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라는 말이 없던 시절, 그것은 태도였다
사람은 자주 실수했고, 컴퓨터는 자주 화를 냈다. 버튼을 눌러도 반응이 없었고, 클릭이 안 되었으며, 경고음은 끝도 없이 울렸다. 파일은 열리지 않았고, 커서는 멈췄으며, 화면은 예고 없이 닫혔다. 기계는 불친절했고, 사람은 당황했다. 이 반복적인 패턴은 어느덧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졌고, 사람들은 곧 자기 자신을 탓하기 시작했다. “내가 뭘 잘못했지?”
그 시절, 사용자의 실수는 기술적 미숙으로 해석되었다. 컴퓨터는 정확하고 논리적인 기계였기에, 오류가 난다면 그건 사용자 탓이었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사용자가 컴퓨터를 몰라서 그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는 달랐다. “혹시 컴퓨터가 사람을 너무 몰라서 그런 건 아닐까?” 질문은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이 단순하지만 근본적인 의문은, 기술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처음으로 다시 묻게 만든다. 사람과 기계가 만나고, 어긋나고, 다시 조율되는 그 모든 과정을 단순한 에러로 보기엔 뭔가 더 많은 것이 있었고, 이를 진지하게 관찰하고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싹트기 시작했다.
1982년, ACM(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은 이 새로운 시선을 공식화한다. 기술 중심이었던 컴퓨터 과학의 관점에 사람이라는 변수를 넣은 연구 그룹, 바로 SIGCHI(Special Interest Group on Computer–Human Interaction), 줄여서 CHI 학회의 출범이었다. 여기서부터 사용자는 단지 결과를 받아들이는 객체가 아니라, 시스템을 ‘사용하는 행위’의 주체로 다뤄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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