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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xxun Feb 07. 2018

두근두근 첫 솔로캠핑

충남 아산 고용산 백패킹

겨울은 확실히 지났지만 아직 봄은 아니다. 겨우내 참았던 백패킹을 가기 위에 이곳저곳을 검색하다가 발견한 곳 고용산. 가깝고 낮은 산이라서 첫 솔로 캠핑 장소로 낙점했다.


이번 백패킹은 첫 솔로 백패킹이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장비를 철저히 준비했다. 동행이 있을 때는 빠진 물건이 있어도 빌려서 쓰면 그만 이었지만 오늘은 아니다. 수저 하나 없어지면 밥을 못 먹을 수도 있고 카메라가 없으면 사진 한 장 못 찍을 수 도 있다. 무거운 가방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스틱도 챙기고 혼자 놀기 심심치 않게 먹고 마실 것도 충분히 넣었다. 다시 한번 장비 체크를 마친 뒤 고용산으로 향했다.


고용 산은 충남 아산시 영인면에 위치한 높이 294m의 산이다. 서쪽으로는 아산만이 있고, 아산만으로 흘러드는 삽교천과 안성천이 있어서 낮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꽤 괜찮은 경치를 보여준다. 미세먼지만 없다면 일몰, 일출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솔로캠핑의 장점은 온전히 나의 페이스대로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커다란 바위에 걸터앉아서 물도 마시고 

울타리에 기대어 아산만 쪽의 경치도 감상하면서 쉬엄쉬엄 정상으로 향했다.



고용산 정상에서 바라본 아산만


정상에 다다랐을 때 사람들 목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한적한 곳에 들리는 사람들 목소리는 언제나 반갑다.

혹시라도 오늘 백패킹을 온 사람들이라면 맥주 한잔 하면서 오늘 밤을 적적하지 않게 보낼 수 도 있을 것이다.

소리가 나는 곳을 따라 정상에 올랐는데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 3~4명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방 사이즈로 봐서 백패킹을 온 사람들은 아닌 것 같다. 약간은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웃으면서 인사를 

몇 마디 주고받았다.



고용산 정상에 구축한 사이트
미세먼지 사이로 희미해지는 태양


오늘의 보금자리를 완성하고 짐을 정리하고 나니 어느덧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백패킹의 즐거움 중의 하나는 일출과 일몰 감상인데 언젠가부터 미세먼지가 심해져서 일몰 감상하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백패커라면 하나쯤 있어야할 랜턴샷도 한번 찍어 보고


일출, 일몰과 함께 산에서 비박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일정 중 하나가 바로 별 감상이다. 고용 산은 높이가 높지 않고 근처에 마을이 있어서 쏟아지는 별을 볼 수는 없지만 마을 야경과 함께 보는 별도 나름의 운치가 있다.


별 감상까지 마친 뒤 침낭 속으로 들어왔는데 사람들의 인기척이 들린다. 야등을 해서 올라오는 사람들이다.

반가운 마음에 텐트 밖으로 나가서 인사 몇 마디를 나눴다. 오늘 이 산에서 야영을 하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감이 든다. 안도감이 들어서인지 사람들이 몇몇 올라온 뒤에는 편안하게 숙면을 취했다.



고용산의 아침


야영에서 맞이하는 아침해는 어느 때보다도 반갑고 기다려진다. 차가웠던 공기를 밀어내고 포근한 햇살이 온몸을 감싸 안는다. 그때의 따뜻함이 참 좋다.


일출 감상까지 마친뒤에 가볍게 커피를 한잔 마신 뒤에 텐트를 정리하고 하산길에 접어들었다. 아직은 가파른 길을 무거운 배낭을 메고 내려오는 것이 익숙지가 않다. 초행길에 가방까지 무거우니 천천히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가파른 길이 점점 평탄해지는 것을 느낄 때쯤 이번 백패킹도 잘 마무리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엔 어디로 떠나볼까



LNT : leave no tr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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