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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맹한 바닷가재 Jan 02. 2020

치킨을 구우니 인생이 담백해졌다

어머니의 사랑

1. 좋은 식습관을 위한 어머니의 노력

초등학교 때 어머니께서 김치찌개를 자주 만들어 주셨다. 하루는 참치가 들어 있었고, 나는 안 먹겠다고 시위를 했다.

“돼지고기 넣어 주세요!”
-“참치도 고기니까 그냥 먹어!”
“참치는 국물에 다 흐트러져서 살코기가 없어요”
-“그럼 먹지 마”

어머니는 강경 대응을 하셨고 난 별 수 없이 참치 김치찌개를 먹어야 했다. 그리고 며칠 후 어머니께선 늘 돼지고기가 듬뿍 담긴 김치찌개를 만들어 주셨다.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중학교 때는 치킨이 먹고 싶어 후라이드 치킨을 시켜달라고 했다. 하지만, 어머니께선 이렇게 말씀하셨다.

“기름에 튀긴 거 좋지도 않은 걸 왜 먹어!, 백숙해줄게!”

치킨이 먹고 싶다고 하면 백숙을, 햄버거와 후렌치 프라이를 먹고 싶다고 하면 샌드위치와 전혀 바삭하지 않은 감자칩을 만들어 주셨다. 당시에는 아쉬웠는데 지나고 보니 어머니는 늘 우리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우리가 먹는 것을 주도적으로 관리해 주셨던 것이다.


2. 행복한 추억 속의 고기들 

 대학생이 되자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게 되었다. 가장 맛있었던 것은 밤늦게 먹는 치킨과 족발, 보쌈이었다. 어찌나 맛있던지 늘 건강식만 먹어왔던 나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특히 시험기간에 먹는 야식은 최고의 힐링을 제공해 주었다. 2000년대에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유행이었다. 친구들의 생일날에는 무조건 TGI friday나 아웃백에 가서 스테이크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친구의 생일 축하보다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더 기뻤었다.(친구들아 미안하다) 스테이크는 아내와 데이트를 할 때 자주 먹었던 음식이다. 그래서 행복했던 추억에는 늘 스테이크가 함께 했었다.


3. 건강을 위한 고기 소비 

 난 오리고기를 30대 이후에 처음으로 먹어봤다. 그것도 내가 먹고 싶어서 먹은 것도 아니고 부모님과 함께하는 식탁에 어느 순간 오리고기가 등장하면서 먹게 됐다. 이유는 아버지의 당뇨 때문이었다. 당뇨병은 붉은 고기를 피하고 불포화 지방이 있는 오리고기를 먹는 게 좋다는 의사의 조언으로 부모님은 오리고기를 즐겨 드셨다. 덕분에 오리 훈제, 오리백숙의 세계를 알 수 있었다. 생각보다 맛있었고 아내가 보양식을 먹고 싶다고 하면 무조건 오리고기를 먹으러 간다. 20대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건강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4. 나쁜 식습관의 공격 

 2016년부터 대학원을 다니면서 주 3회는 늘 10시에 저녁식사를 했다. 주로 밥을 먹었지만 가끔 치킨도 먹었다. 당시에는 꿀맛이었지만, 건강에는 최악이었다. 결국 2018년 1월에 심한 역류성 식도염에 걸렸고 무려 2개월 동안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했었다. 불규칙하고 좋지 않은 식습관에게 어퍼컷을 제대로 맞은 것이다. 그렇게 고생을 하고 난 후 야식을 끊고 기름에 튀긴 고기를 자제하게 됐다. 10대 때 어머니께서 좋은 식습관을 위해 노력하신 것을 이해하게 됐다.


5. 내가 먹는 게 곧 나다.

 소화기관의 질병으로 인해 먹는 것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통해 건강에 좋고 에너지를 높여줄 수 있는 음식들을 알게 되었고, 비싸더라도 좋은 음식들을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기를 먹더라도 기름진 고기는 지양하고 먹더라도 삶아서 먹거나 에어 프라이기로 구워서 먹는다. 2020년 새해를 맞아 가족들을 위해 마트에서 닭을 사 와 염지를 하고 에어 프라이기에 구워 구운 치킨을 만들었다. 첫째는 맛있다고 “아빠 최고”라고 연신 떠들어 댔고, 둘째는 말은 못 하니 닭다리를 물고 집안을 뛰어다녔다. 어머니가 그랬듯이 나도 가족의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가오는 명절 때는 부모님을 위한 건강식 고기 요리를 직접 만들어 대접할 생각이다.

#매일글쓰기 #아무리바빠도매일글쓰기 #아바매글  #글밥의매일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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