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발걸음 내딛을 땐 가볍게

연말을 기억하며

by 현이


일월의 중순에 다가섰다. 작년 연말이 기억나는지?

연말에는 왜인지 모르게 여유가 있다. 자연스럽게 한 해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기고, 그런 연말에만 있는 감성을 즐겼다. 그때 생각했었다. [여유를 가지려 하면 되는 거구나..]. 한 해 고생했다는 걸 스스로 아니까, 조금 느긋해진 연말 분위기 속에서 나 역시 천천히 행동하고 그저 겨울햇빛을 즐기듯이 하루를 맞이하고 지냈었다. 그리고 그때 깨달은 것이다. 여유는 스스로 찾으면 된다는 걸..


실은 작년에 이직 준비를 하면서 마음고생을 참 많이 했다. 되면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잘해온 것들과 좋아하는 것들을 멀리했다. 하지만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건 별 도움이 안 되었다. 연말 즈음이 되어서, 한 해를 돌아보며 천천히, 관조하는 시간을 가지며 깨달았다. 힘을 얻으려면 오히려 [자기 자신에게 어떤 힘이 있는지를] 내면에서부터 알 수 있어야 하는 거였다.


그러려면 어떤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해도 그로 인해 좋아하는 것들을 미루거나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걸. 난 그저 불안하게 사는 게 익숙했을 뿐이다. 조금 내려놓고 스스로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에 기꺼이 향했다. 천천히 시간 갖기, 지금 하는 일에서 자부심과 전문성을 더하기, 요즘 재미가 들린 베이킹(스콘 굽기),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대화도 하고 햇빛도 보기, 책 읽기, 좋아하는 주변 사람들과 연말연초를 이유로 덕담 나누기 등등. 그러니 조금은 놀랍게도 내면이 점차 여유와 은은한 자신감으로 채워졌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여유와 믿음으로 채워질 때에야, 가볍게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다.



가볍게

깨달았으니 잘 지켜야지-

이 글은 스스로 기억하기 위해 쓰는 글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