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가요 기획사 비교 분석을 통한 나의 주식 투자 분투기
*이 글은 지극히 저의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주식 및 투자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나 의견은 없으며, 단지 작곡 공부를 하며 대중가요 트렌드나 제작사 등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며 3대 기획사에 대한 저의 생각과 의견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주식 종목을 추천하고자 쓴 글이 아닌, 대중가요의 주요 트렌드를 분석한 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최근 금리가 워낙 바닥을 치고 있어 예적금을 만들어봤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그렇다고 그냥 급여 계좌에 돈을 방치하고 있기도 뭐해서 주식을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식이 실패할 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야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최근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야가 어디가 있을까라고 생각을 하니.. 작곡을 공부하며 매일같이 트렌드를 분석하고 관심을 갖고 관찰을 하고 있는 대중가요 분야가 떠올랐다. 그래서 엔터테인먼트 주에 투자하기 위해 연예 기획사 중 상장한 기업들을 살펴보았다. 물론 얼마 전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에서의 한류 문화에 대한 견제가 이어지며 최근 엔터테인먼트 주 대부분이 약세를 보여 상황이 좋지 않다. 하지만 나는 한류 문화의 역량과 콘텐츠 질이 뛰어나고 중국이나 일본(아이돌 문화의 시작은 일본이었으나 최근에는 국내 아이돌 시스템과 문화가 일본을 역전하였다고 할 수 있다.)이 단시간 안에 따라올 수도 없기 때문에 1,2년 후 사드 문제가 잠잠해진다면 언제든지 상승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식 시가총액으로 보면 국내 기획사 중 가장 큰 곳은 CJ E&M과 로엔 엔터테인먼트이다. 하지만 CJ E&M과 로엔은 내가 잘 알고 있는 대중가요 분야의 내용만으로 향후 주식의 향방을 판단하기에 무리였다. 가요 분야뿐만 아니라 영화, 멜론 음원사업 등 다른 분야의 사업 영역이 오히려 더 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아이돌 가요 3대 기획사로 불리는 SM, YG, JYP를 대상으로 살펴보기로 하였다.
3개의 기획사의 역량 및 투자 가치에 대해서 살펴보기 전에 먼저 투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나만의 기준을 정해보았다. 원금 손실만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기에 최대한 리스크가 없는 투자 기준을 정해야 했다. 이로 인해 내가 잡은 3가지의 투자 기준은 "넓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가?", "콘텐츠 기획 역량과 프로세스가 체계화되고 자산화 되어 있는가?", "실력 있는 인재를 보는 눈이 있는가?"이다. 그리고 이 기준들을 바탕으로 3대 기획사를 분석해보았다.
1. 넓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가?
좁은 팬층만을 대상으로 스타들을 배출하고 있다면 결국 카니발리제이션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 리스크도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단순한 아이돌 그룹뿐만 아니라 다양한 타깃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성격의 아티스트를 보유한 기획사가 더 좋다고 판단했다.
SM은 이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는 좀 힘들어 보였다. 최근 주요하게 활동하고 있는 엑소나 레드벨벳은 10대를 핵심 타깃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고, 소녀시대나 슈퍼주니어 등의 전성기가 지난 그룹은 몇몇 아티스트만이 개별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을 뿐이었다. 해당 기획사에서 그나마 넓은 층을 보유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는 태연과 샤이니 정도라고 판단된다. 태연은 솔로 활동하며 지속적으로 음원을 내놓고 있는데 시장 반응이 좋은 편이었다. 10대보다는 2,30대를 중심으로 한 음원시장에서 성과를 얻고 있었고, 샤이니는 데뷔 초에는 10대를 대상으로 한 아이돌 그룹이었으나 해가 지나며 작품성 높은 음원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아이돌 그룹 중에 가장 팬층이 넓은 그룹이 아닌가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전체 아티스트를 살펴보았을 때, 10대 중심의 아이돌 그룹 성향이 강했고, 소녀시대나 에프엑스,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등 그 전성기가 이미 지나갔다고 판단되는 그룹의 비율이 높았다.
