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마셔요?”
“헤, 헤.”
“하루는 쉬어야지, 매일 어떻게 마셔요?”
“대신 조금 먹잖아.”
“조금은 무슨 조금이에요. 하루에 한 병이잖아요.”
“봐줘요.”
“콸, 콸, 콸.”
“당신도 마실래?”
“잘났어, 정말.”
“안 마셔? 그럼 내가 먹는다.”
“줘요.”
“꿀떡, 꿀떡.”
“맛나네.”
“맛있지, 맛있다니까.”
“이 양반이 증말.”
“그 맛에 마시는 거야. 시원하게 넘어가잖아.”
“좀 줄어야 하지 않아요?”
“밖에서 안 마시잖아. 되도록 집에서 마시잖아.”
“그건 고맙기는 한데. 몸 생각해서 줄여 봐요.”
“꿀떡, 꿀떡, 꿀떡.”
“내 말 듣고 있는 거예요?”
“찰싹.”
“아야, 아파.”
“띵똥.”
“뭘 또 사가지고 들어왔어요?”
“이 양반이, 또 막걸리예요. 이거 몇 병이에요?”
“네 병, 다섯 병 사려다 당신 때문에 한 병 내려놨어.”
“정말 잘 났어.”
“오늘 저녁 굶어요. 막걸리로 때우던지 알아서 하세요.‘
“여보오오오.”
“아이, 저리 가요.”
“어디 갔다 왔어요? 그건 뭐예요?”
“막걸리 몇 병 샀어.”
“그럴 줄 알았어요. 안 보인다 싶더니 술 사러 갔어요.”
“헤, 헤.”
“오기 전에 메모한 거만 산다고 했어요, 안 했어요?”
“했어.‘
“그런데 그거 뭐예요? 누가 돈 낼 거예요?”
“당신이....”
“내가 당신 막걸리를 사는 데 돈을 내욧?”
“사람들 보는 데 목소리....‘
“이 양반이 그렇게 얘기해도.”
“이왕 집은 거니까 이거까지만 갖고 가....”
“으이그, 잘 났어 증말.”
“헤, 헤.”
“아이고, 반찬이 훌륭하네요.”
“또, 또.”
“이렇게 좋은 안주에 술이 빠질 수 없지.”
“경고해요.”
“이미 손에 들었는데.”
“으이그. 정말.”
“당신도 한 잔 해. 오늘 술은 유독 맛있네.”
“참내.”
“콸, 콸.”
“자 받아. 서방이 주는 술이야.”
“먹고 취하면 책임질 거예요?”
“그럼, 내가 책임지지.”
“꿀떡, 꿀떡.”
“잘 먹네, 좋아. 여기 안주.”
“꺼억.”
“소리도 좋고.”
“자다 말고 어디 가요?”
“깼더니 잠이 안 오네.”
“그래서요?”
“응, 그냥 거실에서 TV 보게.”
“지금 켜면 시끄러워요.”
“그렇겠지, 그럼 잠 올 때까지 뭘 하나?”
“딴생각 말고 이리 와요. 이리 와요.”
“미안 이미 마셨어. 뚜껑 따고 놔두면 맛이 변하잖아. 한 번에 먹어야 하는 거 알고 있잖아.”
“으그, 잘 났어 증말. 못살아.”
“먼저 자, 조금 있다가 들어갈게.”
“들어올 생각 마요.”
“헤, 헤. 여봉.”
“저리 안 가요?”
“나야, 왜 그래.”
“오지 말라고 했잖아요.”
“헤, 헤.”
“아우 술 냄새.”
“무슨 냄새가 난다고 그래. 꺼억, 꺼억.”
“저리 가욧.”
“아이쿠, 아이쿠. 아파, 아파.”
“어머니, 아버지, 저희 왔어요. 술 한 잔 받으세요.”
“콸, 콸.”
“추은 데 별 일 없으시죠.”
“당신도 한 잔 올려.”
“저예요. 잘 계시죠.”
“콸, 콸.”
“이 이가 저 몰래 산 막걸리예요. 맛나게 드세요.”
“헤, 헤.”
“다음에 또 올게요.”
“가요.”
“막걸리로 자식 노릇 한 번 했네요.”
“당신 덕분이야.”
“잘 났어 증말.”
“노래나 틀어 봐요.”
“예, 마님.”
“집에 가서 막걸리 드실 생각 하니까 들뜨셨어.”
“헤, 헤.”
“그래도 산소에 들렀더니 마음이 편하네요.”
“당신 덕분이야.”
“아부하지 마요. 이거 무슨 노래예요?”
“아, 이거. 브루즈(Broods)의 ‘Mother & Father’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