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비소 네 미소 -
보자 보자
참고 나니
돌아온 건
화병이요
힘들다고
한탄하니
줄어든 건
통장 잔고
아이러니
왜 이러니
나는 비소
너만 미소
해가 뜨면 만원 지하철에 올랐다가 해가 지면 여유로운 지하철에 앉았다가..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고 정반대의 상황이 자주 펼쳐진다.
상쾌하게 샤워하고 시원한 지하철 에어컨 맞으며 여유롭게 출근하고 싶었고, 정시 퇴근 꿈꾸며 사람 그득한 만원 지하철에 껴서 나도 직장인이구나! 일찍 퇴근하는 내 모습을 꿈꾸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이더라.. 아무리 일찍 일어나서 출근해도 우리나라에 이렇게 다들 부지런했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은 많았고, 사람들을 피하려니 하늘에 떠있는 게 해인지 달인지 모르게 움직여야 하더라..
정시 퇴근해서 복작복작 지하철 칸에 갇히더라도 이게 직장인 냄새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이리저리 치이다가 밀린 업무 끝내고 나니 내가 타는 지하철은 생각하던 직장인 냄새가 아닌 술과 담배 냄새가 넘쳐났고, 의도치 않게 내게 자리도 허락하더라.
여느 직장인들이 그렇듯이 직장 상사 앞에서 웃으며 한 번 두 번 참다 보니 내게 돌아온 건 화병이란 새로운 병이었고, 힘들다고 투정 부리며 한탄하니 통장은 점차 가벼워져만 갔다.
아주 예전 TV 예능 프로그램 중 웃으면 복이 온다.라고 있지 않았던가?
아이러니한 이 세상은 웃으니 병이 늘고, 화를 내니 후련하더라.
왜 이런지 이 세상은 내 비소가 늘어날수록 네 미소는 늘어만 가는구나.
현실 속 내가 지켜야 할 많은 것들을 위해 나는 가짜 웃음 짓더라도 내 상사는 진짜 웃음을 짓게 해야 하는 내 모습이 싫으면서 좋다.
On Vacation.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