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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도 않는데 약먹기

방법론에 매몰된 이들에게

by UX민수 ㅡ 변민수


방법론에 매몰되는 이유


인터넷에는 수많은 방법론이 존재한다. 그중에서 특히 UX나 기획 관련된 방법론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은 대개 불안을 느끼거나,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크기 때문이다. 마치 아프지도 않은데 미리 약을 먹는 것과 같다.

나 역시도 그랬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반면, 이런 불안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애초에 자신의 역량을 신뢰하고 있으며, 방법론이 없어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방법론을 쌓아두기만 하는 문제



방법론을 보면 눈이 돌아가고, 닥치는 대로 수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정작 그 방법론을 실무에서 제대로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료를 모아놓기만 하고 다시 보지 않거나, 필요할 때조차 활용하지 못한다. 이는 정보 과잉 상태에 빠지는 '정보 거식증'과도 비슷하다.


이러한 문제를 겪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즉, 실력은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본인은 부족하다고 느껴 계속해서 새로운 정보를 찾고 방법론을 습득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 욕심이 많고, 더 잘하고 싶은 의욕이 큰 사람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이다.



방법론에서 벗어나는 해결책


첫째, 자료를 모으는 것을 아예 원없이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끝없이 모으고 나면 결국 자신에게 불필요한 것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하면 스스로 필요 없는 정보와 유용한 정보를 구분하는 감각을 키울 수 있다. 이 과정도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하고, 차라리 질릴 만큼 해보는 것이 낫다.


둘째, 이미 방법론의 효용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면, 더 이상 새로운 방법론을 탐하지 말고, 지금까지 모은 것들을 실제로 적용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값진 구슬이 있어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 따라서 작은 것이라도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보는 것이 핵심이다.


이 두 가지 과정을 거치면 자연스럽게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법론이 필요한지 감이 잡히고, 불안해서 무작정 방법론을 모으는 습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현업에서의 방법론과 기획력


현업에서 주목받는 사람들은 도구나 방법론을 잘 활용하는 능력보다는, 실질적인 기획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좋은 예로, 멋진 그릇을 사용한다고 음식 맛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방법론은 그릇과 같고, 기획은 음식에 해당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획력이며, 방법론은 그 기획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보조 수단일 뿐이다. 그러므로 방법론 자체에 집착하기보다는, 실질적인 기획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것이 더욱 현명한 접근 방식이다.



Photo by Volodymyr Hryshchenk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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