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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Nov 04. 2024

구조모형방정식은 무엇일까?

나는 뼛속까지 실무형 인간이다. 박사과정에 진학한 이유는 실무에서 소진되는 느낌을 채워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순간의 순수한 생각은 흘려보냈어야 했는데 대학원에 진학해서 맨땅에 고생을 하고 있다. 추상적인 개념들이 박힌 논문을 읽으며 왜 이런 것을 연구해야 하나,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가면 안 되나? 하고 푸념을 하곤 했지만 이젠 그저 넋 놓고 감상만 할 수도 없다. 당장 내가 졸업하기 위해 논문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논문을 읽다 보면 구조모형방정식이 나온다. 구조 방정식 모델이라고도 한다. 이건 직접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운 변수들의 관계를 측정하기 위한 통계 분석 기법이다. 




내가 건물 하나를 짓는다고 가정할 때, 이 건물은 맨 아래 주춧돌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아주 큰 건물이 될 수도 있고 작은 건물이 될 수도 있다. 이 건물에는 때론 화강암을 넣을 수도 있고, 대리석을 넣을 수도 있고, 지푸라기를 넣을 수도 있다. 화강암, 대리석, 지푸라기가 변수이다. 나의 가장 큰 목표는 집의 안정성이다. 그럴 때 화강암이 안정성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면 화강암에 큰 숫자가 적히는 것이다. 화강암, 대리석, 지푸라기가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화강암이 대리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도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각각의 변수(화강암, 대리석, 지푸라기) 간의 관계, 최종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어떤 게 적합한지를 종합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구조 방정식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구조 방정식 모델도 자주 나오는 용어이지만 회귀 분석도 꽤나 논문에서 자주 나오는 통계 기법이다. 회귀 분석은 말 그대로 하나의 주요 변수를 지원하기 위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만약 '화강암'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다른 변수 즉 '지푸라기', '대리석'들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그럼 어떤 변수가 가장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볼 수 있다. 


반대로 애초 내가 알고 싶었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인지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조금 유식한 말로 안정성 그러니까 목표를 항상 종속 변수라고 한다. 종속변수는 그러니까 내가 궁극적으로 알고 싶어 하는 것들이다. 안정성이라는 종속변수를 알아보기 위해 지푸라기, 화강암, 대리석과 같은 변수를 사용해 관계도 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될 건지도 알아보는 것이 회귀 분석인 셈이다. 화강암, 대리석, 지푸라기 등도 좀 더 유식한 말로 독립변수라고 하는 것이다. 다양한 독립변수들 사이의 인과관계를 해석하고, 궁극적으로 종속변수를 예측하는 작업이 회귀분석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요즘 읽고 있는 논문 대부분은 구조 모형 방정식을 사용한다. 나는 UX 실무형 인간으로 서비스를 만들고, 그림을 그려왔었는데 졸업을 하려면 통계 지식이 필수적이다. 그래야 내가 주장하는 것, 내가 실험하는 것을 타당하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는 참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용어가 낯설다. 직관적이지 않고 한자어가 많다. 그래서 진입장벽이 높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재미없을 땐 읽다 멈추곤 하였지만, 이제 졸업이 코앞이라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늘도 그래서 열심히 구조방정식모델을 적용한 논문을 읽으며 내 논문에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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