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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니어지 노가다꾼이 아니야!?

그런데 말입니다…

by UX민수 ㅡ 변민수

어느 순간 디자이너(D)가 되겠다고 마음이 기울었을 때, 상상은 늘 내 안에서 반짝거렸다. 남들이 감탄하는 인터페이스를 만들고, 서비스의 본질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내며, 프로젝트의 중심에서 빛나는 그림을 그리는 내 모습 말이다. 그러나 막상 주니어로 현업에 발을 들여놓으면 풍경은 전혀 달라져버린다. 나 또한 그랬다.


하루 종일 버튼을 정렬하며, 복잡하게 얽혀 있는 유관부서와의 논쟁들, 무한히 증식해 늘어나는 몇 차 시안을 수정하느라 야근도 잦아진다. 회의실에서 들었던 거대한 비전은 속수무책으로 기억에서 아득히 밀려나고, 눈앞에는 끝도 없는 수정 요청과 마우스 클릭만이 남는다. 그럴 때면 문득 이런 자조가 나온다. “나는 디자이너(D)라기보다 그냥 노가다꾼 아닐까?”




반복 작업 속에 숨어 있는 배움


분명 지겹고 단조로운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유심히 들여다보면, 바로 그 반복 속에는 사실 배움이 숨어 있다. UI 시스템을 일일이 체크하고 대조하는 과정에서 전사의 디자인(d) 스타일을 이해하게 되고, 수십 번의 픽셀 보정 끝에 화면의 완성도가 눈에 띄게 올라가기도 한다.


단순히 똑같은 작업을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그 안에서 디테일을 읽어내고 눈을 단련하는 기회가 된다. 주니어 시절의 ‘허드렛일’은 사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자기 훈련이란 것을 스스로 눈치채며 살아가는 이는 오히려 적은 것 같다. 낭비 같아 보일 뿐 낭비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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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er · 멘토 · 저자 · Design with capital D · 자기계발 · 갓생 · UX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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