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은 모르는 이야기

03_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by 모두의 하루


그렇다고 해서 회사에 애착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오히려 애착이 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만큼 열심히 했다.


작은 회사였지만 사람들과 함께 키워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교육프로그램과 로컬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이 주된 업무였고,

팀원들을 케어하는 역할도 했다.


사실 주변에 이야기하면 ’회사 일은 너 혼자 다하니?‘ 라는 말을 들었고, 사실이 그랬다.

남이 하는 것보다 내가 하는 게 속이 편한 스타일이라 나서서 하거나, 마루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찌 보면 조금 피곤한 팀원, 상사였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나에게 지금도 망설이지 않고, 감히 단언할 수 있는 최고의 동료가 있었다.


입사한 지 4개월 뒤 함께하게 된 ‘H’님은 나의 주변사람들이 다 아는 나의 최애 동료였다.

회사 일이 아무리 고달프고 풀리지 않아도, H님과 함께여서 참 다행이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으니..


두 살 어렸지만, 친구 같이 말이 잘 통했고, 행동 하나하나에 센스가 있었다.

그중에서 제일 좋았던 건, 일을 너무 잘했다.

내가 글이나 말로 표현하면 어떻게 그렇게 찰떡같이 시각적으로 표현하는지 너무 신기했다.

쑥스러워서 말은 못 했지만, 속으로 정말 환상의 호흡이라고 생각하고 일했었다.


2022년 5월 마지막주 화요일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

그랬던 사람이 갑자기 회사를 떠나게 된 날이니


아침 일찍 알람을 끄며 확인한 메신저에는 일어나시면 연락을 달라는 H님의 메시지였다.

몸을 벌떡 일으켜 작은방에 가서 전화를 걸었고,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울먹이는 목소리에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그리고 무서웠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묻고는,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던 개인적이고 마음 아픈 이유였고,

‘H’ 님과 함께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전혀 눈치채지 못한 나에게도 화가 났다.

통화하는 내내 그 시간 동안 보여줬던 신호들과,

나의 눈치 없는 발언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내 자리에서 ‘걱정’이랍시고 어떡하냐는 말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도 답답했다.

그 와중에 업무 걱정을 하며 대표님께 대신 말씀 좀 부탁드린다는 H님에게

무슨 소리냐며, 걱정 말라고 일단 몸조심하라는 말로 전화를 마무리했다.


남편에게 이야기를 전하는데 참았던 눈물이 났다.

화가 나고, 두렵고, 진정이 되지 않았다.


이성적으로 행동하자,라는 말이 지금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출근을 했고,

그렇게 옆자리를 정리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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