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 꼬리표를 떼라
저평가 받았다. 저평가 되었다.
가끔 이런 글을 봅니다.
갖고 있는 가치에 견주어 평가가 박하다 정도로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저평가라는 말에 상대성이 개입하게 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절대 평가든, 상대 평가든 기준이나 대상이 있어야 높고 낮음을 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평가는 억울한 심정을 담고 있는 게 일반적입니다.
억눌림, 한, 아쉬움이 짝을 이루곤 합니다.
종합하자면 상대성을 지닌 낮음, 억울한 기분 정도가 저평가 주변을 맴돌고 있다 볼 수 있습니다.
저평가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영화 [개그맨] 때문입니다.
2016년 말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개그맨] 디지털 색보정 복원 버전으로 블루레이를 발표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한동안 그 사실을 까먹고 온라인에서 부랴부랴 찾아서 보았습니다.
영화 [개그맨]을 두고 이런 표현을 자주 합니다.
저평가 받은 영화, 시대를 앞선 영화. 개봉 당시 관객의 외면을 받았던 [개그맨]은 하나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언제부터인지 컬트 대열에 올라서게 됩니다.
저평가가 재평가로 전환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애호가들, 즉 일부의 소원풀이가 보편화로 바로 이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재평가가 보편성을 띠기 위해서는 ‘일부’라는 한계를 넘어서야 합니다.
일반인들과 비슷한 시각으로 접근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출발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애호가 자신이 털고 다시 시작하겠다는 뜻을 품지 않고서는 아무리 해도 저평가 틀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개그맨]의 재출시는 저평가 받은 영화 [개그맨]의 저평가를 공고히 한 셈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드디어 나왔구나 기뻐했을 겁니다.
그걸로 끝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짧은 생각이지만 재출시 이유도 여기까지가 아니었을까 봅니다.
재출시 되어 ‘저’가 ‘재’나 ‘고’로 바뀐 걸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헤비메탈에서도 저평가 언급이 잦습니다.
2017년 미국 파워메탈(Power Metal) 그룹 메탈 처치(Metal Church)가 'Fake Healer'의 리메이크 영상을 온라인에 올렸습니다.
‘Fake Healer’는 1989년 3집 [Blessing In Disguise] 수록곡으로 메탈 처치를 대표하는 곡 중 하나입니다.
2년 전 밴드에 복귀한 [Blessing In Disguise] 당시 보컬리스트 마이크 하우(Mike Howe)로 ‘Fake Healer’를 재녹음해 공개한 이유는 여러 가지 있을 겁니다.
건재함을 과시하고 싶었을 수 있고, 곡의 완성도를 좀 더 높이고자 하는 욕심도 있는 거 같고, 궁극적으로 메탈 처치 아직 죽지 않았다고 외친 것이 아닐까 합니다.
‘Fake Healer’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자니 낯익은 글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저평가’, ‘밴드의 저평가’, ‘앨범의 저평가.’
35년 넘게 메탈 처치에 저평가 꼬리표가 따라붙었습니다.
이제 그 멍에를 벗길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냥 이대로, 그렇게 메탈 처치를 보았으면 합니다.
저평가라는 말이 오히려 메탈 처치를 힘들게 하는 게 아닐까 한 번쯤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Fake Healer’에 실마리가 있을 겁니다.
- 꼬리표가 생명줄
이런 말이 있습니다.
‘야, 너는 정말 화수분 같구나’
예술가에게 이런 극찬이 또 없을 것입니다.
끊이지 않고 작품이 나온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틀즈(The Beatles)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스웨덴의 보물 아바(ABBA)도 만만치 않습니다.
노래는 예전 거 같고 제목이 아른거릴 때,
‘아바’하면 반은 맞춘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괜히 스웨덴의 보물이라는 칭호가 붙은 게 아닐 겁니다.
주요 히트곡을 적었습니다.
‘Angeleyes’
‘Bang-A-Boomerang’
‘Chiquitita’
‘Dame! Dame! Dame!’
‘Dance’
‘Dancing Queen’
‘Does Your Mother Know’
‘Eagle’
‘Fernando’
‘Gimme! Gimme! Gimme!’
‘Happy New Year’
‘Hasta Manana’
‘He Is Your Brother’
‘Head Over Heels’
‘Honey, Honey’
‘I Do, I Do, I Do, I Do, I Do’
‘I Have A Dream’
‘Knowing Me, Knowing You’
‘Lay All Your Love On Me’
‘Love Isn′t Easy’
‘Mamma Mia’
‘Money, Money, Money’
‘Nina, Pretty Ballerina’
‘On And On And On’
‘One Of Us’
‘People Need Love’
‘Ring Ring’
‘Rock Me’
‘So Long’
‘SOS’
‘Summer Night City’
‘Super Trouper’
‘Take A Chance On Me’
‘Thank You For The Music’
‘The Day Before You Came’
‘The Name Of The Game’
‘The Visitors’
‘The Winner Takes It All’
‘Under Attack’
‘Voulez-Vous’
‘Waterloo’
‘When All Is Said and Done’
개수가 많기도 많은 거지만, 귀에 익은 노래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알면 알수록 대단한 밴드입니다.
명성이 괜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화수분이라는 꼬리표가 이들에게 잘 어울립니다.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 세월을 타지 않는 노래. 아바의 과거이자 현재이자 미래의 모습입니다.
(참고자료)
한국영상자료원, 개그맨
유튜브, Metal Church
Wikipedia, AB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