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Jan 28. 2016

모태솔로에게 애교와 내숭이 필요한 이유

당신은 사람들의 본모습을 그대로 사랑해주고 있는지를 돌이켜보자.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은 것은 아마도 모든 연愛인들이 원하는 연애일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내 본모습을 사랑해주길 바라기 이전에 나는 사람들의 본모습을 그대로 사랑해주고 있는지를 돌이켜보자. 당신의 바람과는 달리 우리는 상대의 진실된 모습보다는 적당히 꾸며진 모습을 사랑한다. 신데렐라를 보라, 그녀가 누더기 옷을 입고 궁전 무도회에 갔다면 (들어갈 수나 있었을까?) 과연 왕자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었을까? - 맥도널드 광고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사람은 없다.

내 글에는 잊을 만하면 꼭  한 번씩 "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 모두를 사랑해줘야지, 꾸며내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댓글이 달린다. 또 유희열은 라디오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 사람과 같이 있을 때 가장 나다워지는 사람과 결혼하십시오. 괜히 꾸미거나 가식적이지 않은 그냥 편안한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상대를 만나십시오. 연극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말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라니! "적당한 내숭과 전략적인 애교가 필요하다!"라고 설파하고 다니는 나라도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사랑받고 싶다. 하지만 그전에 우리 자신은 다른 사람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줄 준비는 되어 있는지 생각해보자.


당신은 처음 만난 상대의 다소 까다로운 취향, 무표정한 얼굴, 당신과는 맞지 않는 이성관, 무뚝뚝한 성격 등을 모두 이해해줄 수 있는가? 혹시 딱 맞는 사람을 만나면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딱 맞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는가? 길을 걷다 마음에 들 것 같은 사람을 보면 서슴없이 다가가 고백을 하는가?


착각하지 말자. 세상에 30억명의 이성이 있지만 당신이 만날 수 있는 이성은 100명이 채 안될 것이고  그중 당신이 적극적으로 대시를 하지 않아도 당신에게 헌신적으로 대시를 할 이성은 10명이 채 안될 것이다. 당신이 꾸미지 않은 당신의 모습을 보여줘도 당신을 좋아해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그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1%보다는 0%에 가까울 것이다.


달달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명언 따위로 자신의 비현실적인 연애관을 합리화시키지 말자.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사람은 없다. 없는 것은 물론이면 심지어 당신조차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적당히 꾸며진 모습이 좋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자 한다면 생 날것의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적당히 꾸며진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맞다. 당신이 얼마나 무뚝뚝하고 까다로운지를 알고 싶어 하는 남자는 없다. 누구나 적당히 애교 있고 티 나지 않는 내숭을 떨 줄 아는 여자를 원하고 당신도 그런 여자임을 보여줘야 한다.


재미없는 남자의 유머에 키득키득 거리며 은근슬쩍 팔을 터치한다던가, 당신이 혐오하는 순댓국집에 가서도 "와! 저 순댓국 처음 먹어보는데 정말 맛있네요!"라고 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남자가 입가에 고추장을 립밤처럼 바르고 있으면"이런 칠칠치 못한 인간..."이라고 하지 말고 "앗? 점수 딸 타임이 이네!?"라며 휴지로 스윽 입가를 닦아주자.


당신이 얼마나 무뚝뚝하고 시크한 여자인지는 아무도 관심 없다. 누구나 자기에게 애교를 부리고 호감을 보여주는 상대에게 관심 있을 뿐이다. 이건 당신이 자신의 모습을 속이고 남자에게 맞춰주는 것이 아니다. 이성에게 호감을 얻고 싶다면 누구든 마땅히 해야 할 일인 것이다.


어디 가서 "난 무뚝뚝하고 애교가 없어, 이런 날 이해해주는 남자를 만날 거야!"라고 말하지 마라. 그건 "난 잘난것도 별로 없지만 나에게 다 맞춰주는 사람을 찾고 있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당신의 노력은 반드시 돌아온다.

왜 사람은 자신의 생 날것의 모습이 아닌 적당히 꾸며진 모습을 보여야 할까? 앞서 말했지만 이 세상 누구도 이성의 생 날것의 모습을 원하지 않듯이 나 조차도 상대의 생 날것의 모습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가 상스런 말을 내뱉고,  당신의 최신 유머에 미동조차 않고, 먼저 연락조차 하지 않는다면 과연 당신은 그런 상대를 "저건 저 사람의  본모습이니 이해해줘야 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호감을 보여주고 적당히 애교와 내숭을 믹스한 모습을 보여주길 원한다.


그러니 먼저 그런 모습을 보여줘라. 그러면 상대는 당신에게 똑같은 모습으로 보답할 것이다. 당신이 상대의 작은 유머에 웃어주면 상대도 당신의 시답잖은 유머에 웃어줄 것이고 당신이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한다면 상대도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할 것이다. 상대에게 좋은 모습, 매력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해라. 상대도 당신에게 매력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할 것이다.


"대체 언제까지 연극을 해야 하나요!?"라고 생각하지 말자. 신혼이 끝나면 누가 먼 저랄 것도 없이 알아서 방귀를 트는 것처럼 시간이 흐르고 서로에게  익숙해지다 보면 서로의 다소 부끄런 모습들도 자연히 보여주게 되고 이미 사랑이 충만한 상태에서는 사소한 흠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