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인터페이스 — 클리?(CLI) 윔프?(WIMP)

이름이 없었던 시절, UX는 몸짓으로 존재했다

by UX민수 ㅡ 변민수

인터페이스는 늘 곁에, 단지 우리가 몰랐을 뿐


UX라는 단어는 1993년 처음 등장했다. 그러나 사용자 경험의 본질은 그보다 훨씬 전부터 존재해왔다. 우리가 컴퓨터를 만지고, 기계를 작동시키고, 버튼을 누르고, 반응을 기다렸던 모든 순간들이 곧 UX였다. 그저 그 행위와 경험들을 지칭하는 이름이 없었을 뿐이다. UX는 그 이름이 태어나기 전부터 자라나고 있었다.


‘인터페이스’라는 말 역시 마찬가지다. 컴퓨터와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지를 설명하는 이 개념은 오늘날 누구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지만, 초창기에는 그것조차 추상적이고 낯설었다. 그 당시 사람들에게 지금처럼 ‘UX를 설계한다’거나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한다’는 말은 없었다. 다만 어떤 식으로든 컴퓨터와 상호작용했고, 그 안에서 시행착오와 감각의 축적이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던 그 시절의 이름 없는 UX는, 마치 말을 배우기 전 아이의 몸짓처럼 존재했다. 아직 말은 없지만 분명한 표현이 있었고, 의도가 있었고, 반응이 있었다.


그 모든 흐름의 출발점엔 두 개의 인터페이스가 있었다. 흑백의 세계를 지배하던 CLI, 그리고 그것에 반기를 들었던 WIMP.



까만 화면 위 하얀 글자 — 명령어가 전부였던 CLI


UX가 없던 시절,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커맨드라인 인터페이스(Command Line Interface)’, 줄여서 CLI(‘클리’ 아니다)였다. 지금도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시스템 관리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도구로 쓰이고 있지만, 일반 사용자에게 CLI는 낯설고 어렵기 그지없는 방식이다. 심지어 AI 시대의 대화의 매개인 프롬프트 조차도 따지고 보면 CLI라고 볼 수도 있겠다. 까만 화면 위에 하얀 글자로 명령어를 직접 입력해야 했고, 철자 하나만 틀려도 에러 메시지가 출력되었다. 사용자에게 허용된 유일한 창구는 키보드였다. 마우스도, 버튼도, 아이콘도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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