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7) – 막걸리(4)

by 초록 라디오

“후. 조금 쉬었다 가자고.”

“그래요.”

“이야, 이제 더워지네.”

“그러게 말이에요. 진달래도 한창이니 금방 더워지겠어요.”

“그나저나 상하지 않아야 하는데.”

“쉬지 않고 부지런히 왔으니 시간은 여유 있을 거예요.”

“그렇겠지.”


“이 고개는 항상 힘들어.”

“형님, 그래서 개 고개라고 하잖아요.”

“맞아, 개 고개. 하, 하, 하.”

“헤, 헤. 헤.”

“쉬었다 갈까, 그냥 갈까?”

“그냥 쭉 가죠?”

“그래, 힘내자고.”


“저기 보이네. 저기 가서 좀 앉았다 가자고.”

“예.”


“안녕하세요.”

“고생 많네. 덥지. 이리 앉아요.”

“아, 아, 아이고. 아이고 무겁네.”

“이것 좀 받아줘. 아이쿠.”

“지금 온 걸 보니 쉬지 않고 온 거 같네.”

“날도 덥고 해서 쳐질까 봐 내침 김에 넘었어요.”

“잘 했어. 빨리 끝내는 게 좋지. 밥 줘?”

“해장국 두 개 하고 막걸리 하나 주세요. 저번에 먹었던 그 술, 뭐더라?, 그거 있잖아요.”

“노주, 그거 떨어진 지 언제인데. 너도나도 달라고 해서 그날 다 팔았어.”

“그거 맛 기똥차던데. 알았어요.”


“땀 좀 식히자고”

“저는 누워있으렵니다. 형님이나 닦으세요.”

“거참, 그럼 씻어볼까.”


“푸카, 푸카”

“어이 시원하다.”

“씻어, 시원해.”

“됐습니다. 이렇게 가만히 있는 게 최고예요.”

“어이 땀이 쏙 들어갔어.”

“거 그만 씻고 밥 나왔으니 식사해요.”

“밥이 나왔구나, 갑니다.”


“이 집 해장국은 확실히 푸짐해. 이 선지 좀 봐요.”

“냄새도 안 나고, 잘 끓여.”

“요 밑에 있는 집에서 먹었을 때 선지 나왔던 거 생각해봐요. 요만한 조각 몇 개 나왔잖아요. 그때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같은 값인데 그렇게 파는 게 어디 있어요. 맛도 여기가 좋아요. 다시는 그 집 갈 일 없어요. 안 그래요?”

“왜 흥분을 하고 그래, 자 한 잔 받아.”

“여기는 술도 맛있어요. 감사합니다.”

“콸, 콸, 콸.”

“형님도 한 잔 하세요.”

“콸, 콸, 콸.”

“건강하라고.”

“형님도요.”

“꿀떡, 꿀떡. 아 시원하다. 아 좋다. 카아.”

“이 맛이죠. 카아, 좋다.”

“야, 안주로 선지, 이것도 좋고.”

“더위가 싹 가시네요. 한 잔 더 하세요.”

“콸, 콸, 콸.”

“콸, 콸, 콸.”

“꿀떡. 카아. 좋아.”

“아작, 아작.”

“역시 음식 솜씨는 알아줘야 해요.”

“내가 얘기했잖아. 집에서 밥 먹을 때 가끔 여기 생각난다니까.”


“여기 술 하나 더 주세요.”

“먼 길 떠나야 하는 거 아닌가?”

“오늘 물건은 요 밑 가게에 넘겨주면 돼요.”

“그래서 오늘 한 잔 자시는군. 잠시 기다려요.”

“우리도 한 잔만 더하고 일어나서 마무리하자고.”

“예, 그러죠.”


“이거 자셔 봐요. 정월에 담근 삼해주인데 맛이 들었나 모르겠네.”

“감사합니다.”

“음, 음. 이거 좋네. 먹어봐.”

“오, 맛이 들었는데요. 좋아요. 좋아.”

“그럼 오늘 저녁에 이거 내야겠네.”

“입에 달라붙네요. 좋은데요.”

“그러게 말이야. 또 먹고 싶은데.”

“이따 저녁에 낸다고 했으니 물건 풀고 올라올까요?”

“그럴까. 하, 하. 술이나 하자고.”

“콸, 콸, 콸.”

“콸, 콸, 콸.”

“카아, 좋다.”

“으우, 좋다.”

“쩝, 쩝.”

“으작, 으작.”

“꿀꺽, 꿀꺽, 꿀꺽.”

“쭙, 쭙, 쭙.”

“잘 먹었다.”

“아 배부르네요.”


“저희 가요.”

“잘 드셨는지.”

“매번 잘 먹고 가요. 술이 좋으니 복자도 예뻐 보여요.”

“짓궂긴, 어쨌든 잘 먹었다니 기분은 좋네.”

“오늘 저녁 새 술 내놓는다고 했죠?”

“오시게?”

“예.”

“그럼 특별히 술 쟁여놓을 게.”

“그럼 고맙고요.”

“얼마예요?”

“어, 다해서 세 냥 닷 푼.”

“잘 먹고 가요.”

“잘 가요.”


“자, 일하러 가자고.”

“형님, 신이 다 떨어졌네요. 장에서 하나 사셔야겠어요.”

“그러네, 그럼 오랜만에 장 구경이나 해볼까.”

“물건 내리고 거드름 한 번 피죠.”

“그럴까?”

“하, 하, 하.”

“하, 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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