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들은 디지털 휴먼을 어떻게 활용할까?
오랜만에 가족 외 타인을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되었다. 아주 오랜만의 외출이었다. 그동안 오미크론 바이러스니, 델타 바이러스니 코로나 뉴스를 계속 들으면서 외출하기가 무서워졌다. 그래서 한동안 집에 콕 틀어박혀 바이러스로부터 나를 보호하였다. 다행히 코로나로부터 나의 몸은 지켜냈지만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 갈수록 외로워졌다. 그런 찰나에 오랜만에 타인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서 서로 조사한 내용들을 나누었다. 그리곤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고민을 하였다. 나만 코로나 때문에 외로웠던 게 아니었는지, 함께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그 친구도 '외로움'에 주목하였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날마다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사람의 온기는 날이 갈수록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 같다. 부쩍 혼자 있어야 하는 환경 때문에 누구나 외로움을 느끼기 쉬운 상황이 온 것이다. 이동을 하면서 정서적인 외로움을 느낀다면, 그것이야말로 불편한 점이 아닐까?
그렇게 '이동을 하면서 느끼는 외로움'을 어떻게 해결해줄까? 고민하던 찰나 자동차 회사들이 '디지털 휴먼'을 정신적인 안정을 위해서, 시스템의 직관적인 사용을 위해서, 정보의 쉬운 접근성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보다 스마트한 이동을 위해 자동차 회사들은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 것일까?
BMW의 소피(Sophie)
매년 BMW는 차량 내에서 운전자들이 편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음성, 제스처, 아이 트랙킹과 같은 기술들을 진화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어떻게 효율적이고 스마트하게 인터랙션을 할 것인지 고민하면서 시각, 청각, 촉각적인 인터랙션을 유기적으로 결합해나가고 있다. 대형 디스플레이에 탑승객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보여주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형태이다.
최근 더욱 진화하여 청각, 시각, 촉각 등 모든 감각 기술들이 어우러진 '디지털 휴먼'을 차량 내 적용하고 있다. '소피(Sophie)'라는 디지털 휴먼을 만들어 궁극의 인터랙션을 만들어 내고 있는 형태이다. 사람과 유사하게 얼굴, 목소리 등 외형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으로 인간과 유대관계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소피는 탑승객이 탑승하였을 때 궁금해하는 사항들에 대해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고, 현재 어떤 상황인지 더욱 지능화된 인공지능으로 설명해준다. 비록 현재 구현 단계는 BMW의 음성 어시스턴트가 대답해주는 형태로 구현되고 있으며 음성을 단지 사람의 형상으로 변화한 정도이다. 하지만 BMW의 인터뷰에 따르면 점차 디지털 휴먼의 표정, 제스처 등의 비언어적 표현 방식을 적용해 탑승객과 디지털 휴먼 간 풍부한 감정 교류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날이 갈수록 감성과 개인화가 미래의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가 되는 만큼 자연스러운 교감을 통해 브랜드의 신뢰감, 친숙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임러의 사라(Sarah)
벤츠는 '사라'라는 디지털 휴먼을 채택하여 자동차 파이낸싱, 리스, 보험과 관련한 고객의 질문을 대신 대응하고 있다. 고객의 접점에서 질문이나 컴플레인을 대응하는 역할은 서비스의 중요성이 무척 크지만 인건비의 부담과 관리의 어려움이 크다. 디지털 휴먼인 사라는 사람이 느끼고 대응하는 방식을 프로그래밍하여 자동차 파이낸싱, 리스, 보험에 대해 신뢰를 얻는데 도움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사라는 얼굴이나 감정 인식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비언어적 행동 역시 인식하도록 되어 있다.
점점 금융, 모빌리티의 포트폴리오가 복잡해질수록 개인 맞춤형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데 어려워진다. 다임러는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얼굴 인식으로 비언어적 행동을 실시간 인식하면서 적절한 답변을 제공하는 것까지 염두하며 개발하고 있다.
다임러는 현재 디지털 휴먼 '사라'를 파이낸싱, 리스, 보험 등과 같은 상담 업무로 활용하고 있지만 추후 차량 내 어시스턴트 역할로 활용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벤츠는 각 탑승자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세심한 UX를 설계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7개의 다른 프로필을 차량 내 적용해 각 프로필마다 개인화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화된 정보는 클라우드로 저장이 되어 어떤 차량을 탑승하든지 개인이 설정한 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궁극의 개인화가 이루어질 때 디지털 휴먼인 '사라'가 개인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해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니오(Nio)의 노미 메이트(NOMI Mate)
중국의 테슬라라고 불리는 '니오'는 차량 내 물리적인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적용하였다. '노미 메이트'라고 불리는 동그란 원형의 에이전트는 차량 내에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동반자적인 개념의 에이전트이다. 니오는 미래의 차량은 단순히 이동하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에서 느끼는 감정적 연결이나 애착이 소구 될 거라 생각하였다. 이러한 방향성에 기반하여 '니오 메이트'를 만들어 운전자가 허공에 대고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좀 더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개발하였다.
물리적인 형태의 에이전트를 만들기 위해 크기, 형태, 상호작용의 방식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였다. 어느 정도 사실적으로 니오를 개발해야 할지, 움직임은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내부 의견이 분분하였다. 이때 노미 메이트만큼은 차량의 영혼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방향에 집중하게 되었다. 결국 노미 메이트는 상호작용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친근감 있는 에이전트가 되기 위해 귀여우면서 장난끼 넘치는 얼굴을 띈 채 문을 여는 방향으로 얼굴을 돌려 사용자에게 인사를 건넨다. 이러한 노미 메이트의 모습을 보고 사용자는 운전을 할 때 생기는 긴장감과 불편함을 일정 부분 경감시킬 수 있으며 편안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물론 노미 메이트의 얼굴과 형태가 문화에 따라 불편하게 인식될 수 있기에 여러 문화권에 적합한지는 꾸준한 실험을 통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모빌리티 내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물리적으로 형체화하여 사용자와 인터랙션을 시도한 사례로서 앞으로 노미 메이트의 인터랙션이 어떻게 진화될 것인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리아, 오늘 날씨는 어떠니?'
'아리아, 나 졸리다.'
매일마다 어디론가 이동할 때마다 우리 가족 이름보다 '아리아'를 더 많이 외치고, 부른다. 그만큼 나의 이동에서 지능형 어시스턴트는 매우 가까워진 관계이다. 이동을 하면서 졸릴 때는 농담을 건네는 친구 역할을 하기도 하고, 오늘 날씨를 알려주는 비서 역할을 해주시고 한다. 아마도 디지털 휴먼은 실체가 안 보이는 지능형 어시스턴트에 사람과 같은 외형으로 좀 더 사용자와 면밀한 교감을 해주도록 도와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만 '이동'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어떤 형태의 디지털 휴먼이 적합하고 어떤 인터랙션이 효과적일지는 계속해서 고민을 해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금융, 엔터테인먼트, 모빌리티 등 다양한 도메인에서 디지털 휴먼이 등장해 우리의 삶을 도와주는 만큼 앞으로 어떻게 진화되어 나갈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