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UX QNA

UXer로 일하며 ‘내 생각’은 어디까지 담아야 할까?

객관화란 '나'를 지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by UX민수 ㅡ 변민수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졸업을 앞둔 시각디자인 전공자입니다. 학교 수업과 프로젝트를 통해 UX 분야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졸업 후엔 UXer로 커리어를 쌓고 싶어 준비하고 있어요.

요즘은 개인 프로젝트나 과제를 할 때마다 "이건 내가 하고 싶은 방식인가, 아니면 사용자 중심으로 재해석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계속됩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설계 방향성이 명확한 편이라, 자칫 잘못하면 사용자보다 제 취향이 앞서는 선택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어요.

멘토님께서는 작업을 하실 때 ‘내 생각’과 ‘사용자 관점’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으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실무에서는 UXer 본인의 개인적인 관점이 어느 정도까지 허용되는지도 알고 싶어요. 멘토님의 경험을 토대로 조언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셨던 적 있으신가요?


나를 버리는 게 아닌 그저 '주관성'을 억제하고 경계하는 것입니다. 고로,
객관화란 '나'의 설득력을 높이는 과정이지 나를 지우는 작업이 아닙니다.

➥ 물론입니다. 좋은 질문이군요! UXer로서, 물론 디자이너(d/D)로서도 “내가 하고 싶은 방향성”과 “사용자 중심의 해석”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하고 계신다 하셨네요. 특히 본인의 설계 방향성이 분명하기에 자칫 개인의 취향이 앞서는 건 아닌가 우려된다는 말씀, 정말 중요한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질문은 단순히 디자인 방법론의 문제가 아니라 실무자로서 어떤 태도로 일해야 하는지를 묻는, 본질적인 화두이기도 합니다.




주관과 객관의 역할 구분


우선, UX 업무에서 ‘내 생각’을 담는다는 건 지워야 할 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내 생각’이 나의 감정이나 취향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타당한 관점을 갖춘 주관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실무에서는 이처럼 정제된 주관이 있어야 오히려 객관화가 가능합니다. 흔히 ‘객관화’란 나를 지우는 것처럼 오해되기 쉬우나, 실은 ‘나의 관점을 설득력 있게 정리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즉, ‘내가 무엇을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타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하고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나'라는 뿌리를 더욱 굳건하게 하는 과정이랄까요?



객관화의 본질과 실무에서의 적용


실무를 할 때 제가 항상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내가 하고 싶은 방식이 사용자에게도 좋은 방식인가?”입니다. 이 질문은 결국 ‘내 디자인(d/D)’이 아닌 ‘사용자의 경험’을 중심에 두겠다는 마인드셋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사용자 중심이 곧 사용자에게 모든 걸 맞추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사용자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내 시선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UXer의 핵심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무에서는 ‘내가 보기에 좋은 결과’보다는 ‘왜 이 안이 더 나은 선택인지’를 증명할 수 있어야 설득력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 논리의 기반이 나의 경험, 관찰, 데이터, 테스트 결과 등으로 뒷받침될 때 비로소 주관이 객관으로 승화됩니다.



UXer의 개성과 허용 범위


현업에서는 UXer의 개성과 취향이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지만, 팀의 방향성과 프로젝트의 목적, 브랜드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으면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저 역시 저만의 디자인(d/D) 철학이나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었지만, 실무에서는 그것이 프로젝트의 목표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먼저 따졌습니다. 내 것이 아닌 ‘우리의 결과물’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실무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나의 주관이 곧 나의 전문성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하며, 감정이 아닌 논리로 정제된 관점이라는 점입니다.



포트폴리오에 담을 태도와 구성


멘티님의 경우처럼 자기만의 작업 방향성이 뚜렷한 분들은 오히려 그것을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강점을 표현하는 방식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가 아닌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근거가 있다”로 풀어야 실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도 단순히 결과물을 보여주기보다는,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사용자의 어떤 니즈나 문제를 반영한 결과인지’를 우선 설명해야 합니다. 시각적 완성도만으로는 부족하고, 의사결정의 논리 구조가 뒷받침되어야 실무자나 면접관에게 신뢰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객관화라고 합니다.



실무 감각의 형성과 태도의 균형


사실 디자인(d/D)은 철저히 주관적인 판단으로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타인의 공감을 얻어야 하는 작업입니다. 때문에 ‘내 생각’이란 것을 완전히 지우기보다는, 그것을 객관적 언어로 전환하여 타인과 공유 가능한 형태로 재탄생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UXer가 실무에서 계속 훈련해야 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UX 분야는 문제 해결 중심의 실용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전달할 수 있는 태도가 더욱 중요합니다. 개인의 취향은 설계의 출발점일 수 있지만, 사용자 경험이라는 렌즈를 통과하지 않으면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내 생각’이란 지워야 할 대상이 아니라 정제되어야 할 자산입니다. 나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시선을 객관화하고, 그것이 사용자 경험을 풍요롭게 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과정이 실무 UXer의 길이라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주관성과 객관성은 충돌하는 개념이 아니라, 설득력 있는 UX 설계를 위한 서로 다른 축입니다. 지금처럼 “내 생각이 앞서고 있진 않을까?”를 고민하는 태도 자체가 이미 좋은 UXer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실무에서도 그 고민은 계속될 테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관점이 더욱 단단해지길 응원합니다.


혹시 최근 포트폴리오 작업 중에서 사용자의 반응과 내 판단 사이에서 갈등한 사례가 있다면 함께 이야기 나눠봐도 좋을 것 같아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