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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인 Apr 19. 2019

2019년, 콘텐츠 동향이 바뀌고 있다.

최근.

콘텐츠가 가벼워지고 있다.

음악도, 영상도, 텍스트도.

이런 것을 스낵컬쳐라고 하던가.


음악은 3분 내외의 짧은 재생시간과 함께 리듬 중심의 미니멀리즘 음악이 대세다.

넷플릭스에서는 '러브, 데스 + 로봇'처럼 20분 내외의 짧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한 시리즈를 필두로

아이유 주연의 '페르소나' 역시 4부작의 짧은 에피소드를 선보였다.

그리고 마치 시집처럼 작고 들고 다니며 보기 쉬운 '컨셉진' 메거진이나

이와 형태가 유사한 독립출판사의 책이 최근 유독 많이 보인다.



우선 음악은 미국 빌보드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아리아나 그란데와 케이티 페리. 두 뮤지션은 파워풀한 보컬과 음색을 장점으로 선보일 수 있는 노래를 즐겨했다. 그런데 최근 아리아나 그란데는 'thank u, next'를 시작으로 '7 rings'까지. 파워풀한 가창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멜로디 선율보다는 트랩 비트와 리드미컬한 멜로디 동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과거 아리아나 그란데의 히트곡 'problem'이나 'bang bang'과 비교하면 추구하는 장르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케이티 페리 역시 마찬가지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불화설로 더 유명해졌던 'swish swish', 그리고 얼마전 zedd와 함께 내놓은 '365'. 두 곡 어디에서도 기존 케이티 페리의 장점인 폭발적인 가창력을 1도 찾을 수 없다. 이 외에도 셀레나 고메즈의 'I can't get enough', 리틀믹스의 'strip', 그리고 빌리 아일리쉬의 노래들까지. 최근 빌보드에서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멜로디 선율로 감정의 고조를 가져가는 음악보다는 리듬을 중심으로 한 미니멀리즘 음악이 확실히 대세다. 재생 시간의 길이도 대부분 3분 내외로 짧다. 음악 감상자가 감정을 몰입하며 집중하고 듣는 형태보다는 부담 없이 리듬을 즐기며 들을 수 있는 장르 중심으로 변화했다.



다음으로 영상이다.

나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쓰며 하루에 유튜브에서만 평균 2,3시간을 보낼 정도로 영상을 즐겨본다. 그런데 영상을 선택할 때, 20분이 넘어가는 영상은 왠만하면 클릭하지 않는다. 10분대의 영상을 가장 즐겨 보고 있다.유튜브가 성장하자 이를 기반으로 한 웹드라마가 갈수록 다양해졌으며, 그 중에서 나는 72초TV의 콘텐츠를 한 때 가장 즐겨보았다. 대부분의 영상이 5분 미만으로 짧고,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넷플릭스도 구독하고 있으나 한국형 좀비 드라마 '킹덤' 이후로 단 한 개의 영상도 보지 않고 있다. 일주일에 서너번 넷플릭스에 들어가기는 하지만 어떤 영상을 볼 것인지 탐색만 하다가 결국 그냥 티비 프로그램을 보거나 유튜브를 본다. 이러한 행동이 나만의 행동 패턴인 줄 알았으나 얼마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에서 30분째 탐색만 하다가 결국 선택을 못하고 종료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넷플릭스에는 수 많은 영상 콘텐츠가 있으며, 한 번 콘텐츠를 선택하면 계속 이어지는 시리즈를 따라가야 한다. 선택에 대한 자유도가 높은 반면, 한 번의 선택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높다보니 결국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마음이 편한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부작용을 타개하고자 넷플릭스에서는 '러브, 데스 + 로봇'이나 '페르소나'와 같은 시도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심지어 이제는 15초 짜리 영상을 올리는 틱톡이 인기다. 재생시간이 짧아 부담은 없으면서도 자극적이거나 핵심 메시지가 명확한 영상이 대세인 것이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성장을 해 온 웹툰 역시, 최근에는 더욱 가볍고 짧아지고 있다.

웹툰은 모니터 화면과 마우스 스크롤이라는 도구에 최적화된 새로운 형태의 만화 콘텐츠였다. 그런데 최근 PC 사용시간보다 모바일 사용시간이 더 많아지며, 기존 웹툰의 감상 방식이 스마트폰에서는 불편했다. 그러자 최근 인스타툰이라는 이미지 형태의 한 컷 만화가 뜨고 있다. 웹툰은 스크롤을 내리면서 극의 흐름과 긴장감 조성이 핵심이라면, 인스타툰은 한 두장 짜리 이미지 컷이기 때문에 짧지만 깊은 공감을 주는 포인트가 중요하다.  



책이라는 콘텐츠도 변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부담 없이 들고 다니며 읽기 좋은 사이즈와, 읽기 시작 한 후, 그 흐름이 끊어지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의 짧은 호흡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을 서점에 가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100페이지 내외의 작고 얇은 책의 형태로 말이다.





이제는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인해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수 많은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고, 다양한 채널과 콘텐츠가 스마트폰이라는 제한된 매체 속에 섞이고, 결국 제한된 사용자의 감상 시간을 놓고 직접적으로 경쟁을 해야하다보니 무겁고 부담스러운 것은 선택에서 소외된다. 사람들은 더 이상 쇼파나 책상에 앉아 콘텐츠를 즐기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통해 지하철에서든 침대 위에서든 회사 화장실에서든 쉽고 빠르고 부담 없이 즐기기를 원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당분간 계속 유효할 것이다.


앞으로 콘텐츠를 분류할 때 콘텐츠의 형태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어떤 감각 기관을 통해 감상하는 콘텐츠이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음악은 청각을 통해 감상하는 콘텐츠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음악을 들으며 동시에 네이버 기사를 보거나 웹툰을 보거나 인스타그램을 본다. 따라서 음악 본연의 감상보다는 다른 행동을 할 때 그 빈 공간을 채워 줄 수 있는 배경음악 같은 장르의 음악이 더 사랑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시각과 청각을 모두 이용해야 하는 영상 콘텐츠와 게임은 이제 음악 콘텐츠의 직접적인 경쟁자라 할 수 있다.


국내 가요는 최근 리듬과 그루브가 예전에 비해 많이 중요해졌다고 해도 여전히 멜로디컬한 선율을 무시할 수 없다. 곡의 전체적인 장르나 그루브는 팝 스타일을 참조했다해도 후렴구 또는 pre-chorus의 어느 한 부분에서는 가요적인 특성을 집어 넣는 이유이다. 하지만 미국 사용자나 국내 사용자나 스마트폰으로 인해 변화된 라이프스타일과 콘텐츠를 즐기는 행동 패턴은 유사하기 때문에 최근 빌보드의 변화 양상을 무시할 수만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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