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전공과 대학원 진학 사이, 경험 중심 UX 진입 전략 탐색하기
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현재 사회학과 3학년에 재학 중 대학생입니다. 요즘 졸업 이후 진로를 고민하면서 UX라는 분야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특히 멘토님의 콘텐츠를 보며 더 깊이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비전공자로서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많습니다. 심리학이나 시각디자인으로 복수전공을 하는 게 나을지, 아니면 학부를 마치고 HCI 관련 대학원에 진학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어요. 복수전공을 하면 포트폴리오나 툴을 익힐 시간은 생길 것 같은데, 과연 UX 실무에 도움이 될 정도로 심화된 경험을 할 수 있을지 불안하기도 합니다.
UXer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학문적 배경이 더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전략적인 진로 선택은 무엇인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가능하다면 멘토님 주변에서 비슷한 선택을 한 분들의 사례도 공유해 주시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사회학 전공의 대학생으로 UX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되어 진지하게 진로를 탐색 중이시군요. 비전공자로서 UX 분야에 진입하기 위해 복수전공(심리학 또는 시각디자인)을 할지, 아니면 학부 후 HCI 관련 대학원 진학이 더 전략적인 선택일지 고민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복수전공이 실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제 경험 또는 주변 사례도 궁금하다는 점을 덧붙이셨습니다.
UX 분야는 ‘중심축 전공’이 뚜렷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어떤 학문을 전공했는지보다 무엇을 경험했는지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는 분야입니다. 실제로 현업에 있는 UXer들 중에서도 인문학, 심리학, 공학, 예체능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는 UX라는 일이 기술과 인문, 디자인 사이의 융합이 필요한 ‘다학제적’ 성격을 띠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복수전공을 한다는 것이 전략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대외활동이나 인턴, 프로젝트 경험을 얼마나 병행할 수 있느냐가 오히려 더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예를 들어, 심리학 복수전공을 하게 되면 이론적인 학습량이 많아져 실무 경험을 쌓기 어렵게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시각디자인 복수전공은 툴이나 포트폴리오 제작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UX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리’를 취하는 관점에서 보면, 복수전공이 나의 UX 준비 시간을 오히려 빼앗는 것이 아닌가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전공 자체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떤 전공이건 간에 그 안에서 내가 UX로 이어질 수 있는 경험을 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포트폴리오화 했는지입니다.
HCI 관련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시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하지만 그 진학의 목적이 ‘UX 취업을 위한 스펙 확보’라면 조금 더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UX는 본질적으로 실용적인 분야이며, 대학원 과정도 이론보다는 실무 경험과 연계될 때 진정한 시너지가 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많은 UX 관련 석사들이 산업체와의 산학 협력 프로젝트나 인턴십을 통해 경력을 쌓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원은 준비된 사람이 ‘경험을 심화’하거나, 혹은 ‘리서치 중심의 경력’을 원할 때 진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학부 졸업 후 바로 대학원 진학을 고민 중이라면, 우선 실무 현장에서 최소 3~6개월이라도 경험을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UX는 해보기 전에는 그 실체를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업무의 실상은 기업마다 너무나 다르고, 내가 기대했던 UX 역할과 현실이 괴리될 수 있기 때문에, 진학 여부는 이 경험 이후에 판단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입니다.
현시점에서 두 가지 접근방식을 제안해 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 실리를 우선하는 방향입니다. 이 경우, 복수전공보다는 전공 외적인 활동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병행할 수 있는 루트를 선택하세요. 학과 수업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전공을 선택해 UX 관련 프로젝트, 대외활동, 인턴십, UX 아카데미 등을 병행할 수 있다면, 그것이 더 전략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는, 깊이 있는 호기심에 기반한 선택입니다. 이 경우, UX의 리서치나 심리학적 접근에 깊은 흥미가 있다면 심리학을 복수 전공하거나, HCI 대학원 진학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단, 이는 전적으로 ‘몰입 가능한 호기심’이 기반이 되어야 하며, 그만큼 다른 활동의 시간은 제한될 수 있음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제 경우에도 이 두 가지 선택 사이에서 오랜 기간을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결국 UX 연구실에서의 석사 경험과 산학 프로젝트를 통해 커리어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무엇이 결정타였다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이렇듯 고민하는 모든 흐름이 유효한 방향성을 미세조정해 줍니다. 따라서 준비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으며, ‘경험’과 ‘탐색’을 병행하면서 조금씩 귀결되어 간다는 점을 가장 강조하고 싶습니다.
주변의 다양한 사례를 봐도, UX로 진입한 사람들의 백그라운드는 매우 다양합니다. 전공을 변경하지 않고도 대외활동과 프로젝트 중심의 준비로 UX 기업에 취업한 인문계 출신도 있고, 처음엔 시각디자인으로 진입했다가 경력을 전환하여 리서치 중심 UX로 옮긴 사례도 있습니다.
또한, 복수전공을 통해 스펙을 쌓았지만 실제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디자인(d) 베이스를 복수전공을 통해 보완한 것이 GUI나 프로토타이핑 영역에서 강점이 되었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을 했느냐’보다 ‘그 선택 이후에 무엇을 했느냐’입니다. UX는 입문 루트가 정형화되지 않은 만큼, 더더욱 경험 기반의 ‘스토리’와 ‘정체성’이 중요한 분야입니다. 그리고 그 스토리는 복수전공이든 대학원이든 단순히 선택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UX 분야는 혼란스러운 만큼, 한편으론 기회가 많은 영역입니다. 전공의 한계를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고,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행동’을 우선하세요. 필요한 툴(Figma 등)을 익히고, 사용자 인터뷰를 직접 진행해 보고, 작은 프로젝트라도 기획해서 결과를 만들어보는 것만큼 좋은 시작은 없습니다. 가능성이란 것을 너무 계산하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가능한 일인데 '어떻게' 하지를 고민해 보세요.
UXer가 되기 위한 최적의 루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의 내가 어떤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을 가장 후회할지를 스스로에게 묻는 것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멘티님의 UX 여정을 이끄는 가장 정확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혹시 이후에 포트폴리오 방향이나 실습 기회에 대한 고민이 생기신다면 언제든지 다시 질문 주세요. 조급해하지 말고, 차분히 그리고 꾸준히 준비하시면 분명 좋은 기회가 올 거라 믿습니다.
Photo by Lukas Baumann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