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내게 질문 UX
"야, 그런데 넌 정확히 뭐를 하는 것이여?"
"네? 아아, 저 UX 디자인하잖아요. "
"뭐? 뭔 엑스? 그게 뭔디? 그게 뭐하는 거여?"
이젠 이런 질문을 하도 많이 받아서 낯설지도 않다. 그것도 몰라요?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이해도 된다. 현재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삶이, 인생이 무엇인지 쉽게 정의할 수 없듯이, UX라는 분야를 전공했고 오랫동안 현직에 있어도 단순하게 정의하기가 어려우니까. 이럴 때면 귀찮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니까 짧게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것.'이에요 라고 답변을 하며 짧게 대화를 마무리짓고 만다.
그런데 설날이 지나고 이번엔 회사의 매우 친한 동료가 또 물어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말 UX가 뭐예요? UI랑 다른 거예요?"
" 다르죠, UX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경험이니까요."
그날도 평소처럼 귀찮으니까 준비되어 있는 답변대로 답변을 하고 대화를 마무리하려 했다.
그랬더니 절친 동료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럼 굿모닝! 하우 알 유?"
"유~~~~엑~~~~~~스!!! 이렇게 얘기해야지~!"
I'm fine이란 말 대신 "아임 유엑스"라고 대답하겠다는 것이었다.
농담이니 그냥 웃으며 넘어갔지만 계속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문득 수년간 공부한 학문이 제 귀찮은 답변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전달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드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지난 8년간 현업에서 경험한 일에 대한 진지함이 조금이나마 남아있다면 귀찮다고 흘려 넘기는 게 아니라 나름대로 정리를 하고 논리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심도 잠시, 의외의 문제는 부담감이었다. 차라리 제가 좋아하는 빵집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얼마든지 쓸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저는 비전문가니까 부담 대신 재미만이 존재하니까. 하지만 제가 오랫동안 경험한 학문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은 뭐랄까 마음의 무게가 상당히 무거워진다. 과연 이게 맞는 것일까?라는 자기 검열도 시작하게 되고, 고민도 하게 된다.
'교수님이 보시면 어떡하지?'
'같이 프로젝트하시는 책임님이 보고 비웃으시면?'
'혹시 건방진 것일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며 글을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였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완벽하지 않으니까, 최소한 노력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내가 공부한 내용에 대한 내 관점을 남겨보기로 했다. 사실 뭐 관점이라고 하기보단, 내가 공부한 내용을 타인도 이해하고 좀 더 함께 알아갔으면 좋겠다. 왜냐면 현업에서는 UX가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뭔가 해달라는 요구사항이 많거나, 아니면 단순히 예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그런 오해를 같이 공유하고 함께 풀어 나가고 싶다.
오랫동안 몸담은 분야를 정리하는 업무를 타인도 공감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싶다. 귀찮은 듯 어색하게 "기분 좋아지는 것"이요.. 이 정도가 아니라 (사실 맞는 소리이긴 하지만) 그 이외에 다른 요소들도 많으니까 어떤 요소들이 있는지도 내 나름대로의 정리를 해 나가야지. 이왕이면 내가 경험한 여러 사례들을 함께 소개하는 시도를 해보고 싶다.
2019년 소박한 소망은,
1. 결혼에 대한 공부 (화목한 가정생활 선호자니까!)
2. UX에 대한 견해, 기획에 대한 정리 (전문가가 되고 싶으니까요!)
3. 글쓰기에 대한 진지한 고찰
4. 꾸준한 드로잉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UX 관련하여 꾸준히 포스팅하고 생각을 정리하도록 해야겠다. :)
브런치만큼은 좀 더 꾸준하게 밀도 있는 글을 써 내려가고 싶다. 항상 생각에서 멈추지 말고 행동할 수 있도록!
* 흩어지는 순간을 기억하고자 기록합니다.
* book_j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