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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륜구동 세단의 등장,
동아 레오네

[아카이브 프로젝트 : 85]

by 올드카 아카이브

DONGA LEONE

[Archive 085] 1986, Designed by Subaru. ⓒ Dong Jin Kim


1984년 거화차를 인수한 동아차는 새 출발을 위해 대대적인 경영진 쇄신과 더불어 새로운 기술 제휴처를 모색했다. 이미 동아차는 거화자동차 시절부터 개발해 온 X카 (코란도 훼미리)를 계기로 이스즈와 기술 제휴를 맺은 상태였지만, 이스즈는 대우를 소유한 GM과 지분 관계가 엮여 있어 후속 제휴 여부가 불투명했다. X카를 시작으로 승용차 시장에 본격 참전할 계획을 세운 동아차는 하루빨리 다른 제휴처를 찾아야만 했다.


이때 자연스럽게 물망에 오른 곳이 다이하츠였다. 다이하츠는 당시 코란도를 일본으로 수입 판매하는 등 협력 관계를 다지고 있었다. 하지만 동아차는 스바루를 새로운 제휴처로 선정했다. 이유는 명료했다. 동아차는 '4륜 구동'과 '세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했다. 동아차는 자동차 공업 합리화 조치 해제와 동시에 세단을 투입해 브랜드의 '체급'을 키우길 원했다. 제한적인 판매량에 목을 멜 수밖에 없는 지프 메이커의 비애였다. 그 동시에 동아차의 정체성인 4륜 구동 기술도 도입해야 했다. 이 상반되는 두 가지의 조건을 충족하는 브랜드는 전 세계를 통틀어 스바루뿐이었다.


그렇게 1986년 제휴가 성사된 동아차는 연수 교육을 위해 수십 명의 기술진을 현지 파견시킴과 동시에 스바루 레오네의 국내 생산을 검토했다. 출시 시점은 자동차 공업 합리화 조치가 해제되는 1987년. 차량의 핵심인 1.8리터 EA엔진은 과거 코란도처럼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당시 동아차는 레오네의 생산 목표를 연간 5천대 규모로 잡았다. 비록 경쟁사에 비해 턱없이 적은 예상치에 의아할 수 있겠으나, 이는 당시 동아차가 연간 5천 여대도 팔지 못하는 영세 업체였음을 고려해야 한다.


이 계획에 제동을 건 것은 다름 아닌 돈이었다. 동아차는 무리한 개발 투자로 촉발된 자금난의 불씨를 끝내 진화하지 못했다. 경영에 회의를 품은 하동환 회장은 끝내 1986년 말 동아차를 쌍용그룹에 매각했다. 전후시기부터 자동차 산업의 산증인으로 활약해 온 그의 안타까운 퇴장이었다. 동아차를 품은 쌍용그룹은 이후 모델 도입 대신 독자모델 개발에 무게를 두게 되면서 레오네의 국내 생산은 없던 일이 되었다. 갈피를 잃어버린 스바루와의 기술 협약 역시 흐지부지되었다.


TIMELINE

현재 소재: 불명


REFERENCE

매일경제 '4륜 구동 기술 도입' 1986.03.13

매일경제 '4륜구동차 한·일 합작' 1986.06.07

매일경제 '수출가도 질주하는 자동차 (5) 동아자동차' 1986.06.10

조선일보 '재계단신' 1986.06.08

동아일보 '경제 단신' 1986.06.09

매일경제 '2.28 합병 거부가 화근' 1986.09.30

매일경제 '일모델 엔진 생산 중단'1987.06.11

매일경제 '동아자 종합자동차업체 육성' 198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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