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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YAOWL 유야아울 Mar 10. 2021

끊어진 거미줄

인연

요즘 세상은 참 신기한 세상이다.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도 SNS상에서 누군가와 이웃을 맺거나 팔로우를 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실제로 만나서 눈을 맞추고 대화하고 밥 한 끼 함께 먹을 수 있는 친구와는 다른 차원의 친구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유독 팔로워가 줄어드는 것에 예민한 편인데 누군가가 나를 팔로우해주길 바란다기보다는 팔로우를 했다가 취소하는 행위에 대해 서운함을 느낀다.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그저 내게 왔다가 떠나간다는 것이 그리도 서운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쓸쓸히 지내던 나뭇가지에 귀여운 새 한 마리가 다가와 앉아서 너무 반가웠는데 그 새가 몇 초 만에 날아가는 느낌이랄까. 어쩌면 살아오며 스친 인연들에 대한 기억 때문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여기서 그 인연들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멀어진 관계들에 대한 상실감을 말하고자 한다. 살면서 걷는 인생 길목에서 우연히 마주친 수많은 인연들이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눈을 맞추고 대화하고 마주 보고 서있거나 앉아있거나 때로는 함께 걸었던 그 인연들이 어느 순간 안갯속으로 사라지듯 흐려지고 없다. 가끔 그들에 대해 떠올려 보며 내가 그들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내가 인간적으로 매력이 없어서 그런가 생각을 하기도 한다. 분명 나에게 잘못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이유를 분명히 알지 못한다. 그들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없기에 알 수도 없고 그들을 찾아가 물어보고 이해하고 또다시 인연을 이어갈 자신이 없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그리고 나 혼자 다가간다고 다시 이어 붙일 수 있는 인연이 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그저 이러쿵저러쿵 생각만 해보다가 끝이 난다. 정말 의욕도 없고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인연들 속에서 그 소중함을 알았고 그렇게 끊어지지 않는 인연이라는 것이 쉬이 주어지는 것도 아닌 듯하다. 끊어진 인연을 다시 이어 붙이는 것은 숲 속에서 끊어진 거미줄을 찾아서 다시 이어 붙이는 것만큼 어렵게 느껴진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나의 심정은 이렇다. 때로는 마음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고 무지개 빛깔처럼 알록달록 싱그럽기도 하지만 오늘은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보고 있는 기분이다. 이런 날은 글을 쓰지 말아야 할 테지만 이런 날의 기분도 솔직한 내 마음이라서 삐딱한 안경테 너머로 보이는 모니터를 응시하면서 기여코 글을 쓰고 있다. 아마도 후일에 "나는 관종입니다."라고 장문으로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을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얼마 전 들었던 이야기 중 자신의 희로애락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것 또한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라고 했던 그 말을 되새겨본다. 그러니 조금은 다운된 기분을 억지로 그렇지 않다며 끓어 올리는 것 자체가 나를 힘들게 하고 부정하는 것이기에 솔직하게 글을 적어본다. 그리고 마무리로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보자면 뿌리가 깊고 튼튼한 나무 둥지를 가진 아름드리나무를 그려본다. 그리고 주변에도 뿌리가 깊고 튼튼한 나무 둥지를 가진 나무들이 몇 그루 더 있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아름드리나무가 미래의 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데 튼튼하길 바라는 건 이리저리 흔들리는 심지가 좀 더 튼튼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드러난 것이고 함께 가는 인연들도 마음 편안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튼튼하게 상상을 해본다. 때때로 새들이 날아와 편안하게 노래하고 또 때가 되면 날아가버려도 그래도 그저 행복한 나무였으면 좋겠다. 새들이 다시 오지 않을까 불안해하지도 않고 내가 무얼 잘못했는지 자책도 하지 않고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춤을 추는 나무가 되고 싶다. 참 신기한 것이 머릿속에 아름드리나무를 그렸더니 마음속의 먹구름 너머로 따뜻한 햇살이 비친다. 마치 미래의 나라며 머릿속에 그려본 아름드리나무가 나에게 답을 알려준 것만 같다. 햇살이 비치면 끊어진 거미 줄을 좀 더 빨리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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