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9살 직장인입니다. 졸업 후 소형 스타트업에서 1년 반 정도 UI 디자이너(d)로 일했는데요, 실무를 겪으며 점점 UX 디자인(D) 쪽에 더 끌리게 되었고, 퇴사 후에는 UX 관련 책과 콘텐츠를 보며 독학하고 있습니다. 특히 멘토님의 책도 참고하며 구조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직 준비는 생각보다 녹록지 않네요.
이력서를 보내도 연락이 거의 오지 않고, 간간이 면접 기회가 생겨도 'UX 경험이 부족하다'는 피드백을 듣습니다. 사실 회사에서는 UI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UX 관련 작업은 보조 수준에 그쳤거든요. 그래서인지 포트폴리오도 결과물 중심이라, 과정에서 어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해결했는지 보여주기가 어렵습니다.
UX 직무에 진심으로 도전하고 싶지만, 제가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감을 못 잡겠습니다. 포트폴리오에서 꼭 보여줘야 할 '프로세스 중심의 스토리텔링'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인지, 비전공자이자 1~2년 경력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경험이나 프로젝트를 더 쌓아야 하는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멘티님은 UI 관련 업무로 1년 반 스타트업에서 일하셨고, 퇴사 후 독학으로 UX를 공부하고 계시다니 대단하셔요. 하지만 이직 과정에서 'UX 경험 부족'이라는 피드백을 자주 받으셨고, 포트폴리오 역시 결과물 중심이라 과정의 문제정의나 해결과정을 잘 보여주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에서 보여줘야 할 프로세스 중심의 스토리텔링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인지, 그리고 비전공자이자 1~2년 경력자가 어떤 경험을 더 쌓아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질문 주셨습니다.
UX 포트폴리오의 핵심은 ‘무엇을 만들었는가’보다 ‘어떻게 접근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결과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단지 ‘UI 디자이너(d)가 만든 예쁜 화면’으로 인식되기 쉽고, 그것이 UX 경험 부족이라는 피드백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UX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를 어떻게 정의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했으며, 사용자 관점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도출했는지를 명확히 서술하는 것입니다. “프로세스라는 뼈대가 강하게 문서를 지탱해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말씀 드리며, ‘이미지를 먼저 보여주려는 구성보다는 프로세스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할 것을 저는 강조 드리고자 합니다.
또한, “중요한 내용은 폰트를 키우거나 불필요한 박스나 색상을 과감히 빼는 등, 문서를 정리하는 전략적 레이아웃 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결국 시각적 포인트보다 정보 전달의 '맥락'을 더 강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모바일 앱 리디자인'이라고만 서술하기보다 “A라는 사용자 불편을 파악하기 위해 인터뷰와 설문을 진행했고, 이를 통해 ○○ 페르소나를 정의하였으며, 해당 페르소나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B 플로우에 집중하여 C라는 방식으로 개선안 도출”이라는 식의 과정 중심 이야기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물론 결과물에 이 모든 과정이 응축되어 있겠지만, 그건 나만 아는 것일 뿐 설명되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UX 직무는 실무 감각 없이는 잘 이해되지 않고, 이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에서 작은 회사라도 실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저질러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UX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분야”라고 말씀드리기까지 하며, 실무 감각을 익히기 위해 스타트업이나 에이전시 경험을 권했고, 저 또한 경험한 바 있습니다. 필수라기 보다는 대기업 공채가 예전 같지 않기에 마냥 기다리고만 있어선 경력을 쌓을 수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실적 대처라 보셔야 합니다.
멘티님은 UI 위주의 업무 경험만 있으셨지만, 그 안에서도 UX 관점을 드러낼 수 있는 작은 실마리를 찾아보세요. 예를 들어 직접 사용성 테스트를 제안하거나, 고객 문의를 분석해 시안에 반영했던 경험이 있다면, 그것이 UX적 사고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추가로, 퍼블리싱이든 서비스 기획이든 일단 UX 외연에 걸쳐 있는 역할을 일부 맡아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 전반의 흐름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이는 향후 UXer로의 전환에도 탄탄한 밑거름이 됩니다.
책이나 콘텐츠 중심의 독학은 큰 틀의 방향성을 잡는 데는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실제 포트폴리오로 이어지기 위해선 좀 더 구조화된 학습이나 실습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책과 인터넷만으로는 UX 현실을 알 수 없다”고 단언해 드리며, 단기적으로라도 실무에 발을 들이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강조 드립니다.
이런 측면에서 UX 관련 온라인 부트캠프나 리서치 기반의 단기 프로젝트, 산학 협력 형태의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특히 결과물보다 ‘문제 정의–인사이트 도출–가설 수립–프로토타이핑–사용자 검증’ 등 일련의 과정을 겪어볼 수 있는 경험을 확보하는 게 좋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이후 포트폴리오의 한 꼭지로 삼을 수 있으며, 현재의 UI 중심 결과물 포트폴리오의 구성 방식에 좋은 대조군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멘티님처럼 결과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리디자인한다면, 각 프로젝트마다 다음 흐름을 적용해 보세요.
첫째, 프로젝트 배경에서 문제를 명확히 드러냅니다.
둘째, 사용자 중심의 리서치 및 인사이트, 페르소나 정의 등 필요한 프레임과 과정을 설명합니다.
셋째,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스케치와 우선순위 선정 근거를 서술합니다.
넷째, 선정안으로 프로토타이핑 및 사용자 피드백, 반복 개선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다섯쨰, 결과에 대한 객관적 정량/정성 지표와 향후 개선점까지 제시해주면 좋습니다.
끝으로, 부족한 부분은 '회고'를 통해서 나 역시 단점을 인지하고 있음을 기록해둡니다.
또한, 동일 프로젝트라도 지원하는 회사의 산업군이나 역할에 맞게 포커스를 달리해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회사마다 UX를 정의하는 정도 조차 다르기 때문에, 각 프로젝트별로 지원하는 회사와의 접점을 찾아 어필해야 한다”고 강조해 드립니다.
UX 직무는 전공보다 ‘무엇을 경험했는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UX는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일하며, 어떤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가 핵심”입니다. 결국, 비전공자여도 자신만의 스토리라인이 명확하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UI 중심 프로젝트에 UX 프로세스를 덧입히는 식의 회고나 리디자인도 좋은 시도입니다. 또는 UX 포지션으로 가기 위해 단기 계약직, 프리랜서 프로젝트, 크라우드소싱 기반 프로젝트(예: UX 챌린지 등) 등을 통해 간접 경험을 확보하는 것도 권장드립니다.
UX 커뮤니티 활동(예: UX 컨퍼런스 발표, 오픈 프로젝트 참여 등) 역시 ‘경험’으로 어필될 수 있는 자산입니다. 혼자만의 독학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고 피드백 받는 경험은 그 자체로도 인터뷰에서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핵심은 티끌 보아 태산, 작지만 쌓아서 만드는 것에 있습니다.
멘티님의 고민과 열정이 진심이라는 것이 충분히 전해졌습니다. 스타트업 경험을 통해 실무 감각은 이미 가지고 계신 셈이고, 여기에 조금 더 ‘사용자 중심의 문제정의’와 ‘스토리텔링 능력’을 더하신다면 분명히 경쟁력을 갖추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UX 직무에 진심이라면,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서도 겉보기 예쁨보다 ‘전달력’과 ‘맥락’을 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경험’은 스펙이 아니라 맥락화된 스토리로 포장될 때 진짜 가치가 생깁니다. 멘티님의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합니다.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프로젝트 리디자인 방향이 더 궁금하시다면 언제든지 추가로 질문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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