 출발해야만 했던거죠. 이는 공립학교들의 수십년된 인프라와 유연하지 못한 시스템 때문이었어요. 줌은 학생 수가 5~6명인 노선에는 SUV를, 학생 수가 30명 미만인 노선에는 미니버스를 투입할 수 있었어요.
이후 수요를 확인하자 적극적인 영업을 시작했고, 팔로알토의 아동 건강 위원회와 1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B2B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였어요. 정규 노선을 대체하는 소규모 계약도 여러건 체결했어요.
그러나 B2C, B2B 사업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은 엄청난 리소스가 드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Zum의 성장은 대부분 B2B에서 이루어졌어요. 학군과의 계약 체결이 훨씬 사업성이 좋았기 때문에, 나라얀은 약 8개월간 고민한 결과 제품 피봇을 결정합니다.
Zum은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10-20%의 노선을 ‘대체’하는 사업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점점 학군과의 계약 체결이 늘어나자, 나라얀은 나머지 80-90%는 구식 인프라를 사용하는 교통관리 공무원들과 접촉을 시작했어요.
그러나 지방 자치 단체는 이러한 계약을 바꾸고 싶지 않아했어요. 그러나 나라얀은 이에 굴하지 않고 지자체 공무원들 및 학군 교통 관리자들을 설득했어요. 그 설득에 가장 주요한 요인은 바로 ‘전기차’, 그리고 본래의 강점인 ‘소프트웨어 역량’을 활용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전기차는 필연적인 변화였지만 이 시장은 아직 그렇지 않았고, 정부의 지원 및 시장 확대를 예상한거죠. 나라얀은 8개월 동안의 고민 후 사업을 B2B로 완전히 전환하기로 결정합니다.
나라얀은 한번에 스쿨버스를 운행하는 업체가 되기보단, 기존 전기버스 운영업체와 제휴를 했어요. 그리고 Zum 소프트웨어의 역량을 엔터프라이즈급으로 올리기로 결정했어요.
이 기술로 오클랜드에서 기존 103대보다 73대로 버스 운행을 효율화하고, 통학에 1시간 이상 소요되는 학생 수를 70%에서 10%로 줄일 수 있었어요. 또한 정시 픽업률 98%, 25만개의 5점 평점을 확보했다고 해요.
주요 기능
운전자는 음성 안내 태블릿으로 아이가 아플 때 부모 및 학교에 이를 실시간 통보 가능
운전자는 실시간 수요에 따라 경로를 변경할 수 있음
부모는 자녀의 위치와 상태를 항상 확인 가능
학교는 차량, 운전자, 아이 위치를 볼 수 있으며, 운전자 카메라로 스쿨버스 내 학교 폭력, 약물 사용 등 사고를 방지
현재 Zum은 6개 주 지역 4000개 학교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B2B로 전환한 이후, 2021년 Zum은 1억 3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어요. 총 기업 가치는 10억 달러이며, 2027년까지 전국 총 1만대의 전기 버스를 도입하고자 한다고 해요.
“저희 시장 점유율은 아직 0.6%에 불과해요. 향후 큰 성장이 기대되고 있어요. 저희는 계속 아이와 부모들을 도울거에요. 전기 버스로 아이들의 두뇌와 신체에 더 깨끗한 공기를 공급하고, 통학 시간을 단축하여 아이들이 수업에 상쾌하게 임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또한 1,000명이 넘는 줌의 운전기사들은 학생의 이름과 개별 요구 사항을 손끝으로 확인할 수 있지요. 바퀴가 다 닮아 없어질 때까지 저는 버스를 계속 운전할 거에요.”
2022년 기준 미국에는 2만여개의 공립 교육구가 있고, 줌은 이 모든 교육구를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Zum의 큰 성장이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PMF를 찾기 위해 먼저 ‘프리토타입용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 주요 타깃을 테스트한 점이에요. 구체적인 타깃의 니즈를 제대로 확인했기 때문에, 사업을 결정할 수 있었어요.
실제 앱 출시 전, 리스크를 줄이고자 사용자 조사를 통해 ‘고객 신뢰’를 우선시한 점이에요. 창업자가 아이 엄마이다 보니, 신뢰할만한 운전 기사를 고용하는 문제를 가장 우선시하여 해결했어요.
B2C를 통해 만든 창업 네러티브를 더 큰 비전을 위해 빠르게 내려놓고, B2B로 전환한 점이에요. 나라얀의 유연한 사고와 합리적 결정을 엿볼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나라얀은 매년 큰 성장을 경험했구나..”를 느꼈어요. 초기에는 작은 이동 수단 대체 앱으로 시작했지만, 비즈니스가 성장함과 동시에 더 큰 비전을 계속 꿈꾸었고, 100% 전기차 스쿨버스 사회에 앞장서겠다는 나라얀의 행보가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사람이 성장하면 비전도 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재밌는 프로덕트 관련 아티클로 만나뵐게요.
조쉬의 프로덕트 레터를 구독해주세요.
퀄리티 높은 프로덕트 관련 기사를 1주일에 1번씩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