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25일
운전을 하면서 신경 쓴다고 해도 잘 되지 않는 게 있습니다.
후진과 주차입니다.
먼저 후진은 아무리 해도 감이 안 잡힙니다.
핸들을 제대로 잡은 것 같은 데도 삐뚜로 나갑니다.
뒤에 누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할 때마다 식은땀을 흘리는 게 후진입니다.
주차도 신통치 않습니다.
어느 날 칼같이 딱 맞다가도 다음 날 정처 없이 후진과 전진을 반복합니다.
옆에 비싼 차라도 있으면 더 힘듭니다.
괜찮을 거야 하면서도 막상 닥치면 긴장이 됩니다.
해도 해도 어려운 게 운전이라고 하는데, 특히 후진과 주차는 난이도가 최상급입니다.
주차와 관련된 음악을 몇 개 알아보겠습니다.
1번 타자는 캐나다 헤비메탈 그룹 앤빌(Anvil)의 ‘Park That Truck’입니다.
1999년 9집 [Speed Of Sound]에 있는 곡입니다.
우리말로 ‘저 차 대’ 정도가 될 수 있습니다.
1983년 3집 [Forged In Fire] 이후 꾸준하게 하락세를 겪던 앤빌이었기 때문에 ‘Park That Truck’은 물론 앨범 [Speed Of Sound]도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아니 거의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겁니다.
‘Park That Truck’를 기억하는 이유도 노래가 좋아서가 아니고 제목이 특이했기 때문입니다.
앤빌의 하락세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2016년 16집 [Anvil Is Anvil]을 발표했고, 2018년 17집을 내놓을 계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번 타자는 주차와 후진 모두 관련된 곡입니다.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바가텔 제25번 A 단조 엘리제를 위하여(Bagatelle No.25 In A Minor Für Elise)’입니다.
이 곡에는 작품번호가 달려있지 않습니다.
대신 ‘WoO 59’가 붙습니다.
나중에 발견되어 작품번호를 붙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럴 때 베토벤의 경우 WoO로 정리했습니다.
‘엘리제를 위하여’는 따라라라 라라라라라로 유명세를 탔던 곡입니다.
한 때 자동차 후진 알림음으로 많이 쓰였습니다.
이 노래가 들리면 차가 가까이 있으니 조심해야겠다 생각하곤 했습니다.
후방센서와 후방카메라가 나오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었습니다.
‘엘리제를 위하여’는 독일 헤비메탈 그룹 억셉트(Accept)의 1985년 6집 [Metal Heart]의 ‘Metal Heart’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엘리제를 위하여’ 뿐 아니라 차이코프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의 ‘슬라브 행진곡 작품번호 31(Slavonic March, Op.31)’ 또한 ‘Metal Heart’ 도입부에 사용되었습니다.
‘Metal Heart’ 한 곡에 곡 세 개가 담겨있는 셈입니다.
3번 타자의 위용은 남다릅니다.
휴가철이나 명절이 되면 어김없이 주차장으로 변하는 곳이 있습니다.
고속도로입니다.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의 ‘Autobahn’
AC/DC의 ‘Highway To Hell’
딥 퍼플(Deep Purple)의 ‘Highway Star’
백두산의 ‘Women Driving Highway’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의 ‘Heading Out To The Highway’
소닉 유스(Sonic Youth)의 ‘Pacific Coast Highway’
도어즈(The Doors)의 ‘Queen Of The Highway’
알 디 메올라(Al Di Meola)의 ‘Race With Devil On Spanish Highway’
오디오슬레이브(Audioslave)의 ‘I Am The Highway’
인 플레임스(In Flames)의 ‘I′m The Highway’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의 ‘Highway 29’
음악으로 운전의 피로를 줄일 수 있습니다.
속력과 음악은 궁합이 좋기 때문입니다.
주차장이 되어버린 고속도로에서 음악은 위안거리가 됩니다.
꽉 막힌 도로, 답답한 마음을 음악이 위로하고 달랩니다.
뻥 뚫린 고속도로에서 듣는 크라프트베르크의 ‘Autobahn’,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콧노래로 흥얼거리는 오디오슬레이브의 ‘I Am The Highway’.
잠시나마 거대한 주차장이 트랙으로 바뀝니다.
오디오슬레이브의 2002년 1집 [Audioslave] 수록곡 ‘I Am The Highway’를 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