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모 아톰 2p 체험기
유난히도 길었던 겨울이 지나간다.
겨우내 눈꽃 찾아 힘들게 산을 오르내렸더니 이번엔 쉽게 갈만한 곳에 가고싶다.
그럴 땐 역시 강천섬 만한 곳이 없지.
특별히 계획하지 않고 아무 때나 찾아가도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
강천섬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설렁설렁 걸어간다.
외투도 필요 없을 만큼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고
살을 에는 바람 대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봄이 오고 있다.
깔깔거리면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이
봄을 준비하는 강천섬에 울려 퍼진다.
걷는 것도 좋지만 선선한 바람 불고 햇살 강하지 않은 날에는
자전거를 타면서 섬 주의를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강천교에 멈춰 서서 남한강 물줄기도 한번 바라보고.
목적지가 코앞인데 급할게 뭐가 있을까.
반대쪽 강가도 한번 구경할까?
목적지를 정복하는 트레킹을 하다 보면 스쳐가는 풍경을
놓치기 쉬울 때가 많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에는 쉽게 지나칠 수 풍경들을
한 번이라도 더 눈에 담아 보려고 노력한다.
오후 4시가 넘은 시각
강첨 섬 곳곳에 이미 많은 백패커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단체손님들의 경우 밤에 시끄러울 수 있기 때문에
멀리 떨어진 곳에 이동 결정.
오늘 잠자리를 책임져줄 니모 아톰 2p.
첫 백패킹 텐트를 구매하면서 영입을 고려했던 제품 중 하나다.
msr 엘릭서, 허바허바, 니모 아톰 2p 세 가지 제품 중에서
고민하다 결국 허바허바를 선택했었다.
텐트를 선택할 때의 기준 자체가 워낙 많아서 선택이 쉽지 않은데
보통은 가격, 무게, 설치용 이성, 거주성, 디자인 등을 보고 판단하게 된다.
물론 위에 나열한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텐트는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
결국 다른 텐트를 선택하기는 했지만 니모 아톰 2p는
꼭 한번 사용해보고 싶은 텐트였다.
그동안 백패킹을 다니면서 아톰 2p는 실제로 보지 못했는데
좋은 기회가 생겨 실제로 체험해 보게 되었다.
니모 아톰 2P 상세 스펙
컬러 : 캐년
수용인원 : 2명
기본 중량 : 1.57kg
패킹 중량 : 1.74kg
폴 : 2개 (알루미늄)
팩 : 7개
이너텐트 원단 : 40D 나일론 BR 립스탑 / 메쉬
플라이 원단 : 15D PU 나일론 립스탑 / 내수압 1,200mm
바닥 원단 : 40D PU 나일론 / 내수압 1,500mm
바닥 면적 : 213 x 127 cm
높이 : 112cm
전실 면적 : 100cm
포함 : 수납백, 가이 라인, 수선 폴
가격 : 428,000원
구성 물품은 이너텐트, 플라이, 폴, 팩, 가이 라인.
가이 라인을 따로 묶어줘야 하고
텐트 수납 백과 폴을 수납하는 백이 따로 들어 있는 것은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
나처럼 한 번에 수납하길 좋아하는 사람은
두 가지의 백을 따로 넣는 것이 번거로울 수도 있고,
비박지에 도착해서 풋프린트 등을 이용해서
가방과 장비를 정리해놓는 사람은
이런 구성을 편하게 생각할 수 도 있다.
설치는 정말 쉽다. 요즘 2인용 백패킹 텐트들은
대부분 5분이면 설치가 가능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
일단 이너텐트를 펼치고
폴대를 펼쳐서 이너텐트 상단 슬리브에 넣어 준다.
나머지 한 개의 폴도 펼쳐서 반대쪽 슬리브에 넣어 주고
폴대를 모서리 끝에 끼워 준다
나머지 세 군데의 모서리에도 폴을 전부 끼운다
폴을 네 군데의 모서리에 끼우면 텐트가 자립한다.