YG는 이 기준에서는 최고의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빅뱅, 아이콘, 위너, 블랙 핑크 등의 아이돌 그룹뿐만 아니라 싸이, 악동뮤지션, 에픽하이, 이하이 등 다양한 타깃과 콘셉트, 장르라는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점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빅뱅은 군입대를 앞두고 있으며, 얼마 전 2NE1은 해체를 선언하였다. 이로 인해 현재 YG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은 상장 이후로 가장 최저치에 가까운 수준으로 저평가되고 있었다. 차세대 빅뱅과 2NE1이 되어주어야 할 아이콘과 블랙 핑크가 얼마나 해줄 수 있을지 아직은 판단하기 이른 상황이다. 싸이가 또다시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칠 확률도 낮아 보였고. 그나마 군 복무 시기가 1년 반 정도로 짧아진 것이 희망이랄까. 빅뱅이 제대할 때쯤에는 분명 주식이 다시 오를 수 있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JYP를 살펴보자. 사실 3대 기획사로 불리기는 하지만 규모면에서 JYP는 중견 기획사에 해당한다. 1년 전만 해도 JYP는 수지에서 시작해서 수지에서 끝났다. 그나마 최근 트와이스가 인기를 얻으며 3대 기획사로서의 체면을 회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보유하고 있는 아티스트 중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아티스트의 수가 극히 부족하다. 원더걸스, 2AM, 2PM 등의 전성기는 이미 너무나 지나버렸고, 백아연의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가 한 번 히트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의 음원은 별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팬층이 문제가 아니라 아티스트 포트폴리오 자체가 얇다고 판단된다.
2. 콘텐츠 기획 역량과 프로세스의 체계화 및 자산화가 갖추어져 있는가?
SM은 국내 최초로 일본의 아이돌 스타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가장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스타 제조공장이라고 평할 수 있을 것 같다. 각 그룹마다의 명확하고 차별화된 콘셉트를 바탕으로 해당 콘셉트와 잘 조화되는 아티스트를 육성하고 선발한다. 데뷔한 아이돌 그룹 중에도 지금까지 실패 사례가 전무하다고 해도 될 수 있을 정도로 리스크가 가장 낮은 업체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거의 대부분의 곡을 외국 작곡가들에게 맡기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국내 작곡가들보다 더 높은 비용으로 외국 작곡가에게 곡을 맡기고 있으나 성공 확률이 오히려 더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SM이 맡기는 외국 작곡가들이 외국에서 듣보잡으로 불리는 작곡가들이 아니다. 실력은 국내 대부분의 작곡가보다 뛰어난 것은 맞다. 트랙을 들어보면 사운드나 완성도가 차원이 다를 정도로 뛰어나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 외국 작곡가들이 1류 작곡가들은 아니다. 미국에서 주요하게 활동하는 TOP급 작곡가들에게 의뢰하려면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의뢰를 한다고 하여도 작곡가들이 수락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작곡한 곡이 미국에서 히트하면 저작권료로 몇십, 몇 백억을 벌 수 있는데 아무리 아시아 음악 시장에서 최근 대세라고 한다 해도 이 조그마한 나라의 듣보잡 가수에게 시간을 투자하고 싶어 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이로 인해 1류가 아닌 2류 이하의 작곡가에게 의뢰를 맡길 수밖에 없으며, 우리나라 또는 아시아의 문화, 해당 아티스트 그룹의 성격과 특징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작업이 이루어지다 보니 퀄리티 높은 곡이 나올 확률이 그리 높지 못하다.
최근 10년 정도를 살펴보았을 때 SM의 역대급 히트곡들을 꼽자면 소녀시대의 'Gee',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 샤이니 '링딩동', 엑소의 '으르렁' 등이 있는데 이 곡들은 모두 한국인이 작곡한 노래들이다. 물론 외국 작곡가가 쓴 곡 중에도 히트한 곡들이 있으나 폭발적으로 히트한 사례는 극히 적으며 오히려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애매모호하거나 난해한 곡들이 훨씬 더 많았다. 투자한 비용은 높아졌는데 오히려 성공 확률이 더 낮아진 것이다. 그런데도 어째서 여전히 높은 비율로 외국 작곡가들에게 음원 제작을 맡기고 있는지 사실 의문이 든다.
또한 최근 SM 기획사가 발표하는 음원들 중 EDM 비율이 너무 높다. 전 세계적으로 EDM이 인기를 끌기는 했으나 이제는 그 트렌드가 끝물이기는 하고, 아무리 인기가 있었다 해도 그 비율이 너무 높았다.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문화와 EDM이 잘 맞지도 않고. 무엇보다 노래 제목이나 가사도 너무 추상적이라 팬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음원을 최종 컨펌하는 최종 의사결정자의 개인 취향이 너무나 심하게 반영되었다고 판단된다.
즉 아티스트를 육성하고 기획하는 데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나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데는 의문점이 많이 드는 상황이다.
