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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Feb 08. 2023

농슬라, 존 디어가 혁신적이라고 불리는 이유

CES 2023을 돌아보며

매년 1월에 열리는 CES를 살펴보면 그 해에 가장 주목받는 기술들을 예측하여 알 수 있다. 작년과 올해 특히 주목을 받았던 회사는 놀랍게도 농기계 제조회사였다. 최첨단 콘셉트카가 나올 것이다, 기가 막힌 디지털 휴먼이 나올 것이다 등등의 예상을 뒤엎고 유독 디지털 전환이 늦은 농업 영역의 회사가 주목을 받았다. 2023년에는 CES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기조연설에까지 농기계 제조회사가 등장하여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농기계 제조 회사가 어떻게 전자쇼에서 주목을 받게 된 것일까?


농기계 제조 회사일까, 첨단 기술 회사일까?

존 디어는 1837년에 설립된 미국의 농기계 제조업체이다. 세계 1위의 농기계 제조업체는 약 180년간 트랙터와 같은 중장비 농기계를 중심으로 개발을 했다. 그러다 2010년 이후부터 점점 농기계 수요가 주춤하기 시작하였다. 농기계는 한번 구입을 하면 자주 구입을 하는 제품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대형 농기구에 대한 수요가 떨어졌고 전 세계적으로 농기구 판매 감소 추세에 돌입하게 된다. 존 디어는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기계 중심이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였다. 그러면서 IT와 농업을 접목하는 비즈니스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다. 

존 디어  Investment Presentation 자료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해 IT회사로 전환하다

처음부터 농기계 전문회사가 IT 회사로 거듭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존 디어는 과감한 투자를 거듭한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2017년 인수합병한 '블루리버 테크놀로지'가 있다. 블루리버 테크놀로지는 농업 로봇 전문 회사로 이미지 센싱과 머신러닝을 활용해 자동으로 적절한 작물에 농약을 뿌리는 첨단 기술을 개발한 회사이다. 이밖에도 생산량을 예측하는 기술인 3D 스캐너 ZEA를 개발에 농업 기술 분야에 주목을 받았던 회사이다. 블루리버 테크놀로지 인수 등을 포함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약 7 조가량을 투자해 12개 기업을 합병하였다. 




과감한 투자로 중장비 위주의 제조에서 IT 설루션을 개발하고 접목하여 시장에 출시할 수 있었다. 가장 대표적으로 2017년에 인수한 '블루리버 테크놀로지' 기술을 활용해 'See and Spray'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비전 카메라와 기계 학습을 통해 이 기술은 잡초를 식별하고 잡초에만 제초제를 살포한다. 한 번에 2,100평방 피트 이상을 빠르게 스캔하는 카메라로 사람이 선별하는 노력을 없앨 수 있다. 선별적인 제초제 사용으로 운영 비용을 절약하면서 핵심 작물에 영향을 주지 않아 수확량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2022년과 2023년에 크게 주목을 받은 설루션은 존 디어의 '자율주행 트랙터'이다. 특히 올해 공개한 이그잭트샷(Exact Shot)은 1초에 720개의 옥수수 씨앗을 파종할 정도로 높은 효율성을 자랑한다. 센서를 통해 씨앗에 직접 0.2ml의 비료를 뿌려 비료 낭비를 최소화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6쌍의 스테레오 카메라로 0.1초 단위로 장애물을 감지해 트랙터가 움직일지 멈출지를 스스로 판단하며 24시간 내내 움직일 수 있다. 이 트랙터는 휴대폰으로 원격 조종이 가능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컨트롤이 가능하다. 


존 디어는 지난 10년간 Farm forward 자율 농장을 개발하여 사람의 노동력을 최소화한 농업 기술을 적용하였다. Farm forward는 스스로 운전하는 로봇 트랙터에 의해 원격으로 농장을 관리하는 형태이다. 이렇게 자율주행 농장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GPS 모델링, 로봇 공학, 컴퓨터 비전, 5G 기능을 활용하여 실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농장에서 테스트하고 새롭게 기술 개발한 내용은 다시 존 디어의 핵심 사업인 농기계 시스템에 접목하여 진화를 거듭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는 자산이다. 

존 디어는 농업에 IT를 접목하면서 운영 데이터를 모두 수집해 관리하도록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FMIS(Farm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라는 클라우드 설루션을 구축하면서 실시간으로 기기, 농작물 상태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인프라를 설계하였다. 동시에 운영데이터에 대한 액세스 권한을 타인에게 공유할 수 있다. 시스템 데이터를 확인하고 접근하는 권한, 동의 등은 승인을 별도 관리하는 형태로 구축해 데이터에 대한 관리를 용이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서 존 디어는 본격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었다. 13만 개 이상 연결된 존 디어의 농기계에서 초당 500만~1500만 측정값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농기계는 현장에서 핵심 샘플을 채취하여 질소, 칼륨, 나트륨과 같은 땅의 영양소를 실시간 측정하고 분석한다.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 수집으로 어디에 파종을 하면 성공적으로 경작을 할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된다. 트랙터에 대한 유지 관리 정보, 현지화 날씨, 토양 염도 분석 등을 알 수 있게 된다. 농업에 필요한 데이터 세트는 새로운 종자를 개발할 때 핵심 정보를 제공하여 회사의 수익원을 다양화할 수 있다. 


UN은 2050년 95억의 세계 인구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농업 생산량이 지금보다 69% 이상 증가해야 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농업 인구는 갈수록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농촌 지역 인구감소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붉어지고 있다. 존 디어의 IT기술은 농업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기대와 달리 일부에서는 발전된 기술에 대한 우려도 표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 문제와 폐쇄적인 시스템에 대한 한계 

대표적으로는 사이버 보안 문제이다. 존디어는 트랙터에 연료 소비량, 토양 상태, 위치 데이터 등을 자동으로 기록하고 전송할 수 있도록 개발하였다. Field Connect라는 모니터링 장비는 원격 플랫폼에서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만약 이 데이터가 해킹되거나 불법으로 원격 오동작을 시킨다면 심각한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농작물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이 되다 보니 사이버 보안 문제가 발생하면 여러 가지 여파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시간 수집된 데이터 정보는 농작물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닌 군사적인 목적으로도 활용될 소지가 있다. 그래서 그 어떤 데이터보다 사이버 보안에 대한 대비가 필수적으로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존 디어도 이런 문제를 고민해서일까? 존 디어의 시스템은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즉 농부들이 직접 시스템 장비를 고치기 어렵도록 개발하였다. 트랙터가 고장이 났을 경우 자체 개발한 진단 소프트웨어로만 점검할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데에도 별도 비용이 $1,200 이상 부과된다. 일반 농부들에게는 이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을 벌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지만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고객은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더라도 분명 존 디어의 IT 혁신은 CES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었다. 기업 가치를 허상으로 부풀리거나 화려한 콘셉트카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방식이 아닌 투박하지만 오랫동안 축적한 기술 내공을 보여주었다.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도메인 영역이라 평가받는 '농업' 분야에 기술이 접목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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