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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J가 본 인프제와 상성이 좋은 사람

INFJ의 관계, 대화에 대하여

by 현이

현재 시점 난 INFJ 유형과 꽤 잘 매칭되는 것 같다.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호감을 느낀 사람들, 잘 맞는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봤다.

그들은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

다른 INFJ분들도 공감하실지.




1. 질문을 '잘', '한다'.

이들은 상대방의 ○○에 관심을 갖고 질문을 한다. 그러면 나를 드러낼 욕구가 충족되고, 때로는 걱정거리가 해결될 때가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들이 있다.

- 상대방 물건, 옷 등 소지품에 대한 관심:

같이 운동을 하다가 쉬려고 앉아 있었다. 예전에 중국에 가기 전 구매한 작은 동전지갑을 갖고 있었는데, 친구가 물었다. "이건 뭐야?". 아무도 관심 갖지 않던 나의 동전지갑에는 사실 히스토리가 있었다.


Freewill이라는 브랜드였고 당시 브랜드 모토, ‘당신이 가는 길이 어디든 길이 됩니다' 이런 류의 문구가 아주 마음에 들었었다. 대학생이고 곧 중국으로 떠날 나는 그래서 이 동전지갑을 샀었다.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이 얘기를 꺼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얘기를 하면서 마주 앉은 친구 팔목에 팔찌가 눈에 띄었다. "넌 팔찌 했네 예쁘다"라고 말했다. 친구는 자기 친구들과 동대문 가서 만든 건데, 자기는 알맹이를 고르기만 하고 누군가 만들어 줬다고 했다. 이렇게 팔찌를 핑계로 친구에 대한 에피소드 하나를 알게 되었다. INFJ가 섬세하다고 하지만 이렇게 소지품에 관심을 가져주고 물어봐 주는 사람들 만큼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런 대화가 좋았다.


소지품으로 그 사람의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물건은 너와 어떤 추억이 있으며, 왜 구입했는지 등. 한 사람의 어떤 시점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할 수 있고, 그를 알아갈 수 있다. 이런 사소함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과의 대화가 늘 즐겁다.


- 질문을 구체화해 주는 질문:

업무 중간 약간 뜬 시간에 뭘 해야 할지 갈피를 잘 잡지 못하던 때였다. 사무실에서 거기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컴퓨터로 뉴스나 다른 콘텐츠를 계속 읽고 있기도 애매했다. 팀장님과 얘기할 기회가 생겨서 여쭈어 봤다.


팀장님, 업무 사이 잠깐 비는 시간에 뭘 하면 좋을까요? 팀장님은 “__를 해”라고 바로 기다렸다는 듯 대답하지 않으셨다. 대신 더 적합한 조언을 줄 수 있도록 내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을 하셨다. "그 시간이 기니, 짧니? 얼마나 되는 거 같니?".


가끔씩 툭 툭 두루뭉술하게 튀어나오는 나의 질문을 구체화시켜 주는 질문을 언제나 좋아한다. 질문에 대답하며 자기 과시나 일률적인 대답을 하는 대신,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한 다음 정말 도움이 되는 맞춤형의 답변을 해 주는 사람들이다. 당시 한번 더 팀장님께 반했던 기억이 난다.


- 가치관, 삶의 방식에 관한 질문:

주말에 보통 뭐 해?라는 대화를 하다 보면 그냥 쉴 거야 라는 답변을 들을 때도, 내가 할 때도 있다. 그러면 궁금해진다. 상대방한테 '쉰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상대방이 내게 물어봐 주어도 좋다. "너한테 쉰다는 건 뭐야?", "너는 어떻게 쉬어?". 나의 경우는 아침에 일어나 나가서 스트레칭을 하고 유유자적한 시간을 갖는 것. 누군가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멍 때리는 것, 누군가는 운동을 가고, 누군가는 넷플릭스를 보는 것 등.


A를 말할 때 사람마다 의미하는 A가 다르다. 그러면 그 A가 도대체 뭔지 알면 더 흥미롭지 않을까? 이렇게 물었을 때 음 그냥 쉬는 게 쉬는 거지, 그냥 쉰다고- 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나랑 잘 안 맞는 사람이다(ㅋㅋ). INFJ 특성상 상대방이 어떤 대답을 한다고 해서 가치판단을 크게 내리지 않는 것 같다. 다양성에 대해 아주 관대한 범위를 갖고 있다고 해야 할까. 아~ 당신은 그렇군요 하며 그저 그 사람 고유의 영역으로 존중할 뿐이다. 그러니 대답 자체보다는 '당신에게 A가 어떤 의미인지'를 알 수 있으면 흥미로운 대화라고 느끼는 것 같다.


