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음악”을 들으며 삭막한 현실에서
벗어나 판타지적인 체험을 하길 바라는
기리보이의 마음이 담겨있는 앨범.
드디어 기리보이 정규 앨범 5집이 나왔다.
플렉스 발표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정규 앨범을 또 언제 준비한건지, 홍시영 생긴 비쥬얼로는 완전 게으름뱅이 저리가란데, 쥐알보이 레알 랩에 미친, 본업에 미친 사람. 그 범람하는 미친 감성이 너무 좋아서 저같은 팬나부랭이는 한없이 감사할 뿐이죠....♥ 저번 콘서트에서 '호구'같은 찌질한 곡 만들거라고 하더니, 이번 정규 타이틀이 레알 "감성 찌질"이다. 그러니까, 찌질 감성이 아닌, '감성 찌질'- 감성적인 찌질이.
감미로운 비트는 쌀쌀한 가을에 참 듣기 좋을듯, 후렴구에 "며칠이면 사라져버려" 기리보이 그 특유의 어눌한것처럼 느껴지는 그 발음도, 음절에 흩날리는 그 목소리도 멋지다. 기리보이는 랩도 랩이지만 '술자리','소란했던 시절에' 같은 발라드도 참 잘 어울린다. 이번 정규5집 <공상과학앨범>의 타이틀곡 <키보드>가 딱 그 감성이다.
공상과학음악 / 아티스트 기리보이
발매일 2018.09.22.
02. 키보드 (Prod. By Hansen)
작사 : 기리보이
작곡 : Hansen, 기리보이
편곡 : Hansen
기리보이 -키보드 (Prod. By Hansen)
타이틀곡 키보드의 '키보드'가 컴퓨터에 흔히 쓰이는 키보드인지, 작곡할 때 쓰는 건반 '키보드'인지 살짝 헷갈렸는데 가사에 선점된 '시프트'와 '네이버'로 인해 흔히 쓰는 키보드임을 인지했다. 그런데 시프트 단축키에 대한 가사가 조금 난해했다. 컴알못이라지만 단축키는 잘 알고 있음에, 기리보이가 읊조리는 그 가사에 맞게 시프트와 숫자를 조합하여 눌러보곤 했다. 그러다, 기리보이가 딩고에서 설명한 가사 해석을 듣고 확실하게 이해했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돈 좀 쓴 듯, 멋졌다.
뮤직비디오는 난해한 듯 하지만, '공상과학'의 키워드에 맞추면 뭐, 해석도 해석 나름이니 멋졌다.
▶ 시프트 삼 인생은 원래 원래 혼자
shift+3=#(해시태그)
: #인생은원래혼자
▶ 시프트 사 너 땜에 남아도는 거
shift+4=$(돈)
: 너랑 헤어져서 남아도는 '돈'
▶ 시프트 오 널 다시 만날 수는 몇
shift+5=%(확률)
: 널 다시 만날수는 몇퍼센트일까
▶ 시프트 육 육 이거 하려고
shift+6=^^(미소)
: 웃으려고 이 짓 하는거야
내가 이 짓 하는 거야
▶ 시프트 칠까진 갈 수 없으니까
shift+7=& (나와 & 너)
: 나와 너, 연인까지 다시 되돌아갈 수 없으니까
▶ 팔베개를 하고 별을 바라보던 우린
shift+8=*(별)
: 팔베개를 하고 별을 바라보던 우린
▶ 9, 0처럼 그저 괄호 속 안에 묶인
shift+9+0=() 괄호
: 우린 그저 괄호 속 안에 묶인
그냥 컴퓨터 화면 속 데이터일 뿐
당최 알 수가 없는 물질
기리보이 -키보드 (Prod. By Hansen)
웃음이 없지
뭐를 빼먹어서
너가 없어진 건지는
난 몰라
현실은 없지
너를 빼먹어서
너가 없어진 후에
난 달라져
당최 알 수가 없는 느낌
bar에 앉아 같은 걸 시켜
어제 마셨던걸 그대로 시켜
해롱해롱 거려와
당최 알 수가 없는 물질
형체가 없어 잡을 수도 없지
아프긴 한데 나 아프진 않아
네이버에 쳐도 안 나와
허구한 날 나는 술을 목에다가 부어
취한 나의 세포들은 나의 술친구고
다음 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누워있지
건강 생각하라 하던 너의 말을 무시
건강 생각하라며 그래서 관리하는 거잖아
너가 다 가져가서 관리할 게 없잖아
너가 다 해줘 와서 난관에 봉착
시프트 삼 인생은 원래 원래 혼자
시프트 사 너 땜에 남아도는 거
시프트 오 널 다시 만날 수는 몇
시프트 육 육 이거 하려고
내가 이 짓 하는 거야
시프트 칠까진 갈 수 없으니까
팔베개를 하고 별을 바라보던 우린
9, 0처럼 그저 괄호 속 안에 묶인
그냥 컴퓨터 화면 속 데이터일 뿐
당최 알 수가 없는 물질
며칠이면 사라져 버려
눈을 뜨면 사라져 버려
너는 날
대체 어떤 형태로
입력되어있니 궁금해
매트릭스 말고 현실 세계에서 보고 싶어
불같은 너의 품 안에서 이제 녹고 싶어
나는 회로 안에 뒤섞여진 죄수 같아
두 손이 묶여 고개를 떨구며 Hi I’m fine
I’m fine 오늘 업로드된 나의 사진이 주는 느낌
아무렇지 않게 어제 구매를 했던
옷을 자랑하는 모습
친구 만나 웃는 모습
오늘 이슈를 다룬 뉴스에
댓글을 다는 모습
다 쓸데없지 차피
너를 만질 수는 없으니까
그저 허물 안에 갇혀 있지
문을 열고 밖을 나가면
해는 밝을 거를 알기에
내가 여기 갇혀 있는 거일지도 몰라
당최 알 수가 없는 느낌
의자에 앉아 너에게 접속
모래 냄새나는 정보의 바다
해롱해롱 거려와
당최 알 수가 없는 물질
형체가 없어 잡을 수도 없지
아프긴 한데 나 아프진 않아
네이버에 쳐도 안 나와
며칠이면 사라져 버려
눈을 뜨면 사라져 버려
너는 날
대체 어떤 형태로
입력되어있니 궁금해
누가 돌돌이 아빠 아니랄까봐, 히스토리엔 널브러진 푸들 돌돌이 사랑. 기리보이 음악을 사랑하는 나로써 항상 기리보이의 작업 스타일이나 끈임없이 본업에 충실한 그 근원이 궁금했다. 작업자의 책상이 저렇게 소소하고 익숙한 모습이라니. 뭐, 작업실 따로 있겠거니 싶지만 의자는 좀 불편하겠다 싶은 생각 ㅠㅠ
마이 멜론 기리보이 수치, 무려 97도- 과거 시아 덕질할 때도 안 나오던 수치가 나오다니, 감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