YG는 SM처럼 철저한 아티스트 육성 및 기획 체계를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아티스트 발굴 및 콘텐츠 기획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양한 영역과 성격을 지닌 아티스트를 지속적으로 내놓으면서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패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내부에서 아티스트 간 서로 협력하며 역량을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듯하다. 기존에는 '테디' 작곡가에게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내부 아티스트들의 제작 역량이 확보되며 다양한 아티스트가 모여 앨범 작업을 하고 히트곡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SM과 다르게 YG는 아티스트 스스로 곡을 쓰며 활동하는 가수의 비율이 높다. 따라서 SM은 스타를 직접 기획하고 제조하는 공장이라면, YG는 실력과 끼가 있는 아티스트들을 찾아내어 그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성공하도록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JYP는 이 부분에서도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어 보인다. JYP는 기획사의 대표 '박진영'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10년 전, '박진영'의 감이 최고 전성기던 시절에는 원더걸스, 2PM, 2AM 등 새로운 가수나 음원이 나오기만 하면 대중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박진영' 한 명의 아티스트가 부진하게 되자 회사 전체가 부진에 빠지게 되었다. 얼마 전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트와이스'는 데뷔곡부터 최근 곡까지 모두 '블랙 아이드 필승'이라는 외부 작곡가 팀에게 곡을 맡기고 있다. 이 작곡가 팀은 JYP 소속이 아닐 뿐만 아니라 '트와이스'를 제외한 다른 가수들에게 준 곡들은 모두 실패하고 있어 체계화된 역량으로 인해 성공했다고 하기보다는 '트와이스' 멤버들의 끼와 매력, 그리고 멤버들의 캐릭터와 음원의 콘셉트 적합도가 잘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백아연의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는 JYP 소속 작곡가가 곡을 쓴 것이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히트곡이 나오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3. 실력 있는 인재를 보는 눈이 있는가?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한 명의 천재가 천명, 만명도 먹여 살릴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는 천재 한 명을 찾아내어 그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그 무엇보다 실력 있는 인재를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
SM은 체계화된 시스템을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천재를 찾는 것에 혈안 되어 있지 않다. 그것보다는 자신들의 시스템과 어울려 조화롭게 작동할 수 있는 모나지 않은 인재를 찾으려 한다. 이로 인해 '싸이'의 사례처럼 대박이 날 확률은 거의 없어도 실패할 확률은 최소화할 수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이러한 역량은 YG가 가장 뛰어나다. '지드래곤', '악동뮤지션'은 끼와 재능이 넘치는 천재에 가깝고 YG는 그들을 발굴하여 거기에 굳이 자신들의 새로운 옷을 입히려 하지 않고, 해당 아티스트들이 타고난 본연의 재능을 더 키워주고 마음껏 펼치도록 도와주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YG는 단순히 가수만을 발굴하는 역량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닌 작곡가, 작사가 등 실력 있는 제작자 역시 발굴할 수 있는 눈을 지니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최고의 DJ로 평가받는 'KUSH', 썸의 가사를 쓴 작사가 '민연재' 등 뛰어난 실력을 지닌 제작자들 역시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최근 국내 아티스트 중 뛰어난 실력과 함께 국내 가요의 트렌드를 리드하는 가장 뛰어난 아티스트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자이언티'와 '지코', '딘'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3명의 아티스트 모두 yg에서도 알아본 것이 분명하다. '자이언티'는 '테디'가 대표로 있는 YG의 산하 레이블로 소속을 옮겼고, '지코'와 '딘' 모두 YG 영입설 돌았었다. 결렬은 되었을지라도 YG에서 영입을 위한 접촉이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이 된다. 이처럼 실력 있는 아티스트와 제작자를 발굴하거나 영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YG는 실력 있는 인재를 알아보는 눈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되며, 이로 인해 추후 지속적으로 뛰어난 아티스트와 음원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된다.
JYP는 연기자로 대 성공을 한 '수지'를 제외하고 아티스트 본연의 재능과 끼로 큰 성공을 이룬 경우가 아직 없다. 천재를 영입하여 성공하는 것보다는 '박진영' 대표의 역량으로 스타를 만드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트와이스'의 경우,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선발/구성된 아이돌 그룹이기 때문에 JYP 본연의 역량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이와 같은 이유로 나는 최종적으로 YG의 주식에 투자를 하였다. 최근 YG의 주식이 계속 저조한 상태이지만 이미 거의 최저점이라고 판단되며, 위와 같은 역량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충분히 상승할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되었다. '테디'가 '롤리팝' 같은 곡을 한 번 더 써주거나 'CL'이 '싸이'처럼 해외에서 한 번 터져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