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재우려고 딸과 방에 들어갔다. 자려고 누우면 “안아줘”하고 앉고, 안아주려고 내가 앉으면 딸은 누웠다. 장난치는지 배시시 웃으면서 몇 번을 반복하는 딸. 2~3번은 나도 웃으며 눕고 앉기를 반복했다. 이제 좀 그만하면 될 텐데 계속 반복하니 슬슬 짜증이 났다. 빨리 재우고 집 정리하고 나 할 것 좀 하고 싶은데 야근을 하게 될 것만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이런 내 마음도 모르고 내가 누워있으면 울먹거리며 안아달라고 하고, 내가 앉으면 웃으면서 눕는 딸에게 약이 올랐다. 결국은 “안 잘 거면 나가서 혼자 놀아! 엄마는 잘 거야! 그만 좀 해! 둘 중에 하나만 해!! “라고 버럭 해버렸다.
나는 평소에 잘 버럭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약간의 버럭에도 나 자신이 느낀다. ‘아 나 지금 버럭 했구나’라고(물론 모를 때도 있지만). 뭔가 다른 엄마의 모습을 감지했는지 옆에 누워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결국 딸은 잠들었다. 꼭 잠들고 난 모습을 보면 미안해진다. 머리를 쓰다듬고 이불을 덮어주며 “엄마가 미안해”라고 일방적인 사과를 해본다.
어제와 오늘은 어린이집 등원 준비하며 옷을 입히려는데 딸이 자꾸만 도망갔다. 원래 순순히 잘 입었던 딸이라 왜 이러나 싶었다. 점점 시간은 흐르는데 옷은 안 입고 도망만 다니는 딸에게 또 약이 올랐다. “엄마 갈 거야! 혼자 놀다가 옷 입을 거면 방에 와. 엄마 방에 있을 거야!”하고 방에 들어갔으면 기다려 주면 될 것을 따라서 방에 안 온다고 “빨리 와! 좀 말 좀 들어~~”하며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달라진 엄마를 인식했는지 그제야 와서 옷을 입었다.
어린이집 보내고 최근 3일 동안 약이 오르는 감정을 느꼈고, 그 감정을 버럭으로 표출했다. 좀 더 현명한 방법이 있었을 텐데 나의 대처가 아쉽고 부끄러웠다. 30살 이상 차이나는 22개월 아이에게 너무 큰 걸 기대한 건 아닐까? 나는 아직도 엄마 말 안 듣기도 하는데 말이다. 성장하면서 자기주장이 생긴다는 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반증일텐데 너무 내 욕심만 부렸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도서관 가서 육아서적을 빌려왔다. 한동안 육아서적 안 읽었는데, 읽어야 할 시기가 왔다. 책 읽으며 아이와 함께 하는 소중한 하루를 후회와 아쉬움이 아닌 반성하고 내일은 더 나은 모습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