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DOC의 Process를 번역, 의역, 재구성한 글입니다.
잘못된 체계는 항상 좋은 인력을 망친다.
- 윌리엄 에드워즈 데밍, 품질 경영 전문가
[체계란 무엇인가?]
(1) 체계는 결과의 예측가능성을 높인다.
(2) 체계는 서로 명확히 보이지 않거나 추상적인 생각을 가시적으로 시각화한다.
(3) 체계는 조직이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4) 체계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생각의 과정이지, 단순히 행동의 유무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다.
(5) 체계는 모든 곳에서 똑같은 형태로 만들어질 수 없다.
(6) 체계는 맥락에 맞게 파괴되며, 다시 설계되어야 한다.
(7) 체계는 보여주기식으로 나타나선 안 된다.
(8) 체계는 조직원들이 서로를 믿게 해준다.
[체계는 결과의 예측가능성을 높인다.]
체계란, 일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행되어야 하는 일련의 업무들을 뜻한다. 이 업무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어떻게 일을 진행해야 할지에 대한 요리 레시피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체계는 일에 있어서 예측가능성과 명확성을 만들어 준다.
[체계는 서로 명확히 보이지 않거나 추상적인 생각을 가시적으로 시각화한다.]
일의 목적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더라도,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는 허다하다. 서로의 업무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 그리고 협업하는 사람에 대한 고려가 되지 않은 산출물이 계속 전달되면서 일의 복잡성을 가중시키는 경우 등이 있다.
체계는 업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시각적으로 구조화시킴으로써 업무의 투명성을 높여준다. 그렇기에 체계는 다양한 직군으로 구성된 팀이 공동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만들고, 일에 있어서 자신이 맡은 바를 명확히 정의하여 업무가 잘 진척될 수 있도록 한다.
[체계는 조직이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체계가 잡히면 여러 팀간 조화를 이루기 시작한다. 팀 내의 일하는 방식이 다르더라도, 조직 전체의 의사 결정 방식과 그 과정이 신중하고 일관되게 진행되기 때문에, 일이 잘못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체계 내에서는 어디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빠르게 파악하여 조치할 수 있다.
[체계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생각의 과정이지, 단순히 행동의 유무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다.]
체계는 업무를 다음 단계로 진척시키는 것과, 그 과정을 조율하는 것을 모두 뜻한다. 단순히 일을 단계화시켜서 무작정 다음 단계로 어떻게든 빨리 옮기려는 것은 체계가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단계보다, 그 과정을 왜 거치는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체계는 일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곰곰이 생각하는 과정이지, 단순히 ‘행동의 유무를 체크’하는 행위가 되어선 안 된다. 최고의 조직은 체계를 따르면서도 일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발견하면 절차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오히려 무비판적으로 피상적인 체계만을 따라가기만 하는 것이 조직의 자원 낭비를 야기한다.
[체계는 모든 곳에서 똑같은 형태로 만들어질 수 없다.]
디자인 씽킹, 더블 다이아몬드, 애자일, 스크럼, 린 등 인간은 단순하게 공식화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을 원한다. 이러한 공식에 관련된 사람들은 책과 강의를 팔며, 심지어는 조직의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며 수백만 달러짜리 컨설팅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조직의 체계는 이런 방식으로 절대 만들어질 수 없다.
조직은 조직마다 사업의 맥락, 인력의 구성, 인력들의 특성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그리고 어떤 회사에서 성공한 체계가 다른 회사에서 성공할 확률은 극히 드물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픽사의 체계를 금융 회사에 적용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 조직이 하고자 하는 일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에 필요한 것들을 객관적으로 이해했을 때 조직만의 탁월한 체계가 만들어진다.
[체계는 맥락에 맞게 파괴되며, 다시 설계되어야 한다.]
기술이 변하고, 회사의 상황이 변하고, 인력도 변하면서 일의 목적 또한 바뀐다. 그렇기 때문에 몇 년전에 만들어진 체계는 현재에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정기적으로 조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할 부분과 과감히 버려야 할 부분을 점검하며 체계를 재정비 해야 한다. 체계는 일의 목적에 대한 이해와 비판적 사고가 결합해야 만들어질 수 있다. 단순히 어떤 요인들의 대입으로 만들어지는 공식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체계는 보여주기식으로 나타나선 안 된다.]
간혹 조직의 리더들은 ‘특정 행동을 수행한 것’만으로도 보상을 주곤 한다. 이렇게 체계를 보상과 직결된 행동 유인책(incentive)으로 표현하면, 조직원들은 일의 목적이 아닌 그 보상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한다. 그러한 행동들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무관하게 말이다.
체계는 일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만들어져야 하며, 일의 목적이 체계에 맞춰져서는 안 된다. 탁월한 체계는 조직원들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무엇인가?’, ‘회사의 비전이 확실하게 전달되고 있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질 용기를 만들어 준다.
피상적이고 보여주기식의 체계는 사람들이 체계 속에 숨을 수 있도록 만든다. 그러한 체계 속에서는 사람들이 체계를 이유로 어떤 작업이 더 필요하다며 결정을 내리지 않고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일은 그저 정해진 단계를 따른다고 해서 이뤄질 수 없다. 그리고 그런 일이라면, 현대 시대에는 AI에게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다. 기계가 인간보다 그런 일은 훨씬 더 잘 수행한다.
[체계는 조직원들이 서로를 믿게 해준다.]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조직들은 ‘체계가 부족하다’면서 온갖 규칙들을 만들곤 한다. 사람을 신뢰하기보다 체계를 신뢰하는 것이 낫다라는 발상에서다. 하지만 규칙을 전달한다고 해서 일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 리가 없으며, 일방적인 전달과 몰이해는 서로의 신뢰를 더욱 깨뜨린다.
체계는 일의 결과를 발전시키는 데 있다. 그렇기에 체계는 조직원들이 서로를 믿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 훌륭한 체계는 사람들이 단순 노동을 하도록 만들기보다, 오히려 사고 과정을 촉진하여 일의 질과 성과를 높인다. 이는 조직원들이 서로의 업무에 대한 이해, 그리고 조직의 일의 목적에 대한 이해를 달성했을 때 성립되는 것이다.
사람을 기계처럼 업무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체계가 아니다.
Source: https://www.doc.cc/articles/proc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