이너텐트는 통기성과 내구성이 우수한 '브리더블 나일론'원단을
사용하여 우천 시를 제외하고는 단독으로 사용할 수 도 있다.
폴과 이너텐트의 결합은 이너텐트에 달려 있는 훅을
폴대에 걸어주기만 하면 된다.
각 모서리에 달려있는 노란 끝을 잡아당기면
텐션이 짱짱하게 살아난다.
허바허바는 텐트를 피칭하고 팩 다운까지 완료했는데도
텐트의 각이 살아 있는 느낌이 들지 않을 때가 있어서 아쉬웠는데
니모 아톰 2p의 경우 끈을 잡아당기기만 했는데도
텐트의 각이 아주 잘 살아나서 마음에 든다.
가이 라인을 추가로 연결할 수 있는 고리와 플라이를 열어젖혔을 때
걸어 놓을 수 있는 고리.
다양한 환경에서 비박을 하다 보면 벤틸레이션의 중요성을 점점 깨닫게 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텐트의 결로가 심하다면 텐트를 말리느라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고,
텐트를 말리지 않고 그냥 패킹을 하다 보면 텐트에서 냄새가 나고
원단이 손상되는 경우도 생긴다.
팩은 총 7개가 들어 있다.
추가 가이 라인을 제외하면 딱 맞는 개수다.
날씨가 많이 풀려서 이제는 손으로 쓱 눌러도 팩이 들어간다.
마지막은 워커 뒷발로 밟아주면 끝.
이럴 땐 워커가 좋다.
가벼워진 가방만큼 텐트 피칭도 편해졌다.
전면부의 팩 다운을 두 군데 하는 것이 좀 독특하다.
팩 다운을 두 군데 함으로써 전실에 대한 공간을
조금 더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한쪽 팩을 뽑아서 플라이를 접으면 개방도 확보할 수 있고
이너텐트 하단만 개방해서 통기성도 유연하게 조절 가능하다.
실제로 보면 더 예쁜 컬러
흔하지 않은 캐년 컬러는 실제로 봤을 때 더 예쁜 색상이다.
특히 브라운 계열의 컬러와 노란색 포인트 컬러의 조화가 정말 좋다.
산이나 강이나 어떤 장소에서든 위화감 없이 잘 어울릴 것 같다.
직접 체험해본 아톰 2p는 니모의 베스트셀러 백패킹 텐트답게
휴대성, 거주성, 내구성을 고루 갖춘 텐트라는 생각이 든다.
텐트 설치도 완료했고
강천섬의 산책로를 천천히 걸어가 본다.
여름이면 초록으로 가을이면 다시 노랑을 옷을 바꿔 입고
사람들을 맞이할 강천섬.
벌써부터 노랗게 변한 강천섬이 보고 싶다.
강가도 산책길도 모두 고요하다.
백패킹을 와서 이런 여유를 부린 게 얼마만인지.
따스한 랜턴 불빛 아래서 맛있는 저녁도 먹고.
무게와 화장실에 대한 부담도 없으니 오랜만에 고기도 구워 먹고
라면도 끓여 먹었다.
나는 날씨운이 왜 이리 없는 것인가.
분명 출발할 땐 구름도 미세먼지도 없어서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저녁이 되고 사진을 찍으려 하자 구름이 몰려온다.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짐을 정리한다.
다음 주면 또 나오게 되겠지만 언제나 정리하는 시간은 아쉽다.
여유를 즐기는 다른 백패커들.
강천섬에 '맘스 아일랜드'라는 관광지 조성사업이 시작된다는 뉴스를 봤다.
개발이 완료되면 강천섬도 백패킹이 금지될지도 모르겠다.
부디 무분별한 개발로 지금이 여유로운 강천섬의 모습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LNT : LEAVE NO TR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