- 소소한 일상에 관한 질문:

거실에 까는 러그를 새로 사려고 보고 있었다. 두 개 중 고민이 되어서 친구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 친구는 더 귀여운 걸 골라준 다음 예상치 않은 질문을 했다. "이전 건 뭐였는데?". 집에 까는 러그를 궁금해 하고 물어봐 준 사람은 없었는데. 이런 소소하고 일상적인 질문에서 느껴진 관계감이 좋았던 거 같다.



2. 궁금증이 드는 사람. 사는 방식이 어떤지 알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다.

1) 외적으로든

2) 성취로든


외적으로 전체적인 느낌이 너무 내 스타일이다 라던지, 내가 갖고 싶은 인상(개인적으로는 여유 있는 표정과 인상)을 지녔다던지. 나는 솔직히 외적으로 끌리는 사람이 있으면 궁금해진다. 어제는 오랜만에 고향 빵집에 갔는데, 단발머리 직원이 있었다. 맑은 눈과 힘 있는 목소리를 갖고 있었다. 경쾌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는데 호감이 갔다. 남자든 여자든 이렇게 ‘바이브‘가 마음에 들면 호감이 생긴다. 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바이브가 좋지? 이런 호기심이 들면서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진다.


성취 면으로는 자기 분야에서 열정을 갖고 행복하게 하는 사람을 보면 궁금해진다. 그리고 곧바로 호감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 댄스 선생님은 나보다 어린 나이인데도 이미 다른 사람을 아주 잘 가르쳐줄 수 있는 말 그대로 '프로'다. 댄스 가면 선생님의 그 좋은 바이브가 나에게도 물든다. 댄서로서 자신을 정말 좋아하고 댄스에 열정을 다해온 걸 조금만 함께 해도 알 수 있는 사람이다. '나도 이 분처럼 하면서 정말 행복하다는 느낌이 드는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에너지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사람 간에 전해진다. 나는 이렇게 자기 일을 하면서 빛이 나는 사람을 보면 바로 호감을 갖게 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어딘가 순수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3. Give & Take가 잘 되는 사람이다.

난 솔직히 계산적인 편이다. 다만 상대방이 내 사람이라고 여겨지거나 서로 재지 않는 사이쯤 되면 머릿속으로 계산기 두드리지 않는다. 상대방이 줄 때 그 마음에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표현한다. 그리고 나 역시 주고받음에 있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 준다. 이들과 관계를 보니 공통적으로 양쪽 기브 앤 테이크에 균형이 있다.


누군가에게 처음에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는 편인데, 상대방이 너무 Give를 모르는 사람이면 나와 그리 잘 맞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완전히 동등한 기브 앤 테이크라기보다, 균형적으로 기브 앤 테이크가 된다는 느낌이 중요한 것 같다.



4. 맞춤법을 잘 쓰는 사람이다.

맞춤법을 잘 쓰면서 담백하게 얘기하는 사람을 보면 섹시함을 느낀다(ㅋㅋ).



5. '편안한 상태'로 옆에 있게 하는 사람이다.

INFJ는 혼자 있을 때 아무 말 없이 있는 상태를 무척 편안하게 느끼는 것 같다. 그런데 타인과 함께 있으면 'Social Chamelon'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화에 잘 참여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성향인데 아주 친하지는 않은 즉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이가 아닌 상대와의 대화에서, 상대가 너무 말이 없으면 편치 않은 것 같다. 그래서 INFJ가 대화를 주도하게 되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질문하는 대화는 쉽게 말해 기가 빨린다. 그러면 어떤 상태나 대화에서 편안함을 느낄까.


마주 앉아 있으면서나 아무 말 없이 걸으면서 가벼운 설렘과 편안함이 느껴지면 베스트이다. 흥미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도 아주 편안하다. 흥미로운 대화란 예를 들어 식사를 하면서 지금 먹는 게 어떤 맛인지, 지금 보이는 풍경이 어떻게 느껴지는지와 같이 현재를 함께 하는 대화가 있다. INFJ는 좋은 시간을 공유하는 것과 현재에 존재하는 감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위에서 말한 흥미로운 질문-대답이 오가는 대화도 언제든 환영하는 것 같다. INFJ는 자기가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서라면 열정과 대담함을 동시에 갖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E처럼 보이는 이유인 것 같다. 비슷한 맥락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은 거의 E 성향이다.


INFJ는 '내가 너무 노력해야 하는 관계, 대화'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에 다른 사람과 있을 때 소셜 카멜레온처럼 지내는데(가면이 몇 개라고 한다) 내 사람이라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람들은 나로서 편안히 그 옆에 있을 수 있게 한다.




INFJ로서 나와 상성이 잘 맞는 사람들에 생각하다 보니 이런 공통점이 있다.

MBTI적으로는 N / T와 잘 맞는 것 같다.

쓰다 보니 몇몇 사람들이 보고 싶다. 하하.


가을날


취향껏 음악을 마음껏 들을 수 있는 아침

https://www.youtube.com/live/LzAgYVknNYg?si=c3f_mtbMdmDU4w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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