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도 없는 개구리

난 우물도 가지지 못한 개구리였구나.

by 발렌콩

궁금한 것이 너무도 많다. 예민한 감수성이 좋은 도구가 될지는 몰라도, 정신세계와 신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 같지는 않다. 신은 늘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은 정말로 변함이 없다. 조그마한 '우울'을 방울처럼 달고 다녔다. 늘.



저건 그냥 얇은 얼룩일 뿐이라고. 바늘 형상같은 은빛 빛줄기일 뿐이라고, 위로했다. 자주 사용했던 단어 '어렴풋이'를 줄곧 '어렷품이'로 알고 있었을 때, 우연히 알게 된 단어의 정정을 받아들이면서 마음이 너무도 놀랐다. 나는 편협한 사람이었구나. 우물도 가지지 못한 개구리였구나.



방울인줄 알았는데, 방울이 아니었어. 비오는날 신발에 묻은 찢어진 나뭇잎처럼 성가신 풀잎 말이야. 분명히 부풀어 오르는 것을 봤는데 말이지.



어렷품한 마음이 어렴풋이 흘러내린다. 그 외에도 다른 단어 몇 개가 더 있었다. 늘 할 말은 많지만 입구멍이 단단하게 메꿔지곤 했었다. 종일 마음이 날뛰어서 잔학한 감정들이, 생각들이 시도때도 없이 요동 쳤다. 몸 어딘가 간질간질한데 긁을 수가 없었다. 그 견디기 힘든 간질한 부위를 찢어 발기고 싶었다. 마음이 간지럽다면 마음을 한점도 없이 없애버리고 싶다. 두 손가락으로 찰흙을 빚듯이 꾹꾹 눌러버리고 싶다. 근데 또 이상하다. 이번엔 손가락이 간지러운 것 같아서, 쉽게 갈피 잡지 못한다. 그럼 또 손가락을 마구 마구 뭉뚱그린다.


분명 성냥개비 끝의 붉은 구조처럼. 인과 황으로 빚어진 작은 물방울들이 손톱에 붙어있는데, 피가 나오지도, 살점이 뭉개지지도 않는데 내 시야에선 한번도 접하지 못했던 잔상처럼 나의 그 손들이 어색하게 투명해진다. 손이 사라졌는데도 간지러운 느낌은 쉽게 중단되지 않는다. 그 부위가 어디인걸까. 돌이켜 생각해보면 간지러운 느낌만이 아니었다. 홧홧하거나 혹은 아주 시리거나, 어딘가 꾸역꾸역 살아남아 버린 1g의 이성이 그런 감정들을 억지로 통솔하고 지휘하고 있었다.



목이 막힌 편협한 개구리는 세상에 지워진 우물을 찾으러 젖은 바닥을 자주 기었다. 개구리리밥이라고 불리우는 손톱만한 이파리는 미끌한 피부에 돋아난 싱그러운 새순이라고 믿으면서...



나는 아직도 사랑해. 내몸에 숱하게 묻은 내 이름이 붙은 밥을 말이야. 그래서 미안해. 너와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