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UX QNA

일단 직접 해보라는 조언이 솔직히 이해가 안 갑니다

준비와 실행 사이, UX 입문의 출발점을 어떻게 열 것인가

by UX민수 ㅡ 변민수
안녕하세요 멘토님! UX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한 지 5개월 정도 된 취준생입니다. 비전공자로 진로를 전환 중인데, 관련 책도 읽고 강의도 들으며 Figma 등 툴도 조금씩 익히고 있어요. 멘토님의 콘텐츠도 종종 찾아보며 많은 도움 받고 있습니다.

근데 요즘 정말 헷갈리는 게 있어요. UX를 잘하려면 실전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시잖아요. 그런데 실전 경험을 하려면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어야 참여할 수 있고, 참여를 하더라도 퀄리티 있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결국 '경험을 하려면 준비가 필요하고, 준비가 되려면 경험을 해봐야 한다'는 얘기로 들려서…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같은 상황에 갇힌 기분이에요,

예를 들어 프로젝트를 직접 해보라고 하면, 어떤 주제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고, 아무거나 해봤다간 퀄리티가 떨어져서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할까 봐 두려운 마음도 있어요. 그렇다고 준비만 계속하다 보면 '실전 감각'이 없을까 봐 또 걱정이고요.

혹시 이런 딜레마를 겪는 사람에게 조언해 주실 수 있을까요? UX 실전 경험이라는 걸 정말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과 수준에서 출발해도 괜찮은지 너무 궁금합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 UX 공부를 시작한 지 5개월 정도 된 비전공 취준생으로서, 실전 경험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정작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고민을 담은 질문을 주셨습니다. 실무 경험을 하려면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 같고, 반대로 실무를 해봐야 준비가 된다는 이야기도 있어, 준비와 실행 사이에서 방향을 잃은 채 불안함을 느끼고 계시네요. 정말 품을 만한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해를 풀어보죠.




준비와 실전 사이에서의 혼란


UX를 공부한 지 5개월 차, 책도 읽고 강의도 들으며 Figma도 익히고 계신다고 하셨죠. 질문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준비를 하고 실전을 해야 하는데, 실전을 해보려면 준비가 필요하고…라는 닭과 달걀 같은 순환 속에서 혼란을 느끼고 계신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막상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니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고, ‘아무거나 했다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도 크셨을 것 같아요.


이러한 고민은 단지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준비와 실행 사이에 놓인 허들에 대한 인식과 관점의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허들을 넘는 방식은 반드시 결과물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만이 아니라, 어떤 ‘관점’으로 시작하고 경험을 쌓아가는가에 달려 있다는 점을 꼭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운전면허 시험에 비유해 본다면


이럴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비유가 바로 ‘운전면허 시험’입니다. 도로에 나가 실제로 운전하려면 당연히 운전면허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면허를 따기 위해서도 제한된 조건의 차량으로 일정 기간, 규정된 경로에서 연습할 기회가 먼저 주어지죠. 이 연습은 완벽한 운전 실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전 주행을 할 수 있을 최소한의 감각’을 익히기 위한 단계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이 연습이 끝나기도 전에 필기시험 만점 도전에 매몰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실기시험을 준비한다며 코스주행만 반복하다 실제 도로에서는 자신감을 잃고 맙니다. UX 입문자들이 흔히 겪는 ‘준비의 늪’ 역시 이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실제 실무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필요한 것은, 그 자체로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도로로 나설 수 있는 자신감과 기본 감각’이기 때문입니다.



준비보다 실행이 중요한 이유


실제 멘토링 과정에서도 자주 말씀 드리는 단골메뉴입니다. UX는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수많은 이론과 방법론을 공부하고 워크숍을 반복한다고 해도, 실제 사용자와 맞닥뜨리고, 팀과 협업하며, 일정과 우선순위 안에서 고민하는 경험은 ‘책 속 UX’와 완전히 다른 세계입니다. 실무의 첫 경험이야말로 진짜 공부의 시작이라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훈련소와 전쟁터의 차이죠.


저 역시 2달간의 기획자 과정을 통해 만든 기획서 한 장 덕분에, 정식 경력이 없었음에도 스타트업에서 서비스 기획자로 일할 기회를 얻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부족한 점 투성이었지만, 저를 불러준 회사도 그 완벽함보다는 가능성을 본 것이고, 무엇보다 제가 그 기회를 붙들고 실전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점이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실전은 언제나 두렵지만, 그 두려움을 넘는 실행이야말로 UX 실력의 출발점입니다.

취업을 했다는 것은 준비가 잘 되었다는 것과는 다소 결이 다른 것입니다. 이걸 이해하지 못하면 수수께끼를 영영 풀 수 없고 그 미로 속에서 굉장히 많은 자원을 낭비하며 불안과 더불어 자존감을 축내기만 하게 됩니다.



경험을 ‘닫힌 연습’이 아닌 ‘열린 시도’로


실기시험 코스를 도는 연습만 반복하는 것이 운전 실력의 전부가 될 수 없듯이, 준비 과정이 반복된다고 실력이 무한정 쌓이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반복적인 학습은 ‘정답’을 외우게 만들 수 있고, 그것이 실전에서 오히려 예측불가한 사용자 반응에 무력한 UXer를 만들기도 합니다. 역설적으로 이건 무능해지는 길입니다. 연습량과 실력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과도 연결되는 이야기입니다.


반대로, 설익은 경험이라도 실제 상황에서 부딪히고 나면 사용자, 팀,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비약적으로 확장됩니다. 중요한 건 지금 내가 ‘완성된 UX’를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지금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고, 이후를 위한 성장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입니다. 이 열린 태도야말로 실전 경험의 핵심이고, UX라는 직무 자체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도 말이 되는 이유는, 그러한 사람들을 필요에 의해 회사에서 채용을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완성된 인재를 모시기 어렵기 때문이죠. 이 만남의 장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실전의 문턱을 넘는 방법


실전 경험은 거창할 필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리디자인 과제’를 스스로 정해보거나, 사이드 프로젝트 팀을 찾아 협업해 보거나, 오픈된 UX 해커톤에 참여하는 등 무대를 작게라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때의 목적은 ‘입상’이나 ‘성과’가 아니라, 내가 어떤 UX 사고를 했고, 어디서 막혔으며, 어떻게 풀었는지를 경험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이 경험 하나가 다음 기회를 낳고, 그다음은 더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마치 도로주행 첫날 핸들을 떨리는 손으로 잡지만, 일주일 뒤에는 능숙하게 유턴을 하게 되는 것처럼요. ‘처음은 누구나 서툴지만, 누구나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진짜 성장은 실전 이후부터


결국, UX 실무 경험은 ‘준비를 마쳐야 하는 자격’이 아니라, 성장을 위해 누구나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은 지금 불완전한 상태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고, 오히려 그렇게 시작해야만 의미 있는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실전에서 막 부딪혀보며, '이제부터 진짜다'라는 감각을 얻는 순간이 진짜 UX 커리어의 시작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준비가 덜 되었다는 두려움은 어쩌면 그만큼 진지하게 UX를 대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그 불안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것이며, 지금 이 순간도 성장을 위한 준비가 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지금의 수준에서 작은 경험부터 하나씩 시작해 보세요. 그 한 걸음이 반드시 다음의 기회를 불